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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할의 '라스트 댄스', 네덜란드는 부활할 수 있을까?

[2022 카타르 월드컵 전력분석 A-4] '암 투병' 판 할의 은퇴무대 될 월드컵

22.10.21 14:12최종업데이트22.10.2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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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 축구 UEFA 네이션스 리그 2022년 9월 24일 네덜란드 자이스트에서 열린 네덜란드 축구 국가대표팀 기자회견에서 루이스 판 할 감독. ⓒ EPA/Koen van Weel/연합뉴스

 
8년 만에 월드컵 무대로 돌아왔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네덜란드가 루이스 판 할 감독 체제로 돌아선 뒤 환골탈태하며 이번 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판 할 감독의 은퇴무대가 될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네덜란드가 다시 부활의 기지개를 켤 수 있을까.

7년간의 내리막길... 판 할과 함께 일어선 네덜란드

2010 남아공 월드컵 준우승에 이어 2014 브라질 월드컵 3위에 오르는 등 뚜렷한 성과를 낸 네덜란드는 이에 더해 세대교체라는 결과물까지 얻으면서 향후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가져다줬다.

하지만 이후 믿기지 않는 내리막길이 시작됐다. 판 할 이후 7년간 무려 5명의 감독(거스 히딩크, 대니 블린트, 딕 아드보카트, 로날드 쿠만, 프랑크 데 부어)이 바뀌는 진통속에 정체된 세대교체,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 플레이어의 노쇠화와 은퇴, 자국리그의 경쟁력 약화 등이 겹친 네덜란드는 이후 유로 2016, 2018 러시아 월드컵 지역예선 탈락에 이어 유로 2020에선 16강에서 탈락하고 말었다. 네덜란드가 유로-월드컵에 연달아 본선에 오르지 못한 것은 지난 유로 1984와 1986 멕시코 월드컵 이후 32년 만의 일이었다.

위기의 네덜란드를 구한 것은 루이스 판 할 감독이었다. 유로 2012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베른트 판 마르바이크 감독의 후임으로 2012년 여름 부임해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통해 2014 브라질 월드컵 3위로 이끌었다.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으로 부임했으나 실패를 맛본 뒤 현장을 떠났던 그는 난파선이 된 네덜란드를 다시 한번 구하고자 7년 만에 대표팀 감독으로 복귀했다.

이는 성공을 거뒀다. 2016년 이후 현장을 떠난 데다 70세의 고령이라는 점이 우려되었지만 멤피스 데파이를 비롯해 프랭키 데 용, 버질 판 다이크를 주축으로 코어라인을 형성해 전력을 안정시킨 판 할 감독은 지난해 9월부터 재개된 월드컵 예선 7경기에서 5승 2무의 성적을 기록, 경쟁팀인 터키, 노르웨이를 따돌리고 조 1위로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판 할의 네덜란드는 이후에도 상승세를 탔다. 올해 열린 A매치 8경기에서 19득점이란 막강화력을 앞세워 6승 2무의 성적을 기록하면서 부임 후 이어져 오던 무패행진도 1년 넘게 이어져오는 등 이기는 팀으로 확실하게 탈바꿈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코어라인 구축된 네덜란드, 카타르 월드컵이 특별한 이유
 

▲ 네이션스리그 벨기에전서 헤딩골 넣는 네덜란드 판데이크 네덜란드의 수비수 버질 판데이크(31·리버풀)가 9월 25일(현지시간) 수도 암스테르담의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UNL) A 4조 6차전 벨기에와의 경기 후반 28분에 헤딩 골을 넣고 있다. 네덜란드는 1-0으로 제압, 4조 1위로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 암스테르담 AFP=연합뉴스

 
판 할 체제 네덜란드의 가장 큰 장점은 코어라인이 구축됐다는 점이다. 멤피스 데파이, 프랭키 데 용, 버질 판 다이크 등 각 포지션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들이 포진하면서 전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 중 핵심은 데파이다. 2014년 당시 19세의 나이로 판 할 감독에 의해 발탁되어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해 1골을 기록했던 그는 이후 다소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8년이 지난 현재 이젠 어엿한 팀의 에이스로 올라섰다. 실제로 그는 지난 유럽예선에서 12골로 해리 케인과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오르며 팀의 8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냈다.

그와 호흡을 맞출 선수로는 스티브 베르흐바인을 비롯해 도녤 말렌, 바웃 베호르스트, 코디 각포 등이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의 속도감을 활용한 역습과 한 방 능력은 이번 대회에 나서는 네덜란드에겐 큰 무기가 될 전망이다.

중원에선 정확한 패스와 드리블 능력으로 팀의 공격전개를 이끄는 프랭키 데 용을 중심으로 데이비 클라센, 마르텐 더 룬이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멀티 플레이어 스티븐 베르후이스, 유로2020 당시 엄청난 공격력으로 득점포를 터뜨린 덴젤 둠프리스도 포진해있다.

수비에선 세계 최고의 수비수 버질 판 다이크를 중심으로 마티아스 데 리흐트, 나단 아케가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네덜란드가 3위에 오르는 데 공헌한 데일리 블린트, 스테판 데 브라이, 브루노 마르틴스-인디 역시 출격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판 할 감독 부임 후 떠오르는 선수들도 존재한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비야레알에서 활약하는 아르나우트 단주마, 수비형 미드필더 툰 코프메이너스, 휘스 틸을 비롯해 측면 수비수 타이럴 말라시아 역시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또한 야스퍼 실러선이 자리잡고 있는 골키퍼 포지션에도 최근 2년간 기량이 급성장해 주전자리를 노리는 마크 플레컨의 출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 네덜란드에게 이번 카타르 월드컵이 특별한 것은 두 가지다. 첫 번째로는 재도약의 기회를 잡었다는 점이다. 서두에 언급했던 대로 네덜란드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급격하게 몰락의 길을 걷다가 판 할 감독 체제에서 팀의 코어가 잡힌 가운데 새로운 얼굴들이 들어오면서 팀 전력이 한층 강화됐다. 이와 함께 이기는 팀으로 탈바꿈한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를 통해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두 번째로는 판 할 감독의 존재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 조추첨이 끝난 뒤 전립선 암 투병중임을 밝히며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알린 그는 그동안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팀을 이끌어왔음을 알려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과 응원을 받았다. 이러한 판 할 감독의 헌신은 네덜란드를 원 팀으로 뭉치게 하는 결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보이는데 판 할의 '라스트 댄스'가 될 이번 월드컵에서 네덜란드가 어떤 결과를 얻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부분이다.

이러기 위해선 팀의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다. 네덜란드는 지난 유로2020 당시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빠질시 팀이 흔들리면서 실점을 허용하는 등 위기에 빠지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번 월드컵에선 이를 최소화 하는 것이 급선무다.

데파이 외엔 마땅한 해결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판 할 부임 후 다양한 선수들이 득점을 터뜨려준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월드컵과 같은 큰 무대에서도 이렇게 해줄 수 있을지엔 의문부호가 따른다. 네덜란드 입장에선 데파이에게 편중될 수 있는 득점루트를 분산 시킬 필요가 있어 보인다.

8년 만에 출전하는 네덜란드에게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대회다. 판 할 감독과 함께 8년 전 성공신화를 썼던 네덜란드가 이번에도 그때와 같은 결과물을 가져올 수 있을지 지켜보자.

네덜란드(Netherlands)
FIFA 랭킹: 8위
역대 월드컵 출전 횟수: 11회(1934, 1938, 1974, 1978, 1990, 1994, 1998, 2006, 2010, 2014, 2022)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 준우승(1974, 1978, 2010)
역대 월드컵 전적: 27승 12무 11패
감독: 루이스 판 할(네덜란드, 1951. 08. 08)

*네덜란드 경기일정(한국시각)*
11월 22일 01:00 세네갈, 도하 알 투마마 스타디움
11월 26일 01:00 에콰도르, 알 라얀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11월 30일 00:00 카타르, 알 코르 알 바이트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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