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2막 여는 그녀들, 인생은 아름다워라

색초롱그림회 12인 초대전, 남해도서관 갤러리 '꿈길'서 이달 30일까지 열어

등록 2022.12.26 17:12수정 2022.12.2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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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3일부터 30일까지 남해도서관 갤러리 `꿈길`에서 `인생은 아름다워라` 전을 여는 색초롱그림회 회원들과 그림을 지도해준 이진만(맨 오른쪽) 작가. ⓒ 남해시대


"나의 어린 시절 꿈을 내 나이 오십 즈음에 이룹니다"(표일순), "하고 싶었던 그림을 그리는 이 시간들이 너무 행복합니다"(이희자), "그림 공부, 나의 노년 황금기에 좋은 길동무가 되길"(이삼순), "그림을 그리는 벗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참 좋습니다"(최인옥), "보고 듣고 생각하는 것들이 그림이 되어 춤추면 좋겠어요"(김미경)...    

그림으로 아름다운 인생 2막을 여는 12명의 그녀들이 있다. 그녀들의 그림전시회 '인생은 아름다워라'가 경상남도교육청남해도서관(관장 류지앵) 갤러리 '꿈길'에서 개막했다. 이달 13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그 표제처럼 작고 소박하지만 아름답게 기억하는 인생의 굽이굽이를 표현한 그림들로 채워져 있다. 


65세 전후 여성작가들의 인생 그림

이번 전시회에 출품한 12명의 작가는 '단풍이야기'의 고창선, '엄마 냄새'의 김미경, '환희심'의 김점숙, '몽환도'의 박순미, '모과별'의 엄성화, '행복'의 이삼순, '연꽃예찬'의 이화제, '그리움'의 이희자, '착각'의 지만심, '작은 세상'의 최인옥, '화가의 정원'의 표일순, '흔적'의 황인수씨다. 65세 전후의 연령대로 각자 살아온 삶이 다르고 요양보호사, 간호사, 농부, 상담사, 미술강사 등 하는 일도 다르지만 그림을 좋아하고 다빈미술학원 이진만 원장에게 그림을 배운다는 공통점 하나로 '색초롱그림회'로 뭉쳤다.

지만심씨의 작품 '착각'은 그녀의 유별난 소 사랑에서 나왔다. 지극정성으로 키우는 소들 중 한 마리가 새끼를 낳았다. 그런데 다른 어미 소가 자기 새끼인 줄로 착각하고 돌보는 걸 진짜 어미 소는 멀뚱히 지켜보고 있는 장면을 기가 막히게 포착하고 그림에 담았다. 

한춤을 하는 이삼순씨는 화방사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했을 때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자신의 뒷모습을 누군가 사진으로 찍어줬다고. 그 모습과 휘영청 밝은 달 아래서 아들의 취업과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모아 '행복'을 그렸다.

그런가 하면 이희자씨는 앵강다숲의 꽃무릇을 붉디붉은 '그리움'으로 덧칠하고, 김미경씨는 어린 시절 옹기에 장 담그시던 어머니를 떠올리며 '엄마 냄새'를 맨드라미 피어있는 뒤뜰 장독대에 담아냈다. 


이희자씨는 "처음에는 우리가 전시회를 할 거란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그림 열심히 그리다가 칠순 생일에나 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올해가 가기 전에 한번은 전시회를 하자는 이진만 원장님 제안 덕분에 연말에 좋은 추억 하나 만들게 됐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미경씨는 "학교 다닐 때 그림 과제가 제일 싫었고 그림을 못 그린다고 생각했는데 이진만 원장님의 권유로 시작한 그림을 통해 제 마음을 표현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한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프로 작가들의 작품은 아니지만, 삶에서 끄집어내 정성껏 그림에 담은 진솔한 이야기는 한 해를 돌아보고 또 내년 한 해를 기대하는 연말 도서관을 찾는 이들에게 감동과 위안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남해도서관 갤러리 '꿈길'은 올 한해 동안 8차례의 그림책 원화 전시, 10차례 지역작가 초대전을 진행하며 이번 색초롱그림회의 '인생은 아름다워라' 전으로 2022년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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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심 작가의 `착각` ⓒ 남해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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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삼순 작가의 `행복` ⓒ 남해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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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자 작가의 `그리움` ⓒ 남해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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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작가의 `엄마 냄새` ⓒ 남해시대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남해시대에도 실렸습니다.
#인생2막 #여성 #그림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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