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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인생 되는데 20년 넘게 걸렸습니다

[대기업 임원 이야기] 임원이 되기 위한 조건과 직업인으로 사는 삶

등록 2023.03.23 15:32수정 2023.03.2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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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에서 0.8%만이 살아남는다는 임원 자리에서 후배들에게 그리고 직장인, 직업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씁니다.[기자말]
어느 분야에서든 인정을 받아 자신의 위치가 올라간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연봉이 올라갈 수도 있고 직위가 올라갈 수도 있다. 회사 내에서는 임원이 된다는 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이다. 특히 대기업에서 임원으로 일한다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바라볼 때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고 할 수 있다.


기업에서 임원이 되려면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을 거쳐야 하는데 최소 20년 이상은 걸린다. 자신의 전문성이 명확하고 우수 역량이 있어 특별 케이스로 발탁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적어도 20년 이상 회사 생활을 해야 기회가 주어진다.

0.8%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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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 임원이 되려면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을 거쳐야 하는데 최소 20년 이상은 걸린다. ⓒ elements.envato

 
부장에서 임원이 되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딴다'고 표현할 정도로 회사원들에게는 로망이었다. 또한 임원 밑에 여러 부서를 관장하고 권한을 갖고 움직이기에 보이는 모습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국내 주요 대기업 전체 직원 중 임원이 되려면 10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 승진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시가총액 상위 50대 기업의 올 1분기 임직원 수는 56만 3173명이다. 이 중 임원은 4727명으로, 전체 임직원 수 대비 임원 비율은 0.8%였다. 상대적으로 임원이 많은 금융지주사 및 순수 지주사 5곳은 제외한 수치다. 10년 전인 2012년(0.9%) 대비 0.1% 포인트 낮아졌다." - 출처, 0.8%만 대기업 임원이 된다. 매경 2022.6 김경민 기자"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임원에 대한 생각도 많이 달라졌다. 기업은 효율과 성과를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과거의 성장시대에는 줄이기보다 확장을 생각했다. 확장이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승진 기회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자리들이 생겨나며 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는 자리들이 주어졌다.

지금 시대는 많은 부분들이 축소되고 통합되면서 회사원들이 올라갈 수 있는 자리들은 많이 축소되고 있다. 당연히 회사 내 임원이 될 기회는 더욱 적어지고 있다. 회사를 다니며 임원의 꿈을 꾸는 사람도 있지만, 임원을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어려운 과정을 통과해야 하고 실력, 네트워크, 운이 동시에 융합되어야 임원이란 타이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애초부터 임원이 되는 일에 신경 쓰지 않는 직장인도 많다. 하지만 회사에 입사해서 임원은 달고 그만두고 싶다는 마음을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마음 한구석에 갖고 있을 것이다.

임원이 되는 것은 실력만으로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것은 기본이고, 자신을 인정해주고 끌어줄 수 있는 상사가 존재해야 하고, 또 본인 스스로 임원이 될 자격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과거에는 임원이 기본 50세 이상은 넘었고, 50대 초반은 젊은 층에 속했지만 지금은 50대 초반도 젊은 축에 속하지 못한다. 스타트업과 IT 업종에서는 30대, 40대 초반에도 임원들이 다수 포진해 있고 대표까지도 나이가 내려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현실이 대기업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직원들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고용이 유지되지만, 임원은 계약직이다. 1년 단위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실적과 평가를 통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임원 인사 시즌은 늘 부담이 되는 시간이다. 모든 임원들이 평가의 대상자고 정리의 대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해서 노력한 후 자신의 거취는 본인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수순에 따를 수밖에 없다. 임원이 되었다고 끝이 아니다. 회사 내에서 더욱 치열한 고민들이 쏟아지고 성과에 대한 압박이 다가오게 된다. 더 큰 조직을 관리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이기에 고민의 크기도 배로 커진다. 

회사원들 중 임원을 꿈꾸고 있다면 차곡차곡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나가며 실력을 쌓아 나가야 한다. 자신을 증명해 나가는 과정에서 임원이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기본적 태도를 몇 가지 정리해 본다.

임원이 되기 위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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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인으로 산다는 것은, 언제나 어디서나 업으로 자신을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 elements.envato

 
1. 일을 통해 자신의 네트워크를 만들어가야 한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조직은 여러 사람들이 맞물려 일을 하고 있는 곳이다. 그 속에서 자신의 역량이 더욱 커지기 위해서는 내외부의 인적네트워크를 만들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

당신을 평가해 주는 것은 상사다. 상사가 당신을 임원으로 추천하지 않으면 기회조차 없다. 어떤 사람도 당신의 상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사람들을 대해야 한다. 아부를 하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자신의 업무 역량을 상사에게 어필하며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 나가야 한다.

2. 일을 통해 자신의 전문성을 만들어 가야 한다.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낮은 직급일 때 도전하고, 시도해야 한다.한 업무에만 오랜 시간 머물러 있다면 회사에서는 그 업무만 할 수 있는 구성원으로 생각할 수 있다.

임원은 전체를 바라보고 다양한 시각으로 조직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좁은 시야를 갖고 있는 구성원을 임원으로 선호하지 않는다.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기회들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럼 전문성을 만들어 가라는 말과 상충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면 전문성이 없어 보인다. 여기서 말하는 전문성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그 부서에 있을 때 전문가 못지않게 열정적으로 현재 있는 분야의 업무를 숙달하고 익히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보다 더 많은 양의 일을 수행해야 하고 관련 자격증도 딸 수 있으면 따야 하며 관련 서적들도 많이 읽어야 한다.

3. 상사와 후배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키워가야 한다.

소통하는 방법을 모르면 적이 생긴다. 적이 생기면 자신의 가치가 반감된다. 일을 하다 보면 적은 생길 수 있다. 업무적인 충돌이 감정적 충돌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적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키우면서 자신의 주장은 명확히 하면서 상대의 감정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4. 보고 및 보고서 작성을 잘 해야 한다.

당연히 보고는 중요하다. 대부분의 보고는 문서로 하게 된다. 구두 보고도 많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의 얼굴은 보고서라고 표현할 수 있다. 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보고서로 작성하지 말고 '상사의 보고서'로 접근해야 한다. 자신의 주장을 상사의 보고서로 설득력 있게 작성해야 한다. 

5. 업무에 있어서 자신의 색깔이 있어야 한다. 

자신의 색은 자신감으로 표현된다. 다른 부서의 사람들과도 친근하게 지내며 서로 업무적으로 협조를 잘해나가야 하지만 자신의 색은 분명 있어야 한다. 어느 때는 냉철하고 투쟁적으로 쟁취하려는 열정도 보여주고 어느 때는 상대에게 유한 모습도 보여주며 자신만의 리듬과 강약으로 업무와 회사 생활을 해 나가야 한다. 

6. 좋은 운이 따라와야 한다. 마지막은 운이다.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다. 운이 7, 기가 3이라는 뜻인데 오히려 '운구기일'이라는 말이 더 맞는 말일 것 같다. 운이 거의 대부분이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운을 따라갈 수는 없다. 자신이 임원이 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이 운도 사람들이 가져다 주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갖고 평상시에 자신을 기분 좋게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직위보다 중요한 것

하지만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직장인보다는 직업인으로 자신의 업을 갖는 것이 임원이란 타이틀보다 더욱 값질 수 있다. 회사에서 임원이 되는 것을 목표로 잡는 것보다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신이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심도있게 고민하며 직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보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직위나 직책이 아니다. 스스로의 업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직업인으로 산다는 것은, 언제나 어디서나 업으로 자신을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잘하고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직업인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그러다 보면 임원은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타이틀이다.

당신의 삶을 임원처럼 대우하고 살자. 그러기 위해 자신이라는 회사에서 스스로를 성장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회사의 임원이 되는 것보다 더 빠르고 멋진 방법이다.  
#대기업임원 #임원되는방법 #직업인 #회사에서성공하기 #회사원으로사는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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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직장에서 고민하는 문제를 글로 표현합니다. pain killer 역할을 위해 사람들과 대화하고 글을 씁니다. 현재 기업 리더로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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