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청년들, 지역을 바꾸는 에너지로 만들고 싶었죠"

청년들을 규합해 지역 문제 해결 나선 MTS 황근하 대표

등록 2022.12.20 10:05수정 2022.12.2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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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를 준비하고 있는 MTS 멤버들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는 MTS멤버들 ⓒ 이은하

 
통계청이 지난 14일 발표한 2022년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실업률이 5.7%이다. 전체 실업률 2.3%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청년 실업이 심각하다는 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7∼8년 전부터 사회적 기업이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대전광역시 대덕구 오정동 한남대학교 교정에 위치한 MTS 사무실에서 만난 황근하 대표는 공동체 활동을 하다 사회적 기업 창업을 한 28세 청년이다. 황 대표는 사회적 기업 창업 이유를 "진로와 연관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년 활동가들이 먹고살기가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사회적 기업 할 생각을 못 했어요. 취업을 더 마음에 두고 있었죠."

그러던 그가 사회적 기업에 몸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 4학년 무렵, 우연히 대전광역시 대덕구 공동체 지원센터에서 공모한 공동체 지원 사업을 하게 됐다. 청년들이 나서 대덕구를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자고 결의를 다졌다.

마을 사람들을 모아 대전광역시 대덕구 오정동 88번 길 카센터 벽에 벽화 그리는 일을 기획했다. 빨간, 파란, 분홍 페인트를 사용해 분주하게 그림을 그리는 마을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만발했다. 전문가가 아닌데 주민들이 벽화 작업에 참여할까? 우려하던 목소리가 적지 않았지만,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용기를 얻은 청년들은 어린이날 체험행사를 기획했다. 카센터 옆에 자동차를 탄 청년들의 모습을 디자인했다.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도 마련했다. 황 대표는 청년들이 펼친 마당에서 마을 주민들과 아이들이 모여 깔깔 웃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뿌듯함을 느꼈다. 그는 대전시에서 소외받는 지역이라는 대덕구의 특성에 주목했다.

"이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소외감을 많이 느껴요. 청년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들을 묶어 지역을 바꾸는 에너지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공동체 활동을 하면서 협업의 기쁨의 느낀 황 대표는 한국사회적기업 진흥원이 주관하는 사회적 기업가 육성 사업에 참여해, 2020년 MTS를 창업했다.

서구, 유성구 등 대전의 다른 지역에 비해 오래된 역사를 지닌 대덕구에는 옛 이야기들이 많다. 대청댐 수몰민 이야기가 대표적인 예이다. MTS는 청년들을 모아 지역의 이야기를 발굴하여 영상 제작을 한다. 영상 제작 교육을 해달라는 지역 주민들의 수요가 많아 지난해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이곳에서 영상 제작 교육을 한다.

MTS는 대전광역시에서 만든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가 대전의 중심지인 유성구 도룡동에 위치해 지리적으로 멀어 이용하지 못했던 노인들과, 오후 6시까지만 운영돼 이용할 수 없었던 직장인과 청년들에게 영상 제작 교육과 장비 임대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최근에는 MTS가 제공하는 모든 콘텐츠를 메타버스로 제작하는 걸 고민하고 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생각처럼 안 되는 부분이 틀림없이 생겨요. 사회적 기업은 이윤 창출 외에도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공동의 가치를 갖고 활동하는 경제 공동체예요. 일반 기업들보다 협업이 잘 되는 편이에요."

엉킨 실타래마냥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던 일을 여러 사람과 머리 맞대어 해결할 때마다 느끼는 희열 덕분에 계속 사회적 기업을 운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영이 어려워요. 직원들 월급 주고 나면 제가 가져갈 수 있는 월급은 얼마 안 돼요. 그래도 이 일을 재밌게 하고 있어요. 보람 있잖아요."

그는 지난해 청년 영화제를 떠올리며 함박웃음 지었다. 청년 영화제에서 대상을 차지한 작품은 채식과 관련된 영화를 뮤지컬 방식으로 푼 것이었다. 배우들이 무대에서 내려와 관람객들에게 우리 땅에서 지은 채소를 팔았다. 뮤지컬 방식의 영화 상영과 세일즈가 결합된 새로운 방식은 관객들의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청년들을 7포 세대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비관하지 않아요. 연봉 많은 직장이 최선은 아니죠. 결혼도 그래요. 집 등이 없으면 결혼 못 한다, 그거 아니거든요. 함께 할 동반자가 있느냐 없는냐 문제인 거죠."

한국노동연구원의 정홍준 부연구위원이 <세계와 도시>15호에 기고한 "청년 실업 사회적 기업에 거는 기대"에 따르면, 호주가 사회적 경제를 통해 청년실업을 해소한 사례는 여러 측면에서 눈여겨 볼만한 하다. 특히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을 강조하는 점은 배워야 할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기업가 정신이란 기업조직이 꾀하는 새로운 아이디어, 이른바 혁신을 의미한다. 혁신적인 기업조직은 위험을 감수한 도전으로써 새로운 것을 창출할 힘을 얻는다. 따라서 이전 세대보다 새로운 지식으로 무장한, 가능성이 풍부한 청년들에게 적절한 사업방식이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사회적 협동조합 세상만사에 게재됩니다.
#사회적기업 #청년실업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 #MTS #대전광역시대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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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밥 대표이자 구술생애사 작가.호주아이오와콜롬바대학 겸임교수, (사)대전여민회 전 이사 전 여성부 위민넷 웹피디. 전 충남여성정책개발원 연구원. 전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 여성권익상담센터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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