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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대결에서 웃은 크로아티아, 대회 3위로 '유종의 미'

[2022 카타르 월드컵 3, 4위 결정전] 크로아티아 2-1 모로코

22.12.18 10:06최종업데이트22.12.1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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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일 만에 다시 마주한 맞대결에서 웃은 팀은 크로아티아였다. 크로아티아가 이번 대회 첫 선발출전한 오르시치의 결승골에 힘입어 모로코를 꺾고 월드컵을 3위로 마무리했다. 

크로아티아가 18일 자정(한국시각)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3, 4위 결정전 모로코와의 경기에서 2대 1 역전승을 거뒀다. 이와 함께 크로아티아는 3위, 모로코는 4위로 이번 월드컵을 마치게 됐다.  
 

크로아티아의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가 1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 에르살 훈련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오는 17일 모로코와 2022 카타르 월드컵 3위 결정전을 치른다. ⓒ 연합뉴스

 
오르시치의 결승골로 승리한 크로아티아

지난달 23일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맞대결을 펼친 두 팀은 90분 동안 지지부진한 공격력 속에 0대 0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바 있다.   

그리고 20여일이 지나 3, 4위 결정전에서 다시 마주한 두 팀은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격을 펼친다. 먼저 웃은 팀은 크로아티아였다. 전반 6분 프리킥 상황에서 로브로 마예르가 올려준 볼을 이반 페리시치가 헤더로 내주자 이것을 요십 그바르디올이 헤더골로 연결하면서 크로아티아가 리드를 잡았다.   

모로코도 물러서지 않았다. 1분 뒤 프리킥 상황에서 하킴 지예흐가 올려준 볼이 크로아티아 마예르 머리에 맞고 흐르자 이것을 아슈라프 다리가 놓치지 않고 득점에 성공하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동점골 이후 잠시 소강상태로 이어지던 경기는 크로아티아의 주도 속에 진행됐다. 페리시치와 미슬라프 오르시치가 포진한 왼쪽 측면 공격이 살아난 크로아티아는 이를 통해 전반 18분 페리시치가 올려준 크로스를 안드레아 크라마리치가 헤더 슛으로 연결한 데 이어 24분 루카 모드리치의 중거리 슛이 나오는 등 유의미한 공격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전반 42분 결실을 맺는다. 마테오 코바치치가 상대 볼을 컷트해 내며 이어진 공격 기회에서 마르코 리바야가 패스를 내주자 이것을 오르시치가 반대편 포스트를 노리고 감아찬 슈팅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하면서 크로아티아가 리드를 잡은 채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 접어들자 모로코 왈레드 레그라귀 감독은 일리야스 샤이르와 아제딘 우나이를 투입해 공격과 중원의 변화를 통해 볼 점유율을 늘려가면서 경기 주도권을 가져갔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수비진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후반 19분 아슈라프 다리가 근육 경련을 호소하며 교체아웃 됐고, 또 한 명의 센터백 자와드 엘 야미크 마저 부상으로 아웃되면서 수비형 미드필더 소피앙 암라바트가 센터백으로 내려갔다. 이어 교체카드 5장마저 모두 사용하면서 전술운용에 차질을 빚게 됐다.  

그럼에도 모로코는 포기하지 않았다. 우나이 투입 이후 중원에서 원활하게 볼 전개가 이뤄지면서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한 모로코는 엔 네시리를 중심으로 하킴 지예흐, 일리아스 샤이르, 안나스 자를리가 측면에서의 움직임을 통해 기회를 만들어나가면서 동점골을 노렸다.

그렇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후반 31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엔 네시리가 헤더 슛으로 연결했으나 크로아티아 리바코비치 골키퍼 선방에 막힌 데 이어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지예흐의 중거리 슛과 엔 네시리의 헤더 슛 모두 골대를 넘어가면서 동점골 기회를 놓친 모로코는 결국 한 골차 패배를 받아들이게 됐다.

의미있는 기록 속에 아쉬움도 남겨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기적과도 같았던 준우승을 차지했던 크로아티아는 준우승 멤버 다수가 떠나면서 이번 대회에선 전력 약화속에 그때와 같은 퍼포먼스를 보이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리고 이는 조별리그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캐나다와의 2차전을 4대 1로 승리했지만 모로코, 벨기에와의 경기에선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를 선보이지 못한 크로아티아는 자칫 조별리그 탈락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벨기에와의 최종전에서 벨기에 로멜루 루카쿠의 골 결정력 부재속에 0대 0 무승부를 거두고 1승 2무의 성적으로 모로코에 이은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16강에 진출하자 크로아티아의 저력이 빛을 발했다. 일본(16강), 브라질(8강)과의 경기에서 먼저 선제골을 내줘 끌려가는 경기를 펼쳤지만 포기하지 않고 곧바로 동점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승부차기로 끌고 간 크로아티아는 리바코비치 골키퍼의 선방속에 승리를 거두면서 지난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월드컵 4강진출이란 결실을 맺었다. 비록 4강에서 아쉽게 아르헨티나에게 0대 3으로 패해 2회 연속 결승진출에는 실패했지만 4년전의 기억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크로아티아는 새로운 얼굴들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골키퍼 리바코비치는 비록 아르헨티나전 3실점이 아쉬웠지만 일본(16강전), 브라질(8강전)과의 승부차기를 비롯해 매 경기 뛰어난 선방능력을 선보이면서 크로아티아의 4강진출을 이끌어냈다.  

요시프 그바르디올의 존재감도 컸다. 도마고이 비다, 데얀 로브렌 등 지난 대회 준우승을 이끌었던 수비수들의 노쇠화와 새로운 얼굴들의 활약에 불확실성으로 인해 수비진의 리스크를 안고 있었던 크로아티아였지만 마스크 투혼을 선보인 그바르디올의 활약 속에 안정적인 수비라인을 구축하면서 답답하던 공격에 비해 한결 나은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그바르디올은 모로코와의 3, 4위 결정전 선제골을 비롯해 대회 내내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이번 대회 강력한 영플레이어상 수상자로 손꼽히게 됐다.  

아쉬움이라면 공격진에서 파괴력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마리오 만주키치 은퇴 이후 확실한 해결사가 사라진 크로아티아는 안드레이 크라마리치(2골), 브루노 페트코비치(1골)가 득점을 터뜨렸지만 확실히 무게감이 떨어지는 모습이 대회 내내 눈에 띄었다. 이는 결국 크로아티아가 4강에 올랐음에도 무려 3경기에서 무득점을 기록하는 등 매 경기 답답한 경기를 선보이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  

크로아티아에게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팀의 주장이자 에이스인 루카 모드리치의 마지막 월드컵이란 점에서 의미가 큰 대회였다. 이 대회를 3위로 마무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는데 성공한 크로아티아는 향후 크로아티아를 이끌어갈 선수의 존재감 속에 만주키치의 뒤를 이을 최전방 공격수 발굴이란 과제를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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