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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잡은 모로코, 월드컵 4강 진출 이뤄내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 모로코 1-0 포르투갈

22.12.11 10:13최종업데이트22.12.1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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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포르투갈에 패한 아픔을 설욕한 모로코가 아프리카 역대 최초의 월드컵 4강 신화를 창조하며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모로코가 11일 자정(한국시각)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1대 0 승리를 거뒀다.

모로코 승리 이끈 엔-네시리의 한 방, 희비 엇갈려

이날 경기는 2018년 월드컵 이후 4년만의 재대결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맞대결을 펼쳤던 두 팀은 전반 4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결승골에 힘입어 포르투갈이 1대 0으로 승리했다. 모로코는 선전했지만 해결사 부재와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패하면서 조별리그 탈락을 확정지었다.

그리고 4년만에 다시 만난 두 팀. 경기 흐름은 포르투갈이 가져갔다. 수비적으로 내려앉은 모로코를 상대로 70%를 상회하는 높은 볼 점유율을 기록한 포르투갈은 전반 2분 주앙 펠릭스의 헤더슛을 시작으로 9차례의 슈팅을 시도하면서 득점을 노렸다. 

그러나 포르투갈의 득점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2분 주앙 펠릭스의 헤더슛이 모로코 야신 부누 골키퍼 선방에 막힌 것을 시작으로 전반 31분 주앙 펠릭스의 슈팅역시 수비맞고 굴절되어서 골대를 넘어갔다. 이어 전반 45분 브루누 페르난데스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튕겨 나오는 등 전반전 결정적인 득점기회 3차례를 놓치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경기흐름을 가져가지 못했다.

모로코가 기회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수비를 두텁게 한 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바탕으로 한 탈압박 수비로 역습을 전개한 모로코는 유세프 엔-네시리를 중심으로 하킴 지예흐, 소피앙 부팔, 세림 아말라가 돌격대장 역할을 해내면서 포르투갈의 뒷공간을 노렸다.

이는 전반 42분 결실을 맺는다. 포르투갈의 공격을 끊어내고 이어진 모로코의 역습 찬스에서 야히아 아티얏 알라가 올려준 크로스를 엔-네시리가 헤더 골로 연결시키면서 모로코가 리드를 가져가고 전반을 마쳤다.

1골의 리드를 내준 포르투갈은 후반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시작으로 하파엘 레앙, 비티냐, 주앙 칸셀루, 히카르두 오르타등 공격자원들을 대거 투입해 4-4-2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줬다. 모로코는 선수들의 체력 열세 속에서 5백으로 변화하며 이에 응수했다.

포르투갈의 마무리 부재는 후반전에도 이어졌다. 한 골을 뒤진 탓에 선수들의 플레이가 조급해지는 문제를 노출한 포르투갈은 심판판정에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빈번한 패스미스로 공격의 맥이 끊기는 문제를 노출했다.

득점찬스도 살리지 못했다. 후반 13분 디오구 달롯의 크로스를 받은 곤잘로 하무스의 헤더 슛이 골대를 외면한 데 이어 19분에 나온 브루누 페르난데스의 강력한 오른발 슛은 골대를 넘어갔다. 그리고 후반 37분과 45분에 나온 주앙 펠릭스와 호날두의 슈팅도 모로코 야신 부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모로코, 아프리카 축구 새로운 역사 쓰다

지난 92년의 월드컵 역사에서 유럽과 남미를 제외한 제 3대륙이 월드컵 4강 무대에 오른 것은 미국(1930)과 대한민국(2002) 단 두 번에 불과했다.

이 중 아프리카 대륙은 단 한 차례도 월드컵 4강에 오르지 못했는데 1990년 카메룬을 시작으로 세네갈(2002), 가나(2010)가 이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8강 문턱에서 주저 앉았다. 특히 가나는 다잡은 4강 진출을 눈앞에서 놓쳐 그 아쉬움은 상당히 컸다.

이번 대회에서도 아프리카는 월드컵 본선에 5팀을 출전시켰으나 4강진출을 예상하는 이는 없었다. 그러나 그 예상을 깨고 이번 대회 강력한 다크호스로 손꼽혔던 모로코가 이를 해냈다.

조별리그 2차전에서 벨기에를 꺾으며 이변의 시작을 알린 모로코는 스페인과의 16강전을 승부차기 끝에 승리해 모로코 역사상 최초로 8강 진출을 이뤄냈다. 이어 포르투갈과의 8강전 마저 승리하면서 아프리카 역사상 최초의 4강 진출을 이뤄낸다.

특히 지난 두 경기는 설욕전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4년전 스페인, 포르투갈과 조별리그에서 만났던 모로코는 선전했으나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들이 발목을 잡으면서 두 팀에 1무 1패의 성적을 기록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그리고 4년이 흘러 카타르 월드컵 토너먼트 대진에서 다시 만나게 됐는데 그때보다 전력이 한층 상승한 모로코는 4강진출의 결실을 맺었다.

사실 모로코는 이번 대회 강력한 다크호스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월드컵 개막을 3개월도 안 남겨두고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을 경질하면서 예상치 못했던 감독교체 리스크를 안고 경기에 나서게 됐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전화위복이 됐다. 소방수로 선임된 왈레드 레그라귀 감독은 수비 조직력을 극대화시키는 전술 운영을 선보였고 이는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난 모로코 선수들과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전력 안정화를 가져왔다. 

매 경기 일정한 간격유지를 바탕으로 한 수비력은 5경기 1실점이란 결과와 함께 30% 이하의 볼 점유율을 기록함에도 결과를 가져오는 등 실리적인 경기운영이 빛을 발했다.

모로코는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역대 최초의 월드컵 본선 진출팀으로 이름을 남겼지만 역대 최고성적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16강 진출이 전부일정도다. 하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8강 진출로 자국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남기더니 내친김에 아프리카 역대 최초의 월드컵 4강 진출국으로 역사를 다시 쓰게 됐다. 모로코는 이제 명실상부한 아프리카 축구의 강호로 올라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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