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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 첫 홈런' 키움 김준완, 796일 만에 '손맛'

[KBO리그] 26일 KT전 마수걸이 홈런 포함 2안타 2득점 맹활약, 키움 8-7 승리

22.07.27 10:16최종업데이트22.07.2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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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김준완 역전 1타점 적시타 1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5회초 키움 공격 2사 만루 상황에서 키움 김준완이 우익수 앞 안타를 치고 있다. 3루 주자 이주형은 홈인했으나 2루 주자 이지영이 홈에서 태그 아웃되면서 키움 5회초 공격은 마무리됐다. 점수는 키움이 1점 앞선 2-1. ⓒ 연합뉴스

 
키움이 동점과 역전을 주고 받는 치열한 접전 끝에 4위 KT를 꺾었다.

홍원기 감독이 이끄는 키움 히어로즈는 26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2안타를 터트리며 8-7로 승리했다. 필승조 5명을 포함해 6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치며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거둔 키움은 이날 LG 트윈스에게 0-9로 완패한 선두 SSG랜더스와의 승차를 4경기로 좁혔다(57승 1무 33패).

키움은 선발 한현희가 4이닝 7피안타 4실점으로 조기 교체됐지만 5명의 불펜투수가 5이닝을 3실점(2자책)으로 막았고 4번째 투수 이승호가 시즌 3번째 승리를 따냈다. 타선에서는 8회 1사 만루에서 싹쓸이 3루타를 터트린 이정후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작년까지 NC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었던 김준완이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포함해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키움의 승리에 기여했다.

재취업률 높지 않은 방출선수 FA시장

지난 5월부터 KBS에서는 스포츠 다큐멘터리 <청춘야구단: 아직은 낫아웃>을 방송하고 있다.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 선수들을 중심으로 또 하나의 독립야구단 '청춘야구단'을 결성해 야구에서 실패를 경험했던 선수들의 재기를 돕는 프로그램이다. 애초에 프로지명을 받지 못했던 선수들도 있고 프로에 입단했다가 방출된 선수들도 있으며 야구팬들에게 익숙한 금유성(개명 전 금민철) 같은 이름도 있다.

이들은 프로구단과의 연습경기와 공개 트라이아웃 등을 통해 프로행을 노리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들 중에서 프로 입성에 성공하고 더 나아가 1군에서 활약하게 될 선수가 얼마나 나올지는 미지수다. 이미 한 차례 프로무대에서 방출을 당했거나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프로에서 통할 확률이 매우 낮다는 진단을 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프로의 시선은 매우 냉정하다는 뜻이다.

작년 시즌이 끝난 후에도 2022 시즌 보류선수명단 발표에서 44명의 선수가 명단에서 제외되며 방출의 아픔을 경험했다. 물론 그중에는 이미 은퇴를 선언했던 유한준과 이성우(LG 2군 배터리코치), 제이미 로맥, 민병헌 같은 선수도 있었고 제라드 호잉과 워커 로켓, 저스틴 보어, 딕슨 마차도처럼 '재계약불가' 통보를 받은 외국인 선수들도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 끼지 못한 나머지 선수들은 졸지에 소속팀을 잃는 실업자 신세가 되고 말았다.

물론 방출된 선수들 중에는 곧바로 새 소속팀을 찾아 올 시즌에도 프로무대에서 활약을 이어가는 선수도 적지 않다. 2020년 NC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었던 불펜투수 김진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LG로 이적해 41경기에서 5승 3패 6홀드 평균자책점 3.66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나란히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우완 임창민과 김지용, SSG로 이적한 좌완 고효준과 내야수 김재현 등도 올 시즌 새로운 팀에서 프로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에 어느 구단에게도 부름을 받지 못한 선수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별개로 사실상 강제 은퇴의 위기에 처했다. 그중에서도 한때 SK 와이번스에서 중장거리 타자로 이름을 날렸던 정의윤과 KIA타이거즈의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유민상 등은 대타요원이나 백업내야수로 충분히 활약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추고 있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끝내 타 구단의 러브콜은 없었고 이들은 아쉽게 프로생활을 마감해야 했다.

뛰어난 수비와 선구안 앞세워 1군 생존

서울 출신의 우투좌타 외야수 김준완은 장충고와 고려대 시절부터 꾸준히 테이블세터와 주전외야수로 활약했지만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고 2013년 육성선수로 신생구단이었던 NC에 입단했다. 하지만 NC는 나성범(KIA)과 권희동, 김종호 그리고 2014 시즌을 앞두고 FA로 영입한 이종욱(NC 작전·주루코치)으로 외야진을 꾸렸고 프로경험이 많지 않은 김준완이 들어갈 자리는 쉽게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1, 2군을 전전하던 김준완은 프로 4년 차가 되던 2016년 이종욱의 부상과 김종호의 부진을 틈타 기회를 얻었고 뛰어난 수비와 발군의 선구안을 보여주며 122경기에 출전하는 쏠쏠한 활약을 선보였다. 김준완은 2017년에도 1군에서 104경기에 출전했지만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친 후 나성범, 이명기, 애런 알테어 등에게 밀려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결국 김준완은 작년 시즌이 채 끝나기도 전에 구단으로부터 방출통보를 받았다.

NC에서 방출된 후에도 현역연장의 꿈을 놓지 않았던 김준완은 테스트를 받은 끝에 키움에 입단했다. 물론 키움에는 이정후를 비롯해 이용규, 박준태 등 좌타 외야수가 즐비하고 외국인 선수 야시엘 푸이그 역시 외야수였지만 김준완은 자신의 장점인 수비와 선구안을 앞세워 새로운 팀에 잘 적응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21일 1군에 올라온 김준완은 현재 두 달이 넘도록 1군 엔트리 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박동원(KIA)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태진의 부상 이후 주전 출전 기회가 더욱 늘어나고 있는 김준완은 26일 KT전에서도 9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그야말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2회 첫 타석부터 우월 솔로홈런을 기록한 김준완은 이날 5번의 타석에서 안타 2개와 볼넷 하나로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2회에 터진 홈런은 2020년 5월 21일 두산전 이후 무려 2년 2개월, 796일 만에 터진 대포였다.

올해 프로 10년 차를 맞는 김준완은 통산 홈런이 3개에 불과한 전형적인 '똑딱이 타자'다. 하지만 김준완은 올 시즌 타율(.212)보다 무려 .149나 높은 출루율(.361)을 자랑하고 있고 이를 앞세워 키움에 많은 득점기회를 만들고 있다. 이날 2년 만에 '손맛'을 봤다고 해서 갑자기 김준완의 스윙이 커질 확률은 높지 않다. 한 차례 방출의 아픔을 경험한 김준완은 자신이 어떤 식으로 팀에 기여를 할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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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김준완 마수걸이 홈런 방출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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