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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안팎으로 시끌, 만년 꼴찌팀의 초라한 민낯

[주장] '리빌딩' 한화, 열정·리더십은 어디로 갔다

22.06.20 11:08최종업데이트22.06.2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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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부진한 성적도 힘든 판국에, 경기장 안팎으로 황당한 구설수도 끊이지 않는다. 만년 꼴찌팀 한화 이글스의 초라한 민낯이다.
 
한화는 지난 1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NC 다이노스에게 3-6으로 패했다. 9-10위팀간의 맞대결로 시선을 모았던 꼴찌대첩에서 한화는 NC에게 1무 2패로 루징시리즈를 당하며 격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한화는 22승 1무 43패(승률 .338)로 최하위에 머물렀고, NC는 26승 2무 38패(.406)로 한화와의 격차를 4.5게임차로 벌였다.
 
또한 한화는 지난 5월 초 기록한 9연패 이후 또다시 장기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지난 6월 8일 두산 베어스(5-1)전 승리를 마지막으로 최근 9경기 연속 무승(1무 8패)의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이 기간 그나마 한화가 패배를 면한 것은 17일 NC와의 1차전 무승부(1-1)가 유일하다.
 
특히 지난 16일 롯데전(0-3)부터 최근 4경기에서는 총 6득점에 그치는 극심한 빈공까지 발목을 잡고 있다. 같은 기간 모두 3점차 이내 승부였을만큼 마운드가 크게 무너진 경기가 없었기에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한화는 이대로라면 지난 2020-2021시즌에 이어 올해도 3년 연속 꼴찌가 유력한 분위기다.
 
꼴찌팀의 초라한 현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구성원들의 연이은 돌출 행동이다. 심지어 어려운 상황일수록 모범을 보이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주장과 감독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는 것은, 현재 한화의 팀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주석은 지난 16일 롯데전에서 8회 타석에 섰다가 삼진아웃을 당한 이후 스트라이크존 판정에 불만을 드러내다가 퇴장을 당했다. 하주석은 헛스윙 삼진을 당한 후 배트를 땅에 내리 꽂는 과격한 행동으로 분노를 표출했다. 퇴장당한 후에는 동료와 코치들의 만류에 덕아웃으로 돌아가면서도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또한 하주석이 덕아웃으로 들어가며 헬멧을 내던졌다가 벽에 맞고 튀어나오면서 웨스 클레멘츠 수석코치의 뒷머리를 그대로 가격하는 돌발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하주석은 이를 보고도 그대로 라커룸으로 들어가버렸다.
 
그리고 한화 벤치에서 하주석을 제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 장면이 방송을 통하여 일파만파로 퍼지며 여론의 뭇매를 맞게되자 한화는 이튿날 하주석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고, KBO는 상벌위원회를 열어 하주석을 징계하기로 했다.
 
그리고 불과 사흘 뒤인 19일 NC전에서는 이번엔 사령탑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한화가 3-5로 끌려가던 뒤진 8회 1사 후 최재훈이 좌전 안타로 출루하며 추격의 불씨를 되살렸다. 점수차가 크지 않고 경기 종반인만큼 주자 교체나 작전 등의 승부수가 나올 수 있는 타이밍이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한화 벤치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한화는 후속타자인 권광민과 박정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맥없이 물러나면서 허무하게 득점 기회를 날렸다.
 
잠시 후 이유가 밝혀졌다. 방송 중계 카메라는 수베로 감독이 이닝중 뒤늦게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장면을 포착했다. 감독이 공수교대가 아닌 상황에서 자리를 비우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이 장면을 두고 이례적으로 수베로 감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감독이 경기 운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선수들의 마음가짐이나 경기 흐름이 달라진다. 하지만 상대를 전혀 압박하지 못하고 경기를 짜임새있게 풀어가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순철 해설위원의 비판은 한화의 공격이 끝나고 공수교대 이후에도 계속됐다. "팀이 지금 연패를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타자가 안타를 치고 나갔는데 감독이 이닝 중간에 들어오는 바람에 그 상황을 전혀 이용하지 못했다. 이닝 중간에 나와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있었다는 거다"라고 지적하면서 "최하위에 빠져있는 팀의 감독이 너무 느슨하게 경기운영을 하고 있다. 이닝 중간에 감독이 자리를 비운다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결국 한화는 9회 마지막 공격에서도 세 타자 모두 범타로 무기력하게 물러나며 8연패를 받아들여야 했다. 물론 수베로 감독이 잠시 자리를 비운 것이 이날 패배의 결정적인 원인은 아니다. 그러나 이순철 해설위원의 비판처럼 연패와 최하위에 빠져있는 팀의 감독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열정이나 리더십조차 보여주지 못했다는 문제다. 하주석과 수베로 감독을 향한 비판의 공통점은 프로의식의 부재라고 할 수 있다.
 
당장의 현재는 암울하더라도 팬들이 희망과 자부심을 느낄만한 서사가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구성원들의 황당한 구설수나 사건사고로 더 이슈가 되는 꼴찌팀의 현실은 씁쓸하다. 한화가 과연 제대로 리빌딩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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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수베로 하주석 이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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