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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혜에 이 티백 넣었더니... 추석 최고의 음식 탄생

[강윤희의 아주 사적인 식탁] 재스민 식혜

등록 2022.09.09 16:11수정 2022.09.0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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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판 캔 식혜로 떡볶이를 만들면 별다른 재료나 육수 없이도 밖에서 파는 듯 '입에 착' 붙는 맛이 난다는 것이 SNS에서 작은 화제가 되었다. 아마 식혜 그 자체의 감칠맛 나는 단맛 때문이리라.

덕분에 아주 오랜만에, 아니 어른이 되고 처음으로 시판 캔식혜를 샀지만 결국 떡볶이를 만들기도 전에 캔을 따버렸다. 아, 하지만 한 입 먹고 나니 왜 그동안 캔식혜를 안 샀는지 떠올랐다. 내가 좋아하는 식혜의 맛이 시판 식혜에서는 나지 않는다. 엿기름의 향이 진하게 풍기는 그 녹진한 단맛, 시원하게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그 기분 좋은 개운함이 없었다.


우리 전통 음료를 대표하는 수정과와 식혜, 그중에서도 매운맛 없이 달콤한 식혜가 훨씬 좋았지만 나이가 들며 그보다는 더 개운한 수정과를 좋아하게 되었다. 게다가 식혜는 직접 담가야 맛있는데 그 과정이 꽤나 길어 어느 순간 잘 마시지 않게 된 것이다.

오랜만에 시간 여유가 생긴 추석 연휴, 집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때에만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싶은, 하나라도 보람찬 것을 하고 싶은 괜한 마음에 식혜를 만들기로 했다. 식혜를 마시고 나면 그릇에 쌀알만 쌓여있을 정도로 식혜의 쌀알을 좋아하지 않아 쌀밥을 상대적으로 적게 그리고 내 취향대로 향기로운 차의 맛이 더해지도록 재스민 차를 블렌딩했다.

"식혜와 재스민 차라고?"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식혜나 수정과 두 음료 모두 차나 허브, 다른 베리류 등과 꽤나 훌륭하게 어우러진다. 식혜가 뜨거울 때 재스민 티백을 넣고 우리면 끝이니 더 손이 갈 것도 없다.

냉장고에서 차갑게 식은 재스민 식혜를 컵에 따라 마시면 은은한 재스민의 향이 더해져 기분까지 가벼워진다. 재스민 티백 대신 유자청을 넣어 유자 식혜로 즐기는 것도 좋다. 냉장고에 향기롭고 달콤하고 차가운 재스민 식혜가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지루한 추석 연휴가 기분 좋게 다가온다. 시원한 재스민 식혜를 한 컵 가득 따라놓고 온갖 영화와 미드, 책을 몰아봐야지! 모두들 여유롭고 평온한 추석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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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민 식혜 ⓒ 강윤희

 

재료


엿기름 200g, 물 2L, 고두밥 1공기, 설탕 1/2컵, 재스민 티백 3개

1. 쌀을 불려 고두밥을 짓는다. 평상시 짓는 밥의 물양보다 20%가량 물을 적게 잡으면 된다.
2. 볼에 엿기름 가루를 담고 물을 부은 뒤 물이 뽀얗게 될 때까지 엿기름을 바락바락 비비듯 주무른다.
3. 체에 걸러 물만 받은 뒤 2시간가량 실온에 그대로 두어 앙금을 가라앉힌다.
4. 가라앉은 앙금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윗물만 고두밥에 붓고 설탕의 반 정도를 더한 뒤 보온 기능으로 4시간가량 삭힌다.
*4시간 후 밥알만 따로 건져 찬물에 담가 냉장고에 보관하고 식혜를 먹을 때마다 띄어 먹으면 식혜를 더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
5. 밥알이 떠오르면 냄비에 옮겨 담고 나머지 설탕을 넣어 5분가량 끓인다. 취향에 따라 설탕량은 가감한다.
6. 불을 끈 직후 재스민 티백을 넣어 5~10분가량 우려낸다.
7. 재스민 티백을 제거한 뒤 한 김 식히고 유리병 등에 담아 냉장고에 차갑게 보관해 먹는다. 오래 마시고 싶다면 냉동해도 좋다.
#식혜 #식혜담그는법 #재스민 차 #홈메이드음료 #추석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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