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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숙제 받아든 벤투호의 월드컵 여정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A조] UAE 1-0 한국

22.03.30 10:04최종업데이트22.03.3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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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일 앞으로 다가온 카타르 월드컵을 대비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더 다듬어야 할 것인가를 확인할 수 있는 최종 예선 마지막 게임이었다. 77.1%에 이르는 공 점유율, 16개의 코너킥과 30개나 되는 압도적 크로스 숫자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수들은 한 골도 못 넣었다. 정말로 이것이 현실이라면 월드컵 본선 전망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곧 이어지는 본선 조추첨에서 세 번째 포트에 들어갈 수 있고, 그래서 만만한 팀 하나는 만날 일이라며 호들갑 떨 일이 아닌 것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우리 시각으로 29일 오후 10시 45분 두바이에 있는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A조 아랍에미리트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0-1로 패하며 험난한 예선 일정을 마무리했다.

황희찬과 황의조 나란히 골대 불운

우리 게임보다 앞서 이란이 레바논을 2-0으로 이기는 바람에 다시 순위표가 뒤집혔다. 벤투호가 아랍에미리트를 이기면 다시 이란을 밀어내고 조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마지막 계산식이 나왔지만 그것은 마음처럼 쉽게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었다. 

두바이 홈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아랍에미리트는 B조 3위 호주를 만나는 플레이오프를 겨냥하고 있었기에 우리 선수들보다 승리 이유가 더 분명했고 그것은 변명의 여지없이 결과로 나타났다. 

54분에 홈 팀 아랍에미리트의 결승골이 역습 한 방으로 나왔다. 우리 수비수들이 없는 뒷공간으로 파고들어간 하리브 압달라 수하일은 알 발루쉬의 헤더 패스를 받아 왼발 대각선 슛을 정확하게 굴려넣었다. 모처럼 골문을 지킨 조현우 골키퍼가 각도를 줄이며 앞으로 나왔지만 압달라 수하일의 빠른 드리블을 따라붙는 수비수는 없었다. 

까다로운 어웨이 게임이기에 얼마든지 골을 내줄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서 우리에게 찾아온 득점 기회를 살려야 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빈 손으로 돌아서야 했다. 77.1%에 이르는 점유율은 그냥 숫자에 불과하다며 넘기더라도 코너킥 기회(한국 16개, UAE 0개), 크로스 시도(한국 30개, UAE 4개), 슛(한국 9개, UAE 5개) 기록들만 놓고 봐도 다시 한 번 골 결정력을 말할 수밖에 없는 게임이었다.

두 차례나 이어진 골대 불운에 이르기까지 우리 팀 공격은 잘 안 풀리는 날이었다. 전반전 끝나기 2분 전에 오른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나온 공을 황희찬이 오른발 인사이드 발리슛으로 받아넘겼지만 크로스바를 때리며 떨어졌고, 실점 후 5분 뒤에도 김태환의 오른쪽 크로스를 받은 황의조가 골문 바로 앞에서 이마로 방향을 바꾸는 헤더 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칼리드 에이사 모하메드의 손끝을 스치며 크로스바를 때리고 넘어갔다.

패스 기록(성공률 : 한국 89.8%, UAE 74.9% / 패스 숫자 한국 679개, UAE 207개)까지도 우리 선수들이 홈 팀 아랍에미리트를 앞섰지만 끝내 골문을 열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던 것이다. 이런 기록만으로도 벤투호의 월드컵 본선 준비 숙제는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고 말할 수 있다. 더 고민할 것 없이 세트 피스와 크로스를 골로 연결시키는 결정력을 끌어올리는 일이다. 

한국의 에이스 손흥민에게 가중된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전술도 여러가지 준비해야 한다. 군 복무 중인 조규성이 갖추고 있는 자신감, 무리한 솔로 플레이를 자제하며 시야를 점점 넓게 확보하고 있는 황희찬, 크로아티아의 축구 도사 모드리치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중원을 휘저을 수 있는 왼발잡이 미드필더 이재성, 언제나 듬직하면서도 빠른 센터백 김민재 등이 있기에 어느 때보다 흥미로운 월드컵 본선이 열릴 것이다.

이 마지막 게임에서 한국을 이긴 아랍에미리트는 B조 3위가 된 호주와 아시아 지역 플레이오프(6월 7일, 도하)에서 만나게 됐다. 그 다음 남아메리카 5위 팀(페루, 콜롬비아, 칠레 중 1팀)과의 대륙간 플레이오프가 더 남아있기에 카타르행 티켓은 아직 가물가물한 상황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A조 결과
(3월 29일 오후 10시 45분, 알 막툼 스타디움 - 두바이)

아랍에미리트 1-0 한국 [득점 : 하리브 압달라 수하일(54분,도움-모하메드 알 발루쉬)]

한국  선수들
FW : 황의조
AMF : 손흥민, 이재성, 권창훈(61분↔남태희), 황희찬
DMF : 정우영
DF : 김진수, 김영권, 김민재, 김태환(77분↔조영욱)
GK : 조현우

아시아 최종 예선 A조 최종 순위표
1 이란 25점 8승 1무 1패 15득점 4실점 +11 *** 월드컵 본선 진출!
2 한국 23점 7승 2무 1패 13득점 3실점 +10 *** 월드컵 본선 진출!
3 아랍에미리트 12점 3승 3무 4패 7득점 7실점 0 *** 아시아 플레이오프(vs 호주) 진출!
4 이라크 9점 1승 6무 3패 6득점 12실점 -6
5 시리아 6점 1승 3무 6패 9득점 16실점 -7
6 레바논 6점 1승 3무 6패 5득점 13실점 -8

◇ 현재까지 월드컵 본선 진출 20팀 정리
한국, 이란, 일본, 사우디 아라비아, 카타르(이상 아시아)
아르헨티나, 브라질, 에콰도르, 우루과이(이상 남아메리카)
벨기에, 크로아티아, 덴마크, 잉글랜드,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세르비아, 스페인, 스위스(이상 유럽)
캐나다(북중미&카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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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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