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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만큼 좋다는 가을 무... 그냥 지나칠 수 없어요

무 생채부터 오징어뭇국까지... 다양한 음식들로 환절기 잘 보내는 법

등록 2022.10.03 11:40수정 2022.10.0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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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라 그런지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좀 의기소침해지기도 하고 마음이 바스락거리기도 한다. 이럴 때는 몸과 마음 저 끝부터 힘이 나는 음식을 먹으면 좋을텐데. 구하기 쉬운 재료면서 만들기도 쉬우면 더 좋겠지.

어느 새 10월이다. 본격적인 가을로 들어서는 달. 아침저녁으로 찬 기운이 느껴지는 이때가 되면 나는 가을 무를 사 와서 음식을 만든다. 아직 시장에 나온 무 가격이 예년에 비해 비싼 편이지만 이제 곧 가을 무가 나오면 괜찮아지겠지?


가을에 무를 꼭 먹는 이유

제철 식재료는 무엇이든 몸에 좋지만, 가을에 특히 무를 챙겨 먹게 된 것은 '가을 무는 인삼보다 좋다'는 어느 한의사의 말을 듣고 난 다음부터다. 몸이 허할 때 일반적으로 많이들 떠올리는 것이 인삼인데, 그보다 더 좋다니. 이런 가을 무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며칠 전, 아침 일찍 마트에 갈 일이 있어 들렀다가 습관적으로 채소 판매대를 둘러봤는데 무가 이제 막 들어와서 상자째 쌓여 있는 것이 아닌가? 첫 번째 상자에서 꺼낸 무들은 진열되고 그 옆에는 아직 열지 않은 상자도 있었다.

이리저리 보면서 고르고 있는데 마침 직원이 와서 상자를 모두 열길래 가장 싱싱하고, 크고, 상태가 좋은 무를 골라올 수 있었다. 무가 예년에 비해 비싸서 한동안 사지 않다가 마트에서 하는 농산품 할인으로 생각보다 싸게 사 올 수 있었다. 

무를 고를 때 엄마는 일단 크고 무거운 것을, 그리고 흰 부분보다 푸른 부분이 많은 것을 가리키며 "저게 더 좋네, 저거 하자"고 하신다. 보기에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듯, 겉도 매끈하고 단단한 것으로 장바구니에 넣는다.


가을 무를 사 오면 가장 먼저 만드는 것은 무생채다. 생채는 아무래도 만들어서 바로 먹으니 재료가 싱싱할 때 만들게 된다. 그런 다음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무피클, 무를 넣은 김치, 그리고 요즘같이 일교차가 클 때는 오징어뭇국도 끓인다.

집에 오면 무를 깨끗이 씻은 다음 생채용은 채 치고, 피클용은 나박썰기, 김치에 넣을 무는 깍두기보다 좀 크게 썰어 준비한다. 국에 넣을 것은 어슷썰기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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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무를 각각 썰어서 준비 왼쪽부터 김치용, 무피클용, 무생채용으로 썰어둔다. ⓒ 박정선

무생채, 무피클, 무김치, 오징어 뭇국까지 맛있게!

무로 만드는 음식 레시피를 보면 대부분 절일 때 나온 물을 버리고 한 번 씻던데, 우리 집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무가 지(제)몸에서 나온 물에 담가져 있어야 더 맛있지"라고 말하는 엄마 때문이다. 예전에 만들어 먹을 때는 레시피대로 물을 버렸는데... 엄마 말대로 만든 무생채를 고추장과 달걀후라이 등을 넣고 밥을 비벼 먹으면 더 맛있는 것 같기도 하다. 

무 피클은 밀가루 음식과 같이 먹으려고 만든다. 우리 집은 점심에 면이나 빵을 먹는데 주로 커피와 빵을 먹지만, 그게 지겨워질 때면 냉동실에 미리 만들어둔 토마토소스에 스파게티면을 넣고 피자 치즈를 올려 무피클과 함께 먹는다. 밀가루의 탄수화물을 소화하는데 무만큼 좋은 게 없단다.

그뿐만 아니다. 만두를 먹을 때도 (한여름에는 채 썬 오이를 간 마늘, 매실액, 식초를 넣은 간장에 담가 아삭아삭하게 같이 먹지만) 역시 무 피클이 있어야 한다. 만두와 새콤달콤한 무 피클이 입안에서 섞일 때, 우리가 다 아는 바로 '그 맛' 때문에. 그 밖에도 순대볶음이나 닭도리탕을 만들어 먹을 때도 무 피클과 함께 먹는데 깔끔하게 잘 어울린다.

또 무를 사 왔으니 김치도 담근다. 요즘 배추가 너무 비싸서 상대적으로 싼 양배추로 김치를 만들어 먹었다. 양배추를 낱장으로 떼고 손으로 뚝뚝 잘라 김치를 담는데, 무를 넣어 감칠맛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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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무 삼총사 왼쪽부터 무생채, 무피클, 양배추무김치 ⓒ 박정선

 
요즘 아침저녁으로 찬 바람이 부니 따끈하면서 얼큰한 국물도 생각난다. '여름에 오징어가 싸서 사둔 게 있지. 무와 콩나물이 들어가면 시원하겠다'라고 생각하며 오징어 뭇국도 끓인다. 무생채 비빔밥과 함께 먹으면 몸부터 따뜻해져 올 테니 마음에도 힘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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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 때 먹기 좋은 오징어국 가을무, 오징어, 콩나물 등을 넣어 만든 오징어국 ⓒ 박정선


무를 이용한 음식 만들기(소금, 설탕, 식초 등은 식성에 맞게 가감하면 된다)

*무 생채
재료 : 무(400그램), 소금(1/2큰술), 설탕(2큰술), 식초(2큰술), 고춧가루 (3큰술) 간 마늘 약간, 다진 파 약간
1. 무는 채 친 다음 소금, 설탕, 식초를 모두 넣고 30분 정도 절인다.
2. 절인 무에 고춧가루를 넣어 색이 나도록 놔둔다.
3. 곱게 물이 잘 들었으면 간 마늘과 다진 파를 넣고 무친다. 

* 무 피클
재료 : 무(400그램), 물(한 컵), 소금(1큰술), 설탕(반 컵), 식초(반 컵)
1. 무를 나박썰기(사진 참고) 한다.
2. 물에 소금, 설탕, 식초를 넣고 끓인다. (식초는 끓을 때 넣으면 신맛이 덜 날아간다)
4. 펄펄 끓인 물을 무에 붓고 식히면 무에서 물이 나와 잠기면서 맛이 든다. 

*오징어뭇국
재료: 무(200그램), 콩나물(한 줌), 오징어(대자 하나), 두부 (200그램), 양파(1/4), 대파 적당히, 청양고추, 고춧가루(2~3큰술), 멸치나 조개 육수(500ml), 간 마늘, 액젓, 새우젓, 소금
1. 육수(멸치나 조개)는 미리 만들어 둔다. 무는 어슷썰기하고, 콩나물은 씻은 뒤 물기를 뺀다. 오징어와 두부는 적당한 크기로 썰고 양파, 대파, 청양고추도 다져놓는다. 
2. 냄비에 무, 다진 양파, 육수를 넣고 끓인다.
3. 무가 투명해지면 두부를 넣고 고춧가루, 간 마늘, 액젓, 새우젓을 넣고 끓인다.
4. 어느 정도 끓고 나면 오징어를 넣고 뚜껑을 덮어 익힌다.
5. 콩나물을 넣고 익어서 구수한 냄새가 나면 청양고추, 파를 넣는다. 마지막 간은 소금으로 맞춘다.
덧붙이는 글 브런치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가을무 #김치 #무피클 #무생채 #오징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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