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약관의 10승' LG 이민호, 구단 최연소 10승 등극

[KBO리그] 24일 한화전 5이닝5피안타3사사구2실점 승리, 2001년생 10승 투수 탄생

22.08.25 08:36최종업데이트22.08.25 08:36
원고료로 응원
LG가 적지에서 한화를 완파하고 전날 역전패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는 2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장단 12안타를 때려내며 9-2로 승리했다. 전날 4-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6으로 역전패를 당하며 3위 KT 위즈에게 5경기 차로 쫓겼던 LG는 하루 만에 투타조화를 발휘하며 한화를 꺾고 3연승을 달린 KT와의 승차를 유지했다(65승1무41패).

LG는 3회 2타점 적시타를 때린 김현수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오지환은 6회 헤드샷을 맞으면서도 7회까지 경기를 소화하며 4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전날 정우영, 이정용 등이 다소 아쉬운 투구를 했던 LG는 이날 진해수, 김진성, 송은범 등 베테랑 투수들이 나란히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그리고 선발 등판해 5이닝5피안타3사사구2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선발 이민호는 LG 구단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두 자리 수 승리를 따낸 투수로 등극했다.

입단 초 활약 미미했던 LG 유망주 투수들

LG는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1994년 2년 차 이상훈(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18승으로 다승왕, 루키 인현배도 10승을 따내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들은 각각 고려대와 단국대를 졸업한 대졸 선수로 프로 입단 당시 이미 20대 중반을 향해가고 있었다. 그 후 LG에도 많은 대형 유망주들이 입단했지만 입단 초부터 선발투수로 두각을 나타낸 경우는 거의 없었다.

LG는 광주일고의 김병현과 군산상고의 정대현(동의대 투수코치) 등 그 해 고교야구 최대어들이 대학진학을 선택했을 때 고졸우선지명선수였던 덕수상고(현 덕수고)의 우완 김민기(덕수고 코치)를 입단시키는데 성공했다. 고교시절 황금사자기 최우수선수상을 받았을 정도로 특급유망주였던 김민기는 LG가 입단 초기부터 선발로 키우려 했지만 3년 동안 단 5승을 따내는데 그쳤고 2010년까지 33승을 기록한 후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2001년에는 2000년 U-18 야구월드컵 우승멤버였던 이동현(SBS스포츠 해설위원)이라는 또 한 명의 특급 신인을 데려왔다. 묵직한 구위와 두둑한 배짱을 겸비한 이동현은 일찌감치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 받아 입단 초기부터 1군에서 중용됐지만 가장 구위가 좋았던 2002년 78경기 중 76경기를 불펜으로 등판했다. 결국 2004년 이후 잦은 부상에 시달린 이동현은 2010년대 전문불펜투수로 활약했다.

2008년에는 2007년 대통령배 결승전에서 서울고와 광주일고를 이끌었던 두 에이스 이형종과 정찬헌(키움 히어로즈)이 나란히 LG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LG팬들은 '미래의 원투펀치'를 얻었다며 엄청난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이형종은 잦은 부상과 방황으로 투수로는 단 1승 밖에 따내지 못했다. 정찬헌 역시 루키 시즌 풀타임 선발로 활약했지만 3승13패로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LG는 2011년 휘문고의 에이스 임찬규를 1라운드로 지명했다. 입단하자마자 LG의 마무리로 활약한 임찬규는 루키 시즌 9승6패7세이브 평균자책점4.46을 기록하며 신인왕 투표 2위에 올랐다. 하지만 LG의 핵심투수가 될 거라던 임찬규는 2012년과 2013년 각각 1승으로 심각한 부진에 빠진 후 군에 입대했다. 결국 임찬규는 프로 8년 차인 2018년에야 시즌 11승을 올리며 LG의 풀타임 선발투수로 자리 잡았다.

프로 입단 3년 만에 두 자리 승수 올린 이민호

이처럼 LG는 큰 기대를 받고 입단한 고졸 신인 투수가 입단 초기부터 두각을 나타낸 적이 드물었다. 하지만 프로 3년 차 시즌이었던 2019년 마무리로 자리 잡은 고우석이 35세이브를 따냈고 4승6패16홀드를 기록한 정우영이 신인왕에 등극하면서 젊은 투수들에 대한 기대치가 다시 올라갔다. 3억 원의 계약금을 받고 입단한 2020년 1차지명 투수 이민호가 LG구단과 팬들에게 더욱 큰 기대를 받은 이유다.

LG는 당초 '리틀 이병규'로 불리던 장충고 외야수 박주홍(키움 히어로즈)을 1차지명으로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이민호가 주말리그 서울고전에서 경기 시작과 함께 9타자 연속삼진을 잡아내면서 토종 선발이 약했던 LG가 이민호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민호는 루키 시즌 류중일 전 감독의 철저한 보호 속에 열흘 로테이션을 지키며 20경기에서 4승4패3.69를 기록, 무궁무진한 성장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민호는 류지현 감독이 부임한 작년 시즌 케이시 켈리와 함께 유독 이탈이 잦았던 LG선발진에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며 8승9패4.30으로 더욱 성장한 면모를 뽐냈다. 팬들을 실망시켰던 많은 유망주들을 떠올려 보면 프로 입단 후 2년 동안 이민호가 보여준 성장속도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억대연봉에서 단 200만원이 부족한 9800만원에 연봉계약을 체결한 이민호는 올 시즌에도 LG의 선발 한 자리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시즌 개막 후 첫 3경기에서 9.2이닝13자책(평균자책점12.10)으로 최악의 출발을 했던 이민호는 5월에만 5경기에서 4승을 올리며 극적으로 부활했다. 7월 또 한 번 심한 기복 때문에 2군에서 조정기간을 거친 이민호는 지난 6일 키움전에서 1군에 복귀해 8월 4번의 등판에서 3승을 따내며 LG구단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10승을 달성한 투수가 됐다. 작년 이민호에게 4승을 헌납했던 '천적' 한화가 이번에도 이민호의 10승 제물이 됐다.

작년 준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로 내정됐던 이민호는 LG가 준플레이오프에서 2연패로 탈락하는 바람에 아직 프로 데뷔 후 아직 가을야구 등판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LG의 토종 선발투수 가운데 가장 먼저 두 자리 승수를 올린 만큼 가을야구 등판확률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물론 류지현 감독과 LG팬들은 이민호가 포스트시즌에서 4월과 7월의 흔들리던 구위가 아닌 5월과 8월의 듬직했던 구위로 마운드에 오르길 바라고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리그 LG 트윈스 이민호 프로 3년 차 구단 최연소 10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