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김진표 역정에도... 민주 "더 양보 어려워" vs. 국힘 "협조 부탁"

국회의장, 여야 불러 예산안 합의 종용했지만... 여야 원내대표 "노력하겠다" 말만

등록 2022.12.16 15:16수정 2022.12.16 15:39
3
원고료로 응원
a

김진표 국회의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의 교섭단체 회동을 열고 내년도 예산안 합의 불발에 대해 “경제 살리고 취약 계층 살려내는 수레바퀴를 국회가 붙잡고 늘어지고 있다”며 “오는 19일까지 예산안 처리를 할 수 있도록 결단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 유성호

 
"정치하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양심이 있어야지!"

김진표 국회의장이 16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역정을 냈다. 여야 정쟁을 끝내고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합의하라고 종용한 것이다. 그러면서 오는 19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당일 내로 큰 틀의 합의를 마치라고 주문했다.

김 의장은 이날 여야 원내대표를 불러 내년도 예산안 합의 중재에 나섰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잘 아는 것처럼 우리나라 경제가 어떠한가. 소비는 안 되고 수출, 투자는 줄고, 성장률도 떨어지고 한마디로 복합 경제 위기 상황"이라며 "유일하게 경제를 살려낼 수 있는 수단이 재정"이라고 꼬집었다.

김진표 의장 "취약계층 살리는 수레바퀴 국회가 붙잡고 늘어져"
 

예산안 합의 불발에 극노한 김진표 “정치하는 사람들 최소한의 양심 있어야지” ⓒ 유성호

 

김 의장은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짚으며 서둘러 여야의 예산안 합의를 촉구했다. 그는 "이럴 때 가장 어려운 사람들은 취약계층 아닌가"라며 "취약계층을 위한 정부 예산은 그 자체로 집행이 어렵고, 지방 정부 예산이랑 매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자치법상 광역단체는 오늘까지 예산 심의를 끝내야 하고, 기초단체는 22일까지 예산 심의를 끝내게 돼있다"며 "그렇게 해야 겨우겨우 구정 전까지 복지 예산이 지출돼서 '세 모녀 사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취약계층에 지원할 수 있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양심이 있어야지!"라며 "이건 우리 경제를 살리고 취약계층을 살려내는 수레바퀴를 국회가 붙잡고 늘어지고 못 굴러가게 하는 거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김 의장은 오는 19일 합의 예산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요구했다. 그는 "다시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합의를 해 달라. 검토를 해보니 여야 입장에 그렇게 큰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더라"라며 "오늘이라도 여야가 정부하고 협의해서 합의안 좀 만들어주고, 주말에 준비를 거쳐서 아무리 늦어도 월요일(19일)에는 통과시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홍근 "중재안 수락, 공은 여당에게" vs. 주호영 "법인세 1% 인하는 못 받아"
 
a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교섭단체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하지만 여야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도 서로를 탓하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의장께서 제안한 중재안을 대승적으로 수용했다"며 "경제 위기와 국민 민생에 악영향을 미치니까 우리로서는 부득이 수용을 했던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민주당은 그동안 예산안 처리 원칙에서, 양보에 양보를 해서 더 이상 양보할 것이 더 없다는 솔직한 상황"이라며 "집권여당이 더 이상의 고집으로 상황과 시간을 끌어가선 안 될 거라고 본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더 이상 독불장군식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말고 국회와 여야의 판단을 온전히 존중해주면 좋겠다"고 직격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예산안 법정기한과 정기국회 기간을 초과했음에도 내년도 예산을 처리 못 해 국민께 죄송하다"면서도 "민주당에 간곡히 부탁드리는 것은 정부가 위기 순간에 좀 빠르게 정부 계획대로 재정운용을 집행할 수 있도록 협조주시라"라고 맞받았다.

이어 "지난 5년간 하실 만큼 하지 않았느냐"라며 "법인세 같은 경우는 해외 투자 유치 때문에 사활적 문제가 돼있고, 의장께서 중재안을 냈지만 1% 인하 갖고는 이웃 대만의 20%, 싱가포르의 17%와 경쟁하기 어려워 저희들이 선뜻 못 받는 상황"이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30분 정도의 회동을 마친 여야 원내대표는 "빠른 시간 안에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자고 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합의 시점을 밝히진 않았다.
#김진표 #박홍근 #주호영 #예산안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4. 4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5. 5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