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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8 정혁 은퇴, 인천Utd에서 100게임 8골 8도움

[2022 K리그 1] 인천 유나이티드 FC 1-1 포항 스틸러스

22.10.17 14:50최종업데이트22.10.1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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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 이겨라!"

아빠의 은퇴 게임이 끝나고 딸 이현이도 응원의 마음을 보탰다. TV 생중계 인터뷰가 시작할 때 아빠의 오른팔에 안긴 정혁 선수의 딸 정이현 목소리가 먼저 들린 것이다. 인천 유나이티드 FC 7592명 홈팬들의 함성도 우렁차게 퍼진 게임이었지만 딸의 목소리가 더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2009년 3월 25일 인천 유나이티드 FC 유니폼을 입고 프로 게임(컵 대회)을 뛰기 시작했던 미드필더 정혁이 전북 현대와 안산 경찰청, 경남 FC를 거친 뒤 다시 인천 유나이티드 FC로 돌아와 2022년 10월 16일 시즌 마지막 홈 게임에서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조성환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16일 오후 7시 인천 축구전용구장에서 벌어진 2022 K리그1 파이널 A그룹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 게임을 1-1로 비기고 다음 시즌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티켓에 대한 열망을 이어나갔다.

인천 유나이티드 FC '정혁', 29번으로 시작해서 8번으로 끝내

2009년 컵 대회(피스컵 코리아 2009) 3게임을 뛴 적 있지만, 정규리그(K리그)에 공식 데뷔하던 바로 그 게임을 잊을 수 없다. 2009년 7월 25일 오후 7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홈 게임 후반전 시작할 때 정혁은 교체 선수로서 등번호 29번을 달고 유병수 대신 들어갔다. 곧바로 얻은 코너킥을 직접 처리했는데 축구장에서 매우 드문 코너킥 골이어서 모두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K리그 초록 그라운드에 축구화 자국을 찍기 시작한 정혁이 연어처럼 다시 인천 유나이티드 FC로 돌아와 포항 스틸러스와의 마지막 게임에 후반전 교체 선수로 들어왔다. 데뷔골을 터뜨렸을 때도 팀이 0-1로 끌려다니는 중이었고 이번 은퇴 게임에서도 묘하게 팀이 0-1로 끌려다닌 것, 두 게임 결과도 모두 1-1로 끝났다는 사실도 놀랍게 이어진 듯하다.

비록 이번 은퇴 게임에서 직접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정혁의 활약은 23살 때나 지금 36살 때나 그대로였다. 시즌 마지막 홈 게임을 뛰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62분에 먼저 골을 내줬다. 포항 스틸러스 교체 선수 완델손에게 왼발 슛을 제대로 얻어맞은 것이다. 그래서 조성환 감독은 71분 55초에 미드필더 이강현 대신 8번 등번호를 단 정혁을 들여보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6분 39초만에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동점골이 터졌다. 함께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김도혁의 짧은 패스를 받은 정혁이 미끄러지면서도 홍시후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밀어준 덕분이었다. 이 기회에서 홍시후의 날카로운 오른발 대각선 유효 슛이 포항 골키퍼 강현무의 선방에 걸렸고, 김도혁의 오른발 2차 슛이 왼쪽 기둥 하단에 맞고 나왔다. 그리고는 골문 바로 뒤 인천 유나이티드 FC 서포터즈의 탄식들이 곧바로 환호성으로 바뀌었다. 반대쪽에 자리잡은 김보섭이 침착하게 오른발 인사이드 킥을 낮게 깔아 넣은 것이다. 이후 시간은 조금 더 남았지만 수비수 델브리지까지 공격수로 바꿔 올린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공격은 포항 스틸러스의 골문을 더이상 열지 못하고 끝났다.

정혁은 K리그 승강제가 시작되던 2013년에 전북 현대로 떠나 지난 시즌까지 안산 경찰청, 경남 FC를 잠깐 거치기도 했지만 친정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를 잊지 않고 찾아와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것이다. K리그 공식 262게임 23골 18도움 기록 중 인천 유나이티드 FC에서 100게임을 찍은 것이며 8골 8도움이라는 공격 포인트를 남겨 선수 시절 마지막 등번호 8과의 깊은 인연을 이어간 셈이다.
 

후반전, 인천 유나이티드 이명주와 포항 스틸러스 신진호가 공을 다투는 순간 ⓒ 심재철

 
인천 유나이티드 FC 팬들에게 그 누구보다 끈질긴 미드필더로 각인된 정혁은 묘하게도 자신의 두 번째 팀이라고 할 수 있는 전북 현대와의 시즌 마지막 게임에 동료와 아우들을 배웅하게 됐다. 승점 3점 차 현재 순위 4위로 총 득점 수에서 3위 포항 스틸러스보다 6골이나 모자라기 때문에 챔피언스리그 티켓 확보가 어렵게 됐지만 FA(축구협회)컵 우승 팀에 따라 행운의 추가 티켓이 배분될 수 있기 때문에 FA컵 결승전(10월 27일, 30일 홈&어웨이)이 열릴 때 전철 1호선 라이벌 FC 서울 말고 K리그 2위가 결정된 전북 현대를 응원하는 일까지 벌어진 셈이다.

이제 2022 시즌 K리그1 마지막 라운드가 일주일 뒤에 끝나는데, 4위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23일 오후 3시 전주성으로 찾아가 2위 전북 현대를 만나며 3위 포항 스틸러스도 같은 날 같은 시각 스틸야드로 6위 강원 FC를 불러들인다.

2022 K리그 1 결과(16일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구장)

인천 유나이티드 FC 1-1 포항 스틸러스 [득점 : 김보섭(79분) / 완델손(62분,도움-허용준)]

2022 K리그 1 현재 순위표
1 울산 현대 76점 22승 10무 5패 56득점 31실점 +25
(1996년, 2005년 이후 17년만에 세 번째 우승, 2023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
)
2 전북 현대 70점 20승 10무 7패 54득점 35실점 +19
(2023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
3 포항 스틸러스
57점 15승 12무 10패 51득점 41실점 +10
4 인천 유나이티드 FC
54점 13승 15무 9패 45득점 40실점 +5
5 제주 유나이티드 49점 13승 10무 14패 50득점 49실점 +1
6 강원 FC 49점 14승 7무 16패 50득점 51실점 -1
------------ 파이널 A, B그룹 구분선-----------------
7 수원 FC 48점 13승 9무 15패 56득점 61실점 -5
8 대구 FC 45점 10승 15무 12패 48득점 55실점 -7
9 FC 서울 43점 10승 13무 14패 41득점 47실점 -6
10 수원 블루윙즈 41점 10승 11무 16패 41득점 48실점 -7
11 김천 상무 38점 8승 14무 15패 44득점 45실점 -1
12 성남 FC 29점 7승 8무 22패 33득점 66실점 -33 (2023 K리그2 강등)
[최종 11위는 K리그2 대전 하나시티즌과 승강 플레이오프, 최종 10위는 K리그2 FC 안양(3위)-부천 FC 1995(4위)-경남 FC(5위) 플레이오프 최종 승리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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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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