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찾은 롤러장으슥함과 화려함이 공존하는 설레는 곳
남희한
화려함이 더해진 장소는 30년 전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두근두근. 그 옛날 친구들과 한껏 꾸미고 롤러장에 들어섰을 때의 설렘이 그대로 살아났다. 화려한 조명, 매끈한 바닥, 계산대 뒤로 줄지어 선 롤러 스케이트. 잊고 지냈던 오랜 기억 속 즐거웠던 시절을 떠올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뿜뿜. 어서 달리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쳐 올랐다.
계산을 마치고 롤러 스케이트를 신는 순간, 한때 수없이 반복했던 손놀림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익숙함을 상징하듯 신발 끈은 발등의 끝에서 매듭이 지어졌고 그걸 본 사장님은 잘 타는 사람은 발목까지 안 매기도 한다며 내 익숙함을 알아봐 주었다. 몸으로 익힌 것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더니... 뜻하지 않게 어깨가 으쓱하며 솟아 올랐다.
아이들이 롤러 스케이트를 신는 것을 도와주며 '나도 모르게' 주절주절 옛 이야기를 읊었다. 아빠도 처음엔 쉽지 않았지만 한 번 타보고 매일 오고 싶었다느니, 한창 때는 일주일에 3번씩 다니기도 했다느니, '나도 모르게' 들떠서 떠들어 댔다. 그리고 아이들 보호 장비를 챙기던 아내가 그런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던진 멘트에 '나도 모르게'가 정정됐다.
"아빠가 제일 신났네~"
그랬다. 나는 제법 과하게 '신나' 있었다. 주체할 수 없는 신남에 말이 많아지고 몸이 들썩였다. 그런 아빠의 모습에 아이들은 긴장된 표정을 짓느라 바쁜 와중에도 흐뭇한 미소를 간간이 보여줬다. 인자한 아이들이다.
신난다, 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