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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여자 수영선수, 만 12세 전에 성전환해야

국제수영연맹, 성전환 선수 정책 발표... 여자부 참가 규정 강화

22.06.20 10:34최종업데이트22.06.2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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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수영연맹(FINA)의 성전환 선수 정책을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 BBC


만 12세 이후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트랜스젠더 수영 선수가 여성 경기에 참가하지 못하게 된다.

국제수영연맹(FINA)은 19일(현지시각) 세계수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총회를 열어 만 12세 전에 성전환을 완료한 여성 선수만이 여자부 경기에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장기적으로 성전환을 한 선수를 위해 별도의 대회를 만들기로 했다. FINA는 이 같은 방안을 투표에 부쳐 152명의 집행위원 중 71%가 찬성하면서 가결했다. 

공정성 논란 휘말린 성전환 여성 선수 

최근 수영계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미국의 수영 선수 리아 토마스가 올림픽 도전을 선언하면서 공정성 논란에 휘말렸다. 남성 선수일 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토마스는 대학생이 된 후 여성으로 성전환했다.

그리고 토마스는 지난 3월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가 주최한 수영 대회에서 여자부 경기에 참가해 성전환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금메달(여자 자유형 500야드)을 획득했다(관련 기사: 트랜스젠더 여자 운동선수, 올림픽 도전 '공정성 논란').

토마스는 NCAA가 성전환 선수에게 내건 테스토스테론 기준값도 충족시켰지만, 여성 선수들은 성전환을 한 여성이더라도 남성의 신체적 특성이 남아있을 수 있다며 토마스의 여자부 경기 참가가 불공정하다고 항의했다.

이에 따라 FINA는 2차 성징이 나타나기 전인 만 12세 이전에 성전환을 마쳐야 여자부 경기에 참가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성전환 선수들이 별도로 경쟁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인간의 운동 능력을 연구하는 샌드라 헌터 생물학 교수는 영국 BBC에 "만 12세가 지나면 키, 팔다리 길이, 심폐 능력 등에 큰 차이가 난다"라며 "이는 성전환을 통해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을 억제하거나 감소시켜도 유지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FINA "과학에 근거"... 성소수자 단체 "차별적" 반발 
 

미국 트랜스젠더 여자 수영 선수 리아 토마스의 ABC 방송 인터뷰 갈무리. ⓒ ABC


후세인 알-무살람 FINA 회장은 "모든 선수가 경기에 참가할 수 있는 권리와 공정성을 모두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에 발표한 새 정책은 모든 선수를 환영하는 포괄적이며, 과학에 근거한 것"이라며 "지금까지 누구도 한 적이 없기에 FINA가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전환 선수의 여자부 경기 참가를 반대해온 영국 수영선수 샤론 데이비스는 "FINA가 여성을 위한 스포츠의 공정성을 지지한 것에 감사하다"라며 "공정성은 스포츠의 근본"이라고 환영했다. 

반면에 토마스의 여자부 경기 참가를 지지하는 성소수자 인권단체 '애슬릿 얼라이'는 성명을 내고 "FINA의 새 정책은 차별적이고, 해롭고, 비과학적"이라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원칙에도 어긋난다"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진정으로 여성 스포츠를 보호하려면 (성전환 선수를 포함해) 모든 여성을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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