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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기 쫙 뺐다... 첫방부터 강렬했던 야구 레전드의 활약

[TV 리뷰] JTBC 신규 예능 <최강야구>

22.06.07 11:51최종업데이트22.06.0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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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밤에 방송된 JTBC 신규 예능 <최강야구> 첫방송 ⓒ JTBC

 
바야흐로 '스포츠 예능' 시대다. 축구, 농구, 탁구 등의 구기 종목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뤄지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러나 야구는 비교적 진입 장벽이 높은 스포츠였다. 2000년대 말 많은 사랑을 받은 KBS <천하무적 야구단> 역시 한계에 부딪히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올해만 MBN <백투더그라운드>, KBS <청춘야구단>까지 야구를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두 개나 신설됐다. <백투더그라운드>의 경우 은퇴 선수들이 중심이 되어 경기를 펼친다면, <청춘야구단>은 프로의 문을 두드리는 방출 선수 혹은 독립 리그 선수들이 주인공이다.

여기에 JTBC까지 '야구 예능'에 뛰어들었다.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최강야구>가 6일 밤 첫 선을 보였다. SBS <편먹고 공치리>에 출연 중인 SBS 이승엽 해설위원이 지휘봉을 잡고, 'KBO리그 역대 최다안타 1위' KBSN스포츠 박용택 해설위원 등 야구팬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아는 '레전드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팀 이름은 '최강 몬스터즈'다.
 
승률 7할 미만이면 폐지 공약... '장난'은 없다
 

6일 밤에 방송된 JTBC 신규 예능 <최강야구> 첫방송 ⓒ JTBC

 
채널A에서 <도시어부>와 <강철부대>의 연출을 맡았던 장시원 PD가 JTBC 이적 이후 처음 제작하게 된 프로그램이 <최강야구>다. 야구팬의 한 사람이기도 했던 장시원 PD는 최고의 선수들로 최강의 팀을 꾸리고자 했고, 향후 일정을 소화하면서 영입과 방출도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목표도 꽤 높게 설정했다.

"최강이라는 기획 의도에 맞으려면 목표 승률은 7할이다. 개막전부터 30게임을 하면 승률 7할이 몇 승인가. (7할에 미치지 못하는 최소 승수인) 10패를 하면 선수와 감독을 잘못 선임한 단장(PD)의 실패라고 생각한다. 저의 실패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은 폐지하도록 하겠다."

사전 인터뷰에 임했던 선수들도 하나같이 자신감을 드러냈다. 심지어 지난 시즌 이후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정의윤은 9할도 칠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유희관을 비롯한 투수 4인방 역시 6이닝 1실점 정도는 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랬던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진 것은 개막전 상대가 발표된 이후였다. 바로 고교야구 무대를 평정하고 있는 팀 중 하나인 덕수고등학교다. 지난해 봉황대기 우승을 차지하는 등 전국대회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메이저리그 유명 스카우트 스캇 보라스와 계약을 맺은 '고교 최대어 투수' 심준석이 활약 중인 곳이기도 하다.


정의윤처럼 은퇴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선수도 있는 반면 2~3년 넘게 야구를 하지 않았던 이들도 있다. 아무리 겨울부터 3개월 가까이 훈련을 했다고 해도 현역 시절만큼의 기량을 보여줄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과감한 공약을 내건 PD와 더불어 선수들 역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퀄리티, 경기력 모두 기대 이상이었다
 

6일 밤에 방송된 JTBC 신규 예능 <최강야구> 첫방송 ⓒ JTBC

 
선수들뿐만 아니라 제작진도 만반의 준비를 했다. 무려 200명이 넘는 인력이 투입되는가 하면, 촬영에 사용된 카메라만 100여 대에 이른다. 화면 퀄리티는 실제 KBO리그 중계화면과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였다. 심지어 비디오 판독도 가능했다. K리그,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 스포츠 중계 제작 경험이 있는 JTBC라 가능한 일이었다.

중계진도 '초호화'다. KBO리그, 메이저리그 중계 경험을 쌓은 정용검 캐스터와 김선우 해설위원이 호흡을 맞춘다. 특히 정용검 캐스터는 <최강야구> 론칭에 맞춰 이전 직장이었던 MBC스포츠플러스를 나왔을 정도로 선수들 못지않게 프로그램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올 시즌 국내 야구팬들을 만나고 있는 김선우 해설위원은 차분하고 쉬운 해설로 시청자들의 집중도를 더 높였다.

선수들의 우려와 달리 경기 초반까지 덕수고와 팽팽한 흐름을 이어간 '최강 몬스터즈'의 경기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심수창은 3회초까지 노히트 행진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고, 너 나 할 것 없이 모든 야수가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먼저 선취점을 내주고도 곧바로 추격에 성공한 '최강 몬스터즈'는 4회말 한경빈의 희생플라이와 정근우의 1타점 적시타로 3-3 균형을 맞췄다.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 덕수고의 두 번째 투수 심준석이 어려움에 봉착한 가운데, '최강 몬스터즈'의 주장 박용택과 맞대결 결과는 다음주에 공개된다.
 

6일 밤에 방송된 JTBC 신규 예능 <최강야구> 첫방송 ⓒ JTBC

 
과제도 함께 남긴 <최강야구>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았던 게 사실이지만, 과제도 남았다. 우선, <최강야구>가 비야구팬을 어떻게 끌지가 관건이다. 태그업, 스플리터 등 일부 설명이 필요한 용어에 대해서는 자막으로 설명을 표기했지만, 규칙을 비롯해 알아야 할 게 많은 종목이다. 연예인 없이 야구인으로만 채워지는 프로그램이기에 비야구팬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최강야구>만의 매력이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기존 프로 엔트리 인원보다 훨씬 적은 14명의 선수가 팀을 꾸리고 있어 돌발 상황에서의 대처도 궁금해진다. 이미 예고편에서 구원 투수로 올라온 장원삼이 통증을 호소하는가 하면, 서동욱 역시 타격 이후 1루로 뛰던 중 절뚝이는 장면이 나왔다. 이승엽 감독이 주자로 루상에 나간 것까지 예고편에 담겨있다.

대학야구나 독립리그 경기를 뛰었던 윤준호, 한경빈, 류현인 세 명의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은 잠시 야구와 거리를 뒀던 이들이다. 현역 시절보다 체력이나 기량이 모두 뒤쳐진다. '최강 몬스터즈'라는 이름에 걸맞는 경기력을 보이기 위해, 또 꿈의 '7할 승률'을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최강야구 JTBC 프로야구 이승엽 박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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