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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스윕 달성' 두산, 그러나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KBO리그] '불펜 핵심' 홍건희 3연투... 결과에 비해 아쉬웠던 불펜 운영

22.07.29 09:20최종업데이트22.07.2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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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결과만 보면 웃어야 하는데, 뒷맛이 개운치 않았던 두산 베어스의 3연전이다. 불펜 운영에 대해서 곱씹어봐야 할 필요가 있다.

두산은 2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서 8-5로 승리를 거두었다. 지난 5월 10~12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시리즈 스윕을 달성함과 동시에 6위 두산과 7위 롯데의 격차가 1.5경기 차까지 벌어졌다.

후반기 돌입 이후 한 경기에 가장 많은 득점을 뽑아낸 두산은 경기 중반까지만 해도 여유로웠다. 상대 선발 찰리 반즈의 제구 난조를 놓치지 않고 4회말에만 5점을 얻어내며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고, 선발투수로 등판한 로버트 스탁은 7이닝 역투를 펼쳤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롯데와 주중 3연전이 열리는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등판한 두산 우완투수 홍건희 ⓒ 두산 베어스

 
'설마했는데' 또 마운드에 오른 홍건희

두산이 8-2까지 달아나자 김태형 감독은 8회초 구원투수 김명신을 마운드에 올렸다. 굳이 필승조를 기용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앞선 두 경기에서 연투를 소화했던 정철원, 홍건희는 휴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8회초 18구를 던진 김명신이 9회초에도 올라와 2번타자 고승민과 4번타자 이대호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롯데가 4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그러자 두산 벤치가 박정수를 호출했지만, 안치홍의 땅볼 이후 한동희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2사 1, 2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다시 투수교체를 단행한 두산의 선택은 부상으로 이탈한 김강률 대신 '마무리투수' 역할을 맡고 있는 홍건희였다. 세이브를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이 되기도 했지만, 더 이상 주자를 내보내면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설마했던 홍건희의 '3연투'가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아무리 팀 내에서 가장 믿음직한 투수라고 해도 이틀 동안 42구를 던진 홍건희였다. 패스트볼 최고시속이 150km까지 나왔지만, 100%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결국 5구째를 받아친 정훈의 타구가 중견수 앞에 뚝 떨어지면서 1타점 적시타로 연결됐다. 이제는 홈런 한 방이면 동점이 될 수도 있었다.

그나마 2사 1, 3루서 정보근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리드를 지키기는 했으나 아찔한 순간이었다. 굳이 홍건희를 내보내지 않아도 되는 경기에서 '필승카드'를 소진하면서까지 진땀을 뺐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홍건희와 더불어 불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두산 우완투수 정철원 ⓒ 두산 베어스


좀 더 탄력적인 운영이 요구되는 두산 불펜

김명신이 2이닝을 책임지길 바랐던 두산이 간과한 게 있다. 냉정하게 말하면, 후반기 들어 2경기에서 모두 실점을 기록한 김명신의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엔트리에는 김지용이나 김동주 등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낼 수 있는 투수가 충분했는데, 결국 이를 놓친 것이 홍건희의 등판으로 이어졌다.

승률이 5할도 채 되지 않는 두산이 5위 KIA 타이거즈를 따라잡으려면 6.5경기 차를 극복해야 한다. 가까운 거리도 아니고 아예 따라잡지 못할 거리도 아니다. 위에 있는 팀이 부진하면서 두산이 상승세를 타면 정규시즌 막바지에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가능성이 열려 있다.

매 경기 승리가 간절한 팀 사정을 고려하면 필승조의 등판도 그만큼 잦아지는 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남은 경기 수가 55경기다. 앞으로 두 달을 더 보내야 한다. 28일 롯데전과 같은 운영이 반복된다면 8월 이후 홍건희와 정철원의 구위 문제, 불펜 과부하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된다면 막판 스퍼트를 내려는 두산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특히 정철원은 1군에서 뛰는 게 올해가 처음이다. 합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필승조에 가세한 것도 모자라 연투에 대한 부담도 떠안았다. 신인왕 후보에 뛰어들면서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결국 엔트리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김태형 감독과 필승조의 부담을 덜어야 하는 나머지 구원투수들이 이 문제를 함께 풀어가야 한다. 팬들이 원하는 '미라클 두산'이 올해도 현실이 되려면 한두 명의 활약만으로는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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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 홍건희 정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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