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복건성 샤먼시 정성공 장군 기념관에 있는 성공계단
김기동
성공 계단 맨 아래 순서부터 애정, 재물, 과거 급제, 건강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모두 이루는 것이다.
맨 아래 순서부터 살펴보자. 부부가 서로 애정을 가지고 한평생을 순탄하게 살아가는 것이 성공에서 가장 아래 단계이고 그다음이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는 것이다. 사랑보다는 돈이 더 좋다는 의미다.
그다음 돈이 많은 부자보다는 과거에 급제해 관리(공무원)가 되는 것이다. 관리(공무원)가 되면 자연스럽게 돈이 저절로 들어와서 부자가 될 수 있고, 여기에 더해 권력까지 얻으니 단순히 돈만 많은 부자보다는 낫다는 의미다.
이 모든 것보다 더 큰 성공은 건강이다. 건강이 나쁘면 일찍 죽으니 당연히 건강이 최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다 가지는 것이 인생에서 최고 성공하는 것이라고 마무리한다.
도교 사원의 복수녹(福壽祿)
중국 쓰촨성 청두시 청양사 도교 사원에도 사람이 빌 수 있는 소원을 구체적으로 정리해서 벽에 써 놓은 조형물이 있다.
중국인은 매사에 현실적이다. 중국인은 하늘에 신이 있고, 사람이 죽어서 귀신이 된 뒤 생전에 착한 일을 많이 하면 극락이나 천당에 가고 나쁜 일을 많이 하면 지옥에 간다는 걸 믿지 않는다.
사람이 죽으면 극락이나 천당에 간다는 것을 믿지 않는 중국인은 죽으면 자신의 삶이 끝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죽지 않는 게 제일 좋다. 이런 틈새시장을 파고든 게 중국 '도교'다. 중국 도교에 나오는 신선들은 1000년 이상을 산 사람이다. 그러니까 도를 닦아서 신선이 되면 죽지 않고 오래 사는 것이다.
도교 사원에서 생활하며 종교 활동을 하는 사람을 도사라고 한다. 도교 사원에 있는 도사는 당연히 신선이 되는 것을 목표로 도를 닦는다. 하지만 이따금 도교 사원을 찾는 보통 사람은 도를 닦아 신선이 되기 어렵다.
그래서 중국인이 도교 사원을 찾아 향을 피우며 이뤄지길 바라는 소원은 모두 현실적인 내용이다. 그러니까 중국 보통 사람이 도교 사원을 찾는 목적은 현세에서 이익을 얻는 데 있다.

▲ 중국 사천성 청두 도교사원에 있는 복수녹
김기동
친절하게도 중국 쓰촨성 청두시 청양사 도교 사원에는 사람이 빌 수 있는 소원을 구체적으로 정리해서 벽에 써놨다. 벽에 있는 글씨는 왼쪽부터 복수녹(福壽祿)이다. 중국인이 복(福)을 빈다고 할 때, 중국인이 생각하는 '복'이란 무엇일까?
중국 사전에서 '복(福)'은 부유하고 귀하고 오래 살고 과거에 합격하는(富贵寿考) 것이라고 정의한다. 부유하다는 것은 돈이 많다는 것이고, 귀하다는 것을 세력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오래 사는 것은 당연하고, 합격한다는 것은 공무원이 돼 돈을 번다는 것이다.
도교 사원 벽에 써놓은 '복수녹(福壽祿)'세 글자는 복(福)을 알기 쉽게 다시 한번 설명해 놓은 것이다. 복(福)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수(壽)로 오래 사는 것이다. 사람이 죽으면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는 현세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중국인에게는 당연히 오래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그다음 글자가 녹(祿)이다. 녹(祿)은 다른 말로 녹봉(祿俸)이다. '녹봉'이란 벼슬아치에게 1년 또는 계절 단위로 나누어 주던 금품을 말한다. 현대어로 바꾸면 공무원 봉급이란 의미다.
그러니까 중국인은 복(福) 중에서 오래 사는 것이 가장 먼저이고, 그다음이 과거에 합격해 관리가 되는 것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중국인은 드러내 놓고 돈을 좋아한다고 한다는데, 그러면 왜 도교 사원 벽에 금전에 관한 글자는 없는 것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관리가 되면 권세가 생기고, 권세를 사용하면, 사람들이 알아서 돈을 가지고 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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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3년간 무역업을 하고, 10년 동안 중국 대학에서 교수로 지내며 중국사람들과 어울렸다. 13년간 중국에서 생활하며 얻은 기록과 사유를 바탕으로 인문기행서 《열하일기 2.0》을 집필 중이다. 《중국사람이야기》, 《중국 탈무드·증광현문》 등 저서 3권을 출간했다. 여행의 풍경을 역사와 사상, 문화와 연결해 독자에게 중국 문명의 숨결을 전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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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수 있나요?'... 한국과 중국의 성공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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