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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붕어빵 포장마차, "요즘 왜 안 보이지?"

고물가시대 가격 부쩍 올라… '편의점 붕어빵'도 새 경쟁 상대로

등록 2022.11.30 14:39수정 2022.11.3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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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면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붕어빵과 군고구마. 하지만 대표적인 겨울간식을 파는 포장마차가 요즘엔 찾기가 힘들어졌다. 어렵게 찾더라도 오른 가격에 흠칫 놀라기가 십상이다. 3개에 2천원, 1개에 1천원까지 하는 곳도 있다.

간식 포장마차를 종종 이용했던 배아무개(56)씨는 "예전에는 붕어빵 집도 곳곳에 있었고 천원만 있어도 세마리는 기본으로 줬었는데 요즘엔 붕어빵 집을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가격이 너무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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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춘천 시내에서 영업중인 한 붕어빵집. ⓒ 한림미디어랩 The H

 
소비자의 불만은 이해하지만 붕어빵집 운영자 입장에서는 물가 상승 등 녹록지 않은 사정에 불가피한 조치다. 춘천 시내에서 4년여 붕어빵 장사를 하고 있는 김아무개(52·여)는 "재료값 뿐만 아니라 가스요금, 붕어빵 포장 종이까지도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가격이 부쩍 올랐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올해 밀가루 1kg가격은 전년도에 비해 42.7%나, 식용유 1.85L 가격은 39%가 증가했다.

또 "겨울철에 하는 장사다 보니 추위를 버티며 일해야 하고 손목과 허리가 매우 아픈 작업이지만 이렇게라도 장사하지 않으면 생계 유지가 힘들다"는 김씨는 요즘 고물가 시대에 "장사를 접는 곳도 많다"고 전했다.

붕어빵 포장마차 운영을 어렵게 하는 것이 또 있다. 요즘엔 편의점, 카페 등에서도 겨울 간식을 팔고 집에서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어 굳이 붕어빵집을 찾아갈 필요가 없어진 현실이 그것이다. "붕어빵을 너무 좋아하는데 가격이 많이 올라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틀을 샀다"는 권아무개씨(26)는 "입이 심심할 때 몇 개씩 만들어 먹는 게 훨씬 이득이고 내 마음대로 토핑도 넣을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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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 등록을 하지않고 장사하던 중 신고당해 폐업한 한 붕어빵 가게 ⓒ 한림미디어랩 The H

 
붕어빵 장사를 시작하기 위해선 주민등록지 시군구청을 방문해 주민등록초본·통장 사본·사업자등록증·노점상 확인서와 함께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한다. 노점상 확인서는 방문하는 시군구청에서 발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은 통장 사본과 사업자등록증만 준비하면 되고, 사업자등록증은 세무서에서 사업자 등록을 하면 발급받을 수 있다.

하지만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장사하는 이들도 많아 신고를 당해 폐업한 경우도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는 이유는 "겨울철 한 철 장사인데 사업자 등록을 하기 번거롭고 가게세와 세금을 내기 시작하면 붕어빵 가격이 더 올라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올 겨울엔 붕어빵 포장마차도 더욱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주예진 대학생기자
덧붙이는 글 주예진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www.hallymmedialab.com)에도 게재됩니다.
#붕어빵 #붕어빵집 #겨울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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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는 한림대 미디어스쿨 <한림미디어랩>의 뉴스룸입니다.학생기자들의 취재 기사가 기자 출신 교수들의 데스킹을 거쳐 출고됩니다. 자체 사이트(http://www.hallymmedialab.com)에서 새로운 '미디어 패러다임'을 실험하는 대학생 기자들의 신선한 "지향"을 만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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