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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MVP' 김강민, 5번째 반지 얻은 '불혹의 승자'

[KBO리그] 1차전 동점 홈런 이어 5차전 끝내기 홈런으로 시리즈 MVP 선정

22.11.09 10:32최종업데이트22.11.0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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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가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완벽했던 2022 시즌을 마무리했다.

김원형 감독이 이끄는 SSG랜더스는 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장단 6안타를 때려내며 4-3으로 승리했다. 작년 3월 SK 와이번스를 인수하며 공식 창단했던 SSG는 창단 2년째가 된 올 시즌 정규리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하며 2022 시즌의 진정한 승자로 등극했다.

SSG는 6차전에서 선발 윌머 폰트가 7.2이닝5피안타1사사구3실점으로 호투하며 한국시리즈에서만 유일하게 2승을 따냈고 9회 1사 후 등판한 김광현은 2010년, 2018년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만 통산 3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6회말 2타점 2루타를 때려낸 김성현이 6차전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시리즈 MVP의 주인공은 1차전 동점홈런에 이어 5차전 역전 끝내기 홈런을 터트린 김강민으로 결정됐다.
 

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에서 키움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SSG 김강민이 MVP를 받고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시리즈 우승 합작한 랜더스의 영웅들

최대 7경기 동안 4경기를 승리해야 하는 한국시리즈 우승은 사실 한 두 선수의 활약 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다. SSG 역시 6차전까지 키움과 3번이나 한 점차 승부를 벌였을 만큼 치열한 혈투를 벌인 끝에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영광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는 누가 MVP에 선정됐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친 여러 영웅들의 크고 작은 활약이 있었다.

KBO리그 홈런 역대 2위(429개)에 빛나는 '살아있는 전설' 최정은 이번 한국시리즈 6경기에서 타율 .476 10안타2홈런9타점으로 타율, 안타, 홈런, 타점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1차전에서는 키움의 에이스 안우진을 상대로 홈런을 터트렸고 5차전에서는 0-4로 뒤진 8회말 대역전극의 서막을 알리는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이로써 최정은 한국시리즈에서만 통산 7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역대 한국시리즈 최다홈런 타이기록을 세웠다.

올 시즌 부진했던 최주환 대신 주전 2루수로 활약했던 김성현은 SSG의 우승을 확정 짓는 6차전에서 결승타를 터트렸다. 5차전 1사1,3루 기회에서 병살타를 기록하고 7회 3번째 타석에서 대타로 교체됐던 김성현은 6차전에서 2-3으로 뒤진 6회 1사2,3루에서 주자 2명을 불러 들이는 2타점2루타를 때려내며 포효했다. 김성현은 한국시리즈 6경기에서 타율 .348 8안타4타점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타선의 영웅이 최정과 김성현이었다면 마운드의 일등공신은 단연 외국인 투수 폰트였다. 전반기 11승을 따냈다가 후반기 2승2패 평균자책점4.20에 그치며 팬들을 걱정시켰던 폰트는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등판한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2승을 책임졌다. 단순히 승리를 따낸 것도 중요했지만 2경기 모두 7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불펜의 부담을 덜어준 것도 폰트의 보이지 않는 큰 수훈이었다.

1차전과 5차전 선발투수로 나선 에이스 김광현은 키움의 에이스 안우진과 두 차례 맞대결을 벌여 1차전 5.2이닝2자책4실점에 이어 5차전에서도 5이닝3실점에 그쳤다. 하지만 김광현은 시리즈 내내 동료들의 사기를 끌어 올렸고 6차전에서는 마무리 등판을 자처하면서 개인 통산 3번째로 한국시리즈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하지만 이 선수들을 제치고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된 선수는 6경기 동안 8번 밖에 타석에 서지 않은 김강민이었다.

한국시리즈 3안타 중 2개가 극적인 홈런

대구 출신의 김강민은 2001년 SK에 입단해 올해로 22년째 인천연고구단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 인천야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하지만 2010년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와 2018년 플레이오프MVP 정도를 제외하면 개인으로서 따낸 실적은 부족한 편이다. 그럼에도 김강민은 2000년대 후반 SK 왕조시대의 주전 중견수로 활약하며 4개의 우승반지를 얻었고 작년까지 7번의 한국시리즈를 치렀을 정도로 풍부한 경험을 가진 베테랑이다.

전성기 시절 '짐승'으로 불리며 SK의 주전 중견수로 활약하던 김강민은 2020년부터 서서히 신예 최지훈에게 주전 중견수 자리를 물려줬다. 특히 올 시즌엔 최지훈이 전 경기에 출전해 640타석에 서는 동안 김강민은 84경기에서 202타석에 서는데 그쳤다. 하지만 김강민은 한정된 기회 속에서도 .303의 고타율을 기록했고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2010년과 같은 .449의 준수한 장타율을 기록했다.

그리고 장타에 치중했던 김강민의 큰 스윙은 한국시리즈에서 빛을 찾았다. 김강민은 1차전에서 SSG가 5-6으로 뒤진 9회말 최지훈 대신 대타로 출전해 플레이오프에서 3세이브를 기록했던 키움의 마무리 김재웅을 상대로 동점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비록 경기는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SSG가 6-7로 패했지만 팀 내 최고령 선수 김강민의 투혼은 자칫 허무한 역전패로 의기소침해 질 수 있었던 후배들의 사기를 되살리기 충분했다.

그리고 김강민의 기적 같은 활약은 6일이 지난 5차전 9회말에 또 한 번 재현됐다. 김강민은 2-4로 뒤진 무사1,3루에서 최경모 대신 대타로 출전해 키움의 4번째 투수 최원태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 끝내기 3점홈런을 터트렸다. 김강민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동점홈런과 5차전 역전 끝내기 홈런을 포함해 8타석 8타수3안타(타율 .375) 2홈런5타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령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사실 개인기록만 보면 한국시리즈 OPS(출루율+장타율) 1.403을 기록한 최정이나 한국시리즈 2승의 폰트가 MVP에 선정되는 게 더 어울렸을 것이다. 하지만 인천야구를 위해 평생을 바친 김강민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가장 중요한 홈런을 두 번이나 터트렸고 김강민의 홈런 2방은 랜더스의 우승에 커다란 원동력이 됐다. SSG의 최고참 선수 김강민의 한국시리즈 MVP수상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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