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은2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가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연합뉴스
취재팀이 만난 의원들과 전문가들은 유명무실한 제도를 확실히 해야 한다는 데에 입을 모았다. 할당제는 그 첫 번째 단추다.
국회의원 선거, 광역·기초의회 선거를 막론하고, 선거 때마다 소수자 할당 문제가 대두된다. 지방선거에서 여성 후보를 홀수 순번으로 배치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2005년 통과되고, 2018년에 총선으로 확대되면서, 여성 정치 참여에 관한 적극적 조치는 어느 정도 정례화됐다.
하지만 장애인의 경우 이런 할당제가 법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다. 지난 제21대 총선에서 자체적으로 비례대표 명부에 장애인 할당 원칙을 적용한 정당은 정의당이 유일했으나, 장애인 후보가 당선되지는 못했다.
장애인 추천 보조금 제도도 실속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정치자금법 제26조에 따라 장애인 추천 보조금은 전체 지역구 후보 중 장애인의 비율이 1%만 넘어도 보조금을 지급한다. 지난 제21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장애인 후보를 3명 공천해 아슬아슬하게 보조금 수령 기준을 맞췄다. 해당 선거에서 장애인 추천 보조금을 받은 정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유일하다.
정당들이 할당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장애인 할당도 법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배복주 전 부대표는 "장애인 할당제도 여성 할당제처럼 법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숫자만 맞추는 할당제에서 그친다면 제20대 총선처럼 장애인 후보를 당선권 밖에 배치해 '구색 맞추기'가 될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에 최종현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의원은 "장애를 가진 비례대표 후보를 당선권 안에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장애인 인구 비율인 10%(장애계 추산) 비율은 맞추지 못하더라도 인구 규모가 큰 지역의 경우 기초의회까지도 장애 의원을 할당하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막대한 선거 비용은 또 하나의 걸림돌이다. 장애인 후보의 경우 필요한 장비나 지원이 많은 만큼 상당한 비용이 든다. 대개 군소정당 소속인 장애 후보자들을 위한 선거공영제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선거공영제란, 정부가 선거를 관리하고 선거에 들어가는 비용을 정부가 부담하는 것을 이른다.
우리나라는 헌법 제116조 제2항에 '선거에 관한 경비는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당 또는 후보자에게 부담시킬 수 없다'고 규정해 선거공영제를 원칙으로 삼고 있지만, 실제로는 득표율이 15% 이상일 경우 선거 비용의 전액, 10% 이상일 경우 반액을 돌려받을 수 있어 완전한 선거공영제를 이루지는 못한 상태다.
지난달 제21대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치른 김하철 배복주 후보 캠프 사무장은 "법에 명시된 기초적인 영역 외에는 제도가 잘 정비돼있지 않다고 느꼈다"며 "장애인 후보를 위한 선거공영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례대표제는 의회 내 다양성을 위해 설치됐다. 현재 정당별로 장애 당사자들이 한 명, 많아야 두 명이 당선되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장애인 비례대표 의원 수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염민호 국장은 "장애인 가족 등을 포함한다면 장애 관계자는 인구의 15%는 될 것"이라며 의석수도 이에 비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석 대구대 교수 또한 "지역구를 줄이거나 전체 의석수를 늘려 비례대표 의원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며 "지역 의제가 소외될 것을 우려한다면 지역별로 비례대표를 뽑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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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정치 세력화, '구색 맞추기' 넘어서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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