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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홈런' SSG 전의산, 1루수 경쟁 굳히기

[KBO리그] 14일 키움전 3안타3타점2득점 맹활약, SSG 6연승으로 전반기 마무리

22.07.15 10:10최종업데이트22.07.1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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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SSG가 2위 키움에게 연승을 거두고 6연승으로 전반기 일정을 마쳤다.

김원형 감독이 이끄는 SSG랜더스는 14일 인천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4안타로 4득점을 올리며 4-1로 승리했다. 12일까지 2위 키움에게 2.5경기 차이로 추격을 당했던 SSG는 전반기 마지막 2연전에서 키움에게 연승을 거두면서 2위 키움과의 승차를 4.5경기로 벌리며 여유 있는 1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57승3무26패). 

SSG는 외국인 에이스 윌머 폰트가 8이닝5피안타3사사구4탈삼진1실점 호투로 11승째를 거두며 전반기를 마쳤고 서진용이 9회 세 타자를 처리하면서 14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이날 SSG는 단 4안타로 4득점을 올리는 경제적인 야구를 선보였는데 SSG의 4점 중 3타점과 2득점은 이 선수가 혼자 만들어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결승타를 포함해 멀티홈런을 기록하며 SSG의 주전 1루수로 자리를 잡아가는 '중고신인' 전의산이 그 주인공이다.
 

1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4회말 SSG 공격 1사 1루 상황에서 전의산이 우중간 뒤 역전 2점 홈런을 치고 있다. ⓒ 연합뉴스

 
크론 실망스러웠지만 SSG의 1루는 굳건

SSG는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1루수에 대한 고민은 거의 하지 않았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번의 우승을 차지했던 SK의 왕조시절에는 박정권(SSG 2군타격코치)이라는 '가을 사나이'가 있었다. 박정권은 현역시절 개인타이틀을 따내거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적은 없지만 2009년부터 2017년까지 9년 연속 110경기 이상 출전하며 포스트시즌에서 3번이나 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2017년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박정권이 에이징커브(나이에 따른 기량저하)의 기미를 보이자 SK는 대니 워스의 대체 선수로 외국인 내야수 제이미 로맥을 영입했다. 로맥은 SK입단 첫 해였던 2017년 1루수와 2루수, 3루수는 물론 우익수까지 소화하면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하지만 로맥은 2018년부터 박정권 대신 SK의 주전1루수로 나서며 작년까지 와이번스와 랜더스의 1루 자리를 듬직하게 지켰다.

로맥은 SK가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18년, 정규리그에서 타율 .316 43홈런 107타점102득점을 기록하며 SK 창단 후 최초로 3할-40홈런-100타점-100득점을 기록한 타자가 됐다. 로맥은 가을야구에서도 11경기에서 4홈런10타점으로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SK와 SSG에서 4년 반 동안 활약한 로맥은 626경기에서 타율 .273 155홈런409타점의 성적을 남기고 재계약이 불발되자 미련 없이 현역은퇴를 선택했다.

올 시즌 로맥이 은퇴하면서 새로운 1루수를 구해야 했던 SSG는 작년 12월 총액 100만 달러의 조건에 올 시즌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우타 거포 C.J.크론의 동생 케빈 크론을 영입했다. 케빈 크론은 빅리그 통산 홈런이 6개에 불과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연속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냈던 검증된 거포였다. 특히 2019년엔 마이너리그에서 39홈런을 터트리기도 했다.

하지만 크론과 SSG의 궁합은 잘 맞지 않았다. 크론은 7월 초까지 SSG의 주전 1루수로 활약하며 67경기에 출전해 11홈런35타점을 기록했지만 .222에 불과했던 타율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SSG는 지난 8일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외야수 후안 라가레스를 영입하며 크론과 결별했다. 하지만 크론이 떠난 후에도 SSG의 1루에는 전혀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는다. '무서운 신예' 전의산이 크론을 훌쩍 뛰어넘는 활약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서 주전경쟁 굳히기

경남고 시절부터 뛰어난 파워를 자랑하며 장충고의 박주홍(키움)과 함께 고교 넘버원 거포를 두고 경쟁하던 전의산은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1라운드 전체10순위로 SK에 지명됐다. 전의산은 경남고 시절 주포지션이 포수였지만 SK에서는 전의산의 타격재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의산을 포수가 아닌 '내야수'로 지명했다. 3루수가 된다면 '왼쪽으로 치는 최정', 1루수가 된다면 '오른손으로 수비하는 박정권'이 되는 게 전의산의 새로운 목표였다.

하지만 전의산은 루키 시즌 동료 선수의 음주 및 무면허 운전을 방조했다는 이유로 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15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으며 루키 시즌 1군은커녕 퓨처스리그에서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전의산은 작년 퓨처스리그에서 40경기에 출전해 5홈런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1군에는 한 번도 올라가지 못했다. 결국 전의산은 프로 3년 차가 된 올해도 최저연봉(3000만원)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전의산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31경기에 출전해 타율 .255 6홈런19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지난 6월 8일 크론의 부진을 틈 타 1군 데뷔전을 치렀다. 12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터트린 전의산은 6월 18경기에 출전해 타율 .333 3홈런17타점을 기록하며 SSG 내야의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전의산의 등장으로 SSG가 더 이상 외국인 선수 자리에 거포 1루수만 고집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7월 들어 9경기에서 타율 .286 2홈런4타점으로 잠시 주춤하는 듯 했던 전의산은 14일 키움을 상대한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또 한 번 엄청난 임팩트를 선보였다. 2회 첫 타석부터 좌전안타로 출루한 전의산은 4회 1사1루에서 키움 선발 정찬헌을 상대로 결승 투런 홈런을 작렬했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전의산은 8회 올 시즌 0.91의 평균자책점을 자랑하던 홀드 1위 김재웅을 상대로 경기에 쐐기를 박는 솔로홈런을 작렬했다.

14일 경기에서만 홈런 2방을 포함해 3안타3타점2득점을 추가한 전의산은 타율 .341 7홈런24타점 OPS(출루율+장타율)1.098 득점권타율 .481라는 화려한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SSG에는 오태곤과 최주환 등 1루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지만 전반기 대활약으로 사실상 SSG의 1루 주전경쟁은 전의산 쪽으로 크게 기울어졌다. 이제 후반기의 볼거리는 과연 전의산의 전반기 대폭발이 우연이었는지 실력이었는지 확인하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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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SSG 랜더스 전의산 멀티홈런 케빈 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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