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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명한 희비, FA 계약 첫해 선수들의 '중간고사' 성적표

[KBO리그] 실망스러운 선수 많아... 박해민, 김현수, 박병호 등은 합격점

22.07.21 09:17최종업데이트22.07.2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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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맛현'(이 맛에 현금을 투자한다), 최근 야구팬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는 표현 중 하나다.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활약을 선보인 FA 선수들을 두고 하는 말로, 이적 첫해 팀을 우승으로 이끈 2015년 장원준(두산 베어스)과 2017년 최형우(KIA 타이거즈) 등이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 시즌 종료 이후 무려 989억 원이 쏟아졌다. 코로나19로 재정난을 호소한다던 구단들은 FA 계약에 지갑을 여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다. 특히 시장에 나온 대어급 야수들을 잡으려는 구단들이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움직였다.

정규시즌이 반환점을 돈 지금, 거액을 투자한 팀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2021시즌 종료 이후 FA 계약을 체결한 선수들은 첫 시즌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실망스러운 선수가 더 많다.
 

두산과 4년 최대 115억원에 계약을 체결했지만,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외야수 김재환 ⓒ 두산 베어스


전반기 동안 아쉬움 삼킨 선수들은?

나성범(KIA 타이거즈, 15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총액에 도장을 찍은 김재환(두산 베어스)은 전반기 내내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15개의 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4위에 올라와 있기는 하지만, 타율(0.240)과 OPS(0.804) 등 여러 공격 지표서 하락세가 나타난다. 그나마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이었던 12~14일 NC 다이노스전서 홈런 2개 포함 6안타를 기록하며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달랬다.

지난해 원태인과 함께 14승을 올렸던 백정현(삼성 라이온즈) 역시 팀의 기대와는 거리가 먼 전반기를 보냈다. 14경기 동안 승리투수가 한 차례도 되지 못한 채 73⅓이닝 10패 평균자책점 6.63으로 부진했다. 다시 기회를 주겠다고 밝힌 허삼영 감독 입장에서도 백정현 스스로 극복하지 못한다면 계속 믿고 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의 또 다른 FA 선수였던 강민호의 흐름도 썩 좋지 못하다. 72경기에 출전해 223타수 49안타(2홈런) 타율 0.220 28타점 OPS 0.586으로, 3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를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태군, 김재성 등 외부 전력 보강으로 안정감 있는 안방을 구축하면서 강민호의 부진이 크게 부각되진 않았다.

FA 시장이 열린 이후 가장 먼저 도장을 찍은 최재훈(한화 이글스)는 줄곧 안방을 지키고 있으나 타격 면에서 아쉬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전반기 70경기 동안 232타수 51안타(1홈런) 타율 0.220 15타점 OPS 0.590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기간만 놓고 본다면 '커리어 로우'가 예상된다.

6월 한 달간 부진했던 황재균(kt 위즈), 앞에서 언급한 선수들과 달리 부진이 아닌 부상 때문에 풀타임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하지 못한 박건우와 손아섭(이상 NC 다이노스), 정훈(롯데 자이언츠)도 완전히 만족스러웠다고 볼 수는 없다.
 

올 시즌 홈런 부문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kt 내야수 박병호 ⓒ kt 위즈

 
'가성비'는 박병호... 나성범 등 활약한 선수도 있다

물론 구단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한 선수들도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박병호(kt 위즈)다. 3년 총액 30억원으로, C등급인 점을 고려해 구단으로서도 큰 부담이 없는 계약이었다. 또한 시즌 초반 강백호가 장기간 부상으로 이탈한 공백을 완벽히 메우면서 전반기에만 27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2018년(43개) 이후 4년 만의 40홈런도 가능한 페이스다.

시장을 뜨겁게 달군 주인공, 나성범은 '꾸준함'이 무기였다. 83경기 동안 315타수 97안타(12홈런) 타율 0.308 56타점 OPS 0.922를 기록해 팀의 5강 경쟁에 크게 기여했다. 팀이 기대했던대로 수비에서도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외야수 두 명에게 총액 175억원을 지불한 LG 트윈스는 FA 계약 덕분에 미소를 짓고 있다. 4+2년 총액 115억원에 내부 FA로 잔류한 김현수의 성적은 오히려 직전 시즌보다 좋고, '4년 총액 60억원' 박해민은 부진을 딛고 5월 이후 반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두 선수가 없었다면 LG가 지금까지 상위권 경쟁을 하는 건 쉽지 않았다.

1년간의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원소속팀 KIA로 돌아와 4년 총액 103억원(옵션 48억원)에 계약을 맺은 양현종은 전반기에만 8승을 수확했다. 또한 '우승포수'로 거듭난 장성우(kt)도 성공적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한 시즌 최다 홈런이었던 2021년(14개)에 2개 차로 다가가면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여전히 순위 경쟁이 현재진행형이라 갈 길 바쁜 팀이 많다. 하위권으로 밀려난 팀이어도 시즌을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FA 선수들이 팀에 큰 힘을 보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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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BO리그 김재환 박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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