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제빵 노동자 5명이 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하고 있다.
김성욱
고용노동부의 시정조치명령이 있었는데도 SPC는 시정조치를 취하해달라고 하는 행정소송으로 시간을 끌었고, 매니저 등을 통해 이들을 압박하면서 회사의 직접고용 포기 각서를 작성할 것을 강요하였고, 직접고용 대신 합자회사를 만들어 자회사로 고용하고자 하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이에 맞서 SPC 본사 앞에서 시민대책위는 천막농성을 시작하였다. 결과적으로 2018년 사회적 합의는 자회사 해피파트너즈를 통해 고용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이후 SPC는 어떠한 반성이나 변화도 없이,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진급 불이익 등 온갖 회유와 협박을 동원하여 조직적으로 노조 와해 공작을 펼치고 있으며, 심각한 인권 침해와 차별이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회사의 조직적인 노조 와해와 조합원들에 대한 차별 등 인권 침해 행위가 천하에 드러나고 있음에도 회사는 사실을 부인하며 파리바게뜨지회의 시정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SPC는 8개 계열사와 28개 브랜드를 운영하는 대기업이다.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삼립 등 시민들의 많은 사랑과 함께 커온 기업이다. 누군가는 포켓몬스터 빵을 사 먹으며 과거를 추억하고, 누군가는 아침을 사 먹거나 친구와 수다를 떨기 위해 찾는 일상의 공간이다.
하지만 너무나도 역설적으로 시민들의 행복한 일상의 순간을 만들어가기 위해 이 공간에서 일하는 시민들은 최소한의 상식적인 권리조차 박탈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회적 합의를 기만하고 어떠한 반성도 없는 SPC의 행태는 가위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파리바게뜨 노동조합과 임종린 지회장은 2017년에 시작한 이 싸움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2022년 3월 28일 시작해 53일이라고 하는 긴 시간 동안 목숨을 건 단식이라는 방법까지 동원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 벼랑 끝 절박한 마음으로 단식에 나섰을 것이다. 하지만 노동조합의 압박과 연일 집회에도 불구하고 SPC는 어떠한 책임 있는 대화에 임하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거기에 복수노조가 설립되었고 회사의 노골적인 노조 와해 공작으로 내부의 동력 또한 많이 상실될 것이 현실이다.
이 사회에서 청년들이 마주하고 있는 일터의 모습이 이러하다. 보편적 인식 가운데 지켜져야 하는 권리라는 것이 아직 일터와 현장에 적용되고 있지 않다. 또는 어쩔 수 없다. '원래 그런 것'이라는 냉소에 발 묶이는 등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겪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상식을 위한 싸움, 보편을 위한 싸움을 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