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향기를 그리는 천아트

모든 생활용품을 꽃으로 물들이는 美랑공방 … 백미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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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영(kkjlsm0526)등록 2022.10.07 16:56
 

백미경대표 직접 꽃을 그려넣은 기타를 연주하고 있다. ⓒ 고재영


 
계남면 율평마을을 향하는 그리 넓지 않은 아스팔트를 달리다가 오솔길로 좌회전을 하면 바로 작은 컨테이너로 된 사무실이 나온다.
손잡이에 걸려있는 '美랑공방'이란 작은 표찰.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곳은 꽃을 머금고 있는 보물 같은 곳이다.
'美랑공방'을 운영하는 백미경(52) 대표. 얼굴 전체가 해바라기꽃처럼 백미경 대표는 그런 해맑은 웃음이 가득 차 있는 사람이었다.

◆작은 소품이 멋진 작품으로~
실생활에 사용되는 모든 소품에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림으로써 소품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생활미술인 천아트.
천아트란, 여러 가지 직물 소재나 반제에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여 야생화나 다양한 그림을 그려 넣는 공예이다. 백대표는 주로 야생화를 그린다.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으며 실생활에 활용도가 높아 소품이나 인테리어 패션 등에 접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백미경 대표는 "옷이나 가방, 여러 가지 소품, 심지어 나무나 돌 등 무궁무진한 생활용품이 도화지 역할을 해요"라며 "새 제품에 그리면 나만의 소장가치가 더 업그레이드될 수 있고, 헌 제품에 그리면 리폼이 돼요. 더 나아가서는 예술로 소화를 시키기도 한답니다"라고 말했다.
어떤 고객의 경우, 아끼는 애장품인 헌 옷에 예쁜 그림으로 리폼을 해 아주 만족스러워했던 경험이 있었다고.
美랑공방은 3년째 한국천아트예술협회에 소속되어 천아트용 물감을 협회에서 공급받아 교육뿐만 아니라 주문제작도 가능하다.

'美랑공방'이란 이름을 지은 이유는 우연찮게도 천아트를 함께 배웠던 수강생들의 이름에 전부 아름다울 미(美)자가 들어갔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은 이름이 <美랑공방>.
백미경 대표는 시작은 3년 전 취미로 시작됐다. 
"마침 장수의 한 문화센터에서 천아트 강좌가 개설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등록하고 배우게 되었어요."

백대표는 "강사반 수료 후 소소하게 몇 분에게 가르치게 되었어요"라며 "작품이 완성될 때마다 뿌듯해하시면서 칭찬을 아낌없이 해 주셨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몇몇 대회에 작품도 출품하고 입상도 받게 되니 자신감이 생기면서 열정적으로 2~3년 동안 붓을 놓지 않고 많은 작품을 그렸답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즐거워하며 이야기하는 백 대표는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조력자분들이 있어 나날이 실력이 향상되는 기반이 될 수 있었다고. 또한 그녀는 주위에 감사한 분들이 참 많다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미랑공방 미랑공방에 진열되어 있는 작품들. ⓒ 고재영

 
◆치유로 나를 꽃피우다
백대표에게는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이 있다. 긴 시간 어머니로서의 무거운 무게에 깊은 우울증을 심하게 겪고 있었다. 그 우울증으로 너무 힘들 때 이 그림을 만나게 되었다는 백 대표.
백대표는 그림과의 만남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 힘든 시간을 잘 넘길 수 있도록 이 그림이 나를 많이 도와줬어요. 정확히는 도와줬다고 하기보다는 치유를 해준 그림이라고 생각해요."

그림을 그리며 차분하게 혼자 생각도 하고, 차분해지면서 많이 회복되었다는 것.
지금은 꽃을 그리면 내 마음이 꽃처럼 아름다운 마음이 된 기분이라고 표현하는 백대표.
장애아부모 모임의 회장을 오래 하기도 한 백대표는 현실적인 문제점에 아쉬움을 토로한다."제가 장애아를 둔 부모로서 목소리를 크게 내는 스타일이에요"라며 "깨끗한 천사 같은 아이들에게 향해있는 조용하지만 강한 편견의 현실과의 싸움에서 장애가 없는 사람들의 사회적 노력이 많이 필요해요"라고 강조하는 백 대표.
또한 "장애아를 키우는 장애아 부모들은 일상 속에 늘 있는 스트레스 때문에 많이 힘들어요. 보호자를 위한 상담프로그램도 꼭 필요해요"라고도 했다.
 

우산, 옷 등 그림을 그려넣은 다양한 작품들도 있다. ⓒ 고재영

 
나처럼 그 누군가도 행복해졌으면
백대표는 남다른 가치를 품고 있다. 
"이 일이 처음부터 돈이 목적이었다면 중간에 포기했을 거예요." 
돈이 아닌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이 이 공방에서 꽃으로 기분이 좋아지고, 치유되는 축복의 통로가 된다면 그것만큼 큰 보람이 없다는 것.
美랑공방에서는 다양한 작업을 하고 판매도 하고 있다.

백 씨는 "커텐 주문을 해간 어느 고객이 인터넷에 너무 행복하다는 댓글을 남겼었어요. 그 댓글을 보니 저 또한 뿌듯하면서 보람도 있고 행복하더라구요"라며 "누군가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는 이 꽃 그림이 설레임의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긴 대화의 끝에 백미경씨는 말한다.

"이곳 美랑공방을 찾는 한 사람이라도 정말 나처럼 치유가 되는 따뜻한 장소가 된다면 그만한 큰 보람이 없는 거 같아요."
행복도 전염되고 소문이 날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면서 환하게 웃으시는 얼굴에는 그 어떤 꽃보다 가득한 향기가 났다.    
 

미랑공방 출입문에 해바라기 그림이 그려있는 미랑공방. ⓒ 고재영

                     
덧붙이는 글 장수신문 홈페이지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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