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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고 돈 드는 취미, 그거 왜 해요?

성취감부터 나누는 기쁨까지... 내가 베이킹을 하는 이유

등록 2022.11.18 10:17수정 2022.11.1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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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고 돈 드는 취미, 뭐 하러 해요?' 


많은 사람들이 내 취미에 대해 이런 의문을 품는다. 돈이 많이 들고, 시간과 노력, 정성이 모두 필요한 취미인 것은 분명하다. 조금만 잘못해도 망치기 십상인 이 취미는 바로 '베이킹'이다.

대학교 입학 전 겨울방학에 나는 베이킹의 세계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하는 일이라곤 아르바이트와 헬스장에 가는 것이 전부였기에 취미생활을 만들기 적절한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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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킹 ⓒ 이시아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집에 있던 밀가루와 바나나,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하여 바나나 머핀을 만들어보았다. 유튜브에서 찾은 레시피를 보고 그대로 따라 하면 빵집에서만 볼 수 있었던 빵을 내 손으로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항상 뜻대로 되는 법은 없다. 온도, 습도, 농도 등 신경 쓸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조금만 잘못 되어도 그 베이킹은 실패로 남게 된다. 그런데 왜 베이킹을 계속하는 것일까?

첫째, 잡생각을 없애준다. 베이킹을 하려면 많은 집중력이 필요하다. 1g, 때로는 0.1g으로도 맛이 크게 좌우되기에 집중력과 판단력이 요구된다. 그러다 보면 잡생각을 할 틈이 사라진다. 오로지 하나의 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둘째, 남다른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빵 만들기에 처음 성공했을 때의 뿌듯함과 성취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 치열했던 3년간의 고등학교 입시를 마치고 몸도 마음도 지친 터라 성취감이라는 감정이 내게 크게 다가왔다.


입시가 끝난 후 내 마음엔 아쉬움과 후회뿐이었기에 성취감은 나를 위로해 주고 자신감을 키워줄 수 있는 존재였다. 그래서 베이킹의 매력에 빠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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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지 휘낭시에 ⓒ 이시아

 
셋째, 나누는 즐거움을 알게 된다. 브라우니, 마들렌, 티라미수 등 여러 종류의 빵을 만들며 주변인들에게 선물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잘 만든 것이 있으면 맛을 보라며 나눠주었다. 카페 아르바이트를 그만둘 때 함께 일했던 직원분들께 마들렌과 파운드케이크를 만들어 선물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돌아오는 반응이 매우 재미있었다. 예를 들면, '진짜 맛있다', '빵집 언제 차려?' 등과 같은 말들이다. 뿌듯함이 너무나 컸다. 칭찬을 들으니 베이킹을 더 자주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점차 실력과 노하우가 성장하기 시작했다.

넷째, 마음을 나누는 것의 즐거움도 크다. 단지 내가 만든 빵을 나눠주고 싶은 마음에 주변인들에게 나눠주었던 것인데, 오히려 주변인들도 나의 정성에 보답해 주었다. 간식들을 나눠주고, 고맙다며 인사를 전하는 모습이 매우 훈훈했다.

취미로 시작한 일이 엄청난 행복으로 되돌아왔다. 빵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즐거움뿐 아니라 그것을 나눠줬을 때의 즐거움도 상당했다. 그것이 내가 베이킹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다. 나는 앞으로도 베이킹을 통해 마음을 전하는 행복을 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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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 ⓒ 이시아

 
#베이킹 #홈베이킹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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