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0월 26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에서 소년범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와 시민단체, 학계는 소년범죄 종합대책이 처벌 강화라는 효과 없는 수단으로 소년범을 혐오하는 여론을 만족시키기 위한 조악하고 부끄러운 문서이고, 소년에 대한 차별적인 낙인을 강화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소년원의 교과교육 강화와 소년범의 인권보호 개선을 포함한 소년범죄 종합대책은 혐오에 기반한 엄벌주의라는 차별적 낙인을 극복하고 국가의 의무와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마련한 최초의 종합대책이다.
또한 지난 수년 동안 각계의 전문가로 구성된 소년보호혁신위원회, 법무·검찰개혁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해 상당 부분을 반영했다.
권고안을 수용해 소년보호절차에서 우범소년에 대한 과도한 보호처분은 폐지하기로 했다. 또한 피해자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심리 기일·장소 등을 피해자에게 통지하는 제도 신설, 피해자 참석권 보장 규정은 회복적 사법 실현을 위한 권고안을 반영한 대책들이다.
국회·시민단체·학계는 죄를 범할 우려만으로 아동·청소년에게 사법적 처분을 부과할 수 있는 우범규정은 시급히 삭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범규정을 삭제할 수 없는 이유를 현장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중학교 1학년인 B양(13세)은 3살 때 부모가 이혼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모가 재혼해서 계부친모 슬하에서 성장했고, 계부는 상습적으로 B양을 폭행했다. B양은 계부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집을 나갔다. 아니 탈출했다. 거리를 떠돌던 B양은 청소년 쉼터로 갔다. 한동안 쉼터 교사들의 보호를 받으며 잘 생활했으나 쉼터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서 교사·동료들과 갈등이 생겼다. B양은 계부의 학대로 어린 나이에 우울증과 분노조절장애 진단을 받았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 B양은 결국 쉼터를 뛰쳐나가고 말았다.
B양은 아직 죄를 범하지 않았으나, 성격과 환경에 비추어 앞으로 범죄를 저지를 우려가 있는 우범소년이다. 쉼터의 장은 법원 통고제도를 활용해 사건을 가정법원에 직접 접수시켰다. 소년부 판사는 B양을 소년분류심사원에 4주 동안 위탁했다.
소년분류심사원은 교육과 상담, 신경정신과 진료 등을 통해 B양에 관한 분류심사서를 작성해서 법원에 제출했다. 판사는 B양에게 보호관찰 처분이나 7호 처분(병원이나 의료재활소년원 위탁)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B양에게는 치료와 교육, 보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회·시민단체·학계는 우범소년 규정이 어른의 시각에 편승해 아동·청소년에 대한 부당한 차별과 낙인을 정당화하며, 근본적인 문제인식을 회피한 채 손쉬운 대안만 제시한다고 주장했다.
소년범죄 종합대책은 우범소년에 대한 과도한 보호처분(장기 보호관찰, 장기 소년원 송치)은 폐지하고 최소한의 사법적 개입은 유지하기로 했다. 가정과 학교, 사회로부터 소외된 B양을 국가가 치료·교육·보호하는 정책은 손쉬운 대안인가? 아니면 유일한 대안인가?
7호 처분은 의료재활소년원 위탁이지만, 우리나라에는 전문 의료소년원이 없다. 대전소년원이 의료보호시설로서 일부 기능만 수행하고 있다. 법무부는 전문 의료소년원 설립을 추진해왔으나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어왔다. 반대 이유는 소년원이 지역발전과 교육 및 주거환경을 저해한다는 것이었다.
국회·시민단체·학계의 주장대로 아동·청소년의 권리를 침해하고, 소년에 대한 차별적인 낙인을 강화하는 것은 소년원 설립을 반대하는 님비현상과 이에 영합하는 포퓰리즘이 아닐까? 비판을 위한 비판보다는 소년이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복귀·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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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범죄 종합대책이 포퓰리즘? 실상은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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