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야도 포차 소야도 유일의 포장마차. 갓 잡아온 싱싱한 농어를 맛볼 수 있다. 단 주말에만 연다.
이상구
오렌지빛 조명이 마치 어느 휴양지의 야외 바(bar) 같았다. 찾아가 보니 수족관과 주방, 테이블 서넛을 갖춘 포장마차가 있었다. 바다 목장이란 번듯한 간판도 달아놓았다. 어떤 사이트에서도 찾아보지 못한 곳이었다. 해변의 오아시스였다.
가게에 가까이 가자 마침 사장으로 보이는 젊은 남성이 갓 잡아 온 생선들을 수조에 풀어 넣고 있었다. 여기가 고향이지만 인천에 나가 살면서 금요일 저녁부터 주말에만 들어와 영업하는 간이 횟집이라 했다.
방금 전에 배 타고 나가 직접 잡아 왔으니 생선의 신선도야 말할 게 없었다. 거기서 농어 작은 놈 한 접시와 소주 한 병, 라면까지 얻어먹었다. 다 해서 2만 5천 원을 냈다. 락교와 단무지가 밑반찬의 전부였지만 회를 그렇게 맛나게 먹은 적은 또 난생처음이었다.
다리를 놓기 전엔 식당도 몇 개 있었고, 구멍가게도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다리가 생기면서 다 없어졌다는 거였다. 대형마트가 있고 번듯한 식당도 많은 덕적도 가기 한결 쉬워졌으니 오히려 소야도에선 장사가 안 된다는 말이었다.
다른 나라에선 섬의 환경보호를 위해 자동차나 관광객들의 입도를 제한한다는데, 여기선 오히려 자동차 가져오라고 부추기는 듯해 씁쓸했다. 섬 여행은 불편해야 제맛이다. 자동차로 편히 오가려면 굳이 섬까지 갈 필요는 없지 않을까.
여름 한 철이라도 부녀회 등이 마을공동식당 같은 걸 임시로 운영해 보면 어떨까 싶었다. 이것저것 준비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배고픈 관광객들을 주민 집에 불러 한 끼 대접하면 어떨까. 물론 희망하는 집에서만, 적정한 밥값은 받고 말이다. 그냥 식구들끼리 해 먹는 대로 내놓는 거다.
관광객들에게는 그게 또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될 성도 싶다. 청년회가 직접 바다에 나가 싱싱한 생선을 잡아오고 동네 할아버지들이 소야 9경 관광안내원이 되어 일하시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지 않을까. 물론 그게 다 속사정 모르는 외지인의 흰소리에 지나지 않는 건진 몰라도.
소야 주민들의 섬 사랑은 대단히 심지가 깊어 보였다. 내가 방문했던 날에도 주민들은 해변에 나와 태풍에 밀려온 해초며 쓰레기들을 치우고 있었다. 마을은 깔끔하고 잘 정돈되어 보였고, 논밭에도 비료봉투나 부서진 농기구 따위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화장실 등 공공시설도 잘 관리되고 있었다.
덕분인지 소야도는 여전히 태고의 신비를 잘 간직하고 있다. 억지로 파헤치거나 덧칠한 흔적이 없다. 사람과 자연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섬이었다. 진짜 야생의 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소야도에 갈 일이다. 저 다리가 소야를 더 어쩌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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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아담한 섬, 5성급 캠핑장이란 소문은 진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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