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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는 거들 뿐, 중장년층의 '아이돌' 임영웅

[리뷰] 임영웅의 첫번째 정규음반 < IM HERO >

22.06.12 10:59최종업데이트22.06.1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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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정규음반 의 음반 커버 ⓒ 물고기뮤직

 

송가인이 쏘아 올리고 임영웅이 이어받았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의 연이은 성공이 젊은 두 트로트 스타를 배출했다. 이중 후발주자로 나선 임영웅의 화력이 굉장하다. 2020년 출연한 <미스터 트롯>의 우승 이후 2년 만에 내놓은 첫 번째 정규 음반이 발매 첫날 9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가 하면 3일차에는 100만 장 이상의 앨범을 팔아 치워 역대 솔로 가수 음반 초동 판매량 1위에 올랐다. 그가 '트로트' 가수임을 염두에 둘 때 새삼 대단한 성과다. 

아무리 국내에 트로트 열풍이 일었다 손치더라도 찻잔 속의 태풍이었다. 앨범을 사고, 음악을 소비하는 적극적인 10-20대 향유층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분명 트로트가 일대의 큰 관심을 받긴 했지만 정확히는 얼어 있던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그들을 흔들고 녹였다. 임영웅의 엄청난 음반 판매량 역시 닫혀있던 이들의 지갑을 활짝 열어젖혔다는 측면에서 더 큰 함의를 가진다. 지금의 임영웅은 중장년층의 아이돌이다.

확실한 인기층을 등에 업은 그는 옛 감성의 트로트를 꺼내오기보단 현재의 젊음을 강조한다. 자신의 이름을 앨범 명으로 삼은 신보의 커버 속 임영웅은 반짝이는 트로트 의상이 아닌 말끔한 정장을 입고 어딘지 '힙'하고 세련된 시선으로 카메라를 바라본다.

사진만 보았을 땐 '트로트'의 잔상이 사실상 전무하다. 수록곡 역시 트로트는 하나의 요소일 뿐이다. 후반부 위치한 '사랑역', '보금자리'를 지나 '사랑해요 그대를' 정도만 본적을 드러낸다.
 


집중한 것은 트로트보다 범보편적인 대중성이다. 이적이 작사 작곡한 타이틀 '다시 만날 수 있을까'는 앞서 드라마 OST로 큰 사랑을 받은 '사랑은 늘 도망가' 풍의 진한 발라드이며 '우리들의 블루스' 역시 비슷한 색감을 지닌다.

이후 흥겨운 후크송 '무지개', 복고풍의 달콤한 세레나데 '손이 참 곱던 그대', '사랑해 진짜' 등의 쉽고 확실한 메인 멜로디를 장착,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이어진다. 트로트가 윗세대의 것이라면 적어도 이 음반에서 그 그림자는 살짝 감춰진다.

레게 리듬에 랩, 전자음을 뒤섞은 'A bientot'에 트로트는 없다. 애끓는 발라드 '아버지' 역시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앨범은 무리 없이 그의 주요 팬층을 향해 다가서는데 나는 여기서 중장년층의 아이돌 임영웅의 현재가 잘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트로트로 윗세대의 마음을 열었지만 그는 지금 트로트를 포함한 익숙함으로 중장년층의 관심을 굳힌다. 얼핏 EDM을 포함한 다채로운 음악 스펙트럼을 담은 앨범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장르의 외피만 벗겨왔을 뿐 메시지 자체는 안정적으로 윗세대 팬층에게로 향한다. 

트로트 계의 아이돌 임영웅이 현재 서 있는 그 무대. 빼고 더할 것 없이 익숙한 그의 모습을 모나지 않게 재생산한 앨범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대중음악 웹진 이즘(www.izm.co.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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