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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붕괴→뼈아픈 역전패... 3차전 내준 LG, 벼랑 끝 몰렸다

[KBO 플레이오프] 선발 김윤식 호투에도 패배, 류지현 감독 교체 타이밍도 아쉬워

22.10.28 10:18최종업데이트22.10.2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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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내내 팀을 지탱했던 '최강 불펜'이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졌다. LG 트윈스가 벼랑 끝에 몰렸다.

LG는 2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6으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시리즈 전적 1승 2패가 되면서 4차전마저 키움에 내줄 경우 가을야구를 단 4경기 만에 마무리하게 된다.

2차전 패배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LG는 경기 초반 안우진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2회초 문보경의 1타점 적시타, 3회초 채은성의 솔로포로 2점 차로 달아났다. 여기에 경기 초반부터 무실점 행진으로 제 몫을 다한 선발 김윤식의 호투가 돋보였다. 경기가 반환점을 돌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는데, 6회말 들어서 묘한 기류가 흘렀다.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4대6으로 진 LG 선수들이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무너진 필승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LG

선두타자 송성문의 안타 이후 김준완, 이용규가 차례로 땅볼을 치고 물러났다. 2사 3루 이정후의 타석을 앞두고 LG 벤치가 움직였다. 선발 김윤식 대신 구원투수 진해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5⅔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친 김윤식은 아웃카운트 1개 차이로 6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이 교체의 결과는 '실패'였다. 이정후의 몸에 맞는 공, 김혜성의 1타점 2루타로 두 팀의 격차라 1점 차까지 좁혀졌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윤식의 허리 상태가 좋지 않았던 점, 진해수가 이정후에 강했던 점을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고 했지만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교체였다.

급하게 호출을 받고 올라온 또 한 명의 '필승조' 정우영도 푸이그와 김태진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순식간에 역전을 헌납했다. 굳이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주는 바람에 분위기가 완전히 키움 쪽으로 넘어갔다.

7회초 LG 타자들이 키움의 두 번째 투수 이승호의 제구 난조를 틈 타 땅볼 2개로 2점을 뽑으면서 다시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7회말에도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2사 이후 김준완이 김대유에게 내야안타를 치자 키움은 이용규 대신 임지열을 대타로 꺼냈고 LG는 이정용 카드를 꺼냈다.

다섯 번째 투수 이정용은 올라오자마자 임지열에게 역전 투런포를 내준 데 이어 후속타자 이정후에게도 큼지막한 솔로 아치를 맞고 말았다. 타자들의 초구 노림수가 좋기도 했지만 이정용의 패스트볼 위력이 평소보다 떨어진 상태였다. 류지현 감독은 이 부분을 두고 구종 선택이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고우석을 제외하면 낼 수 있는 카드를 다 낸 LG로선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2연패로 탈락 위기... LG의 꿈 이렇게 멀어지나

LG는 8회초 무사 1, 2루의 절호의 기회를 잡고도 추격에 실패했다. 문보경의 번트 타구를 키움 마무리투수 김재웅이 다이빙캐치로 잡아냈다. 포구하자마자 2루로 공을 던져 2루주자까지 잡아냈고 아웃카운트 2개가 한꺼번에 채워졌다. 사실상 이날 경기의 승패는 8회초에 결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LG에게 뼈아픈 플레이였다.

1, 2차전서도 양 팀 사령탑이 투수교체 타이밍을 놓치는 등 미스를 범했지만 3차전만 놓고 보면 홍원기 감독의 교체 타이밍이나 카드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체력적으로 키움보다 유리한 상황임에도 벤치의 실수와 구원투수들의 부진으로 위기를 맞이한 LG는 지금의 흐름이라면 한국시리즈 진출을 또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할 수밖에 없다.

반드시 잠실로 시리즈를 끌고 가야 하는 만큼 4차전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1차전서 호투를 펼친 케이시 켈리를 선발투수로 내세우는 가운데, 불펜도 총력전을 준비한다. 3차전서 구원 등판한 임찬규에 이어 이민호도 대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지열-이정후가 백투백 홈런을 친 반면 LG 타선은 3회 초 채은성의 홈런을 제외하면 잠잠한 편이었다. 7회 초 2점도 모두 땅볼에서 비롯된 점수로 더 많은 주자가 루상에 나가지 못했다. 투수들을 받쳐줘야 하는 타자들의 분발도 요구된다.

남부럽지 않은 전력을 구축하고도 단기전에서 무릎을 꿇은 기억이 적지 않다.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를 치른 지난해(1승 2패)와 비교했을 때 올해도 크게 다를 게 없다. 그나마 2019년 이후 포스트시즌 경기서 등판할 때마다 팀에 승리를 안긴 켈리를 믿는다. 허무하게 시즌을 끝낼 수 없는 LG가 4차전서 반전을 만들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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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BO리그 LG트윈스 이정용 류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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