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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쌓아두면 똥, 흩어버리면 거름"... 어른이란 무엇인가

MBC경남 다큐 <어른 김장하> 1부 31일, 2부 1월 1일 방송... '아름다운 기부' 김장하 선생 조명

등록 2022.12.29 11:25수정 2022.12.2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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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경남은 다큐 <어른 김장하>를 방영한다. ⓒ MBC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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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초대, 인터뷰도 거부... 평생 번 돈 기부한 어른의 한 마디 http://omn.kr/22399

"돈을 쌓아두면 똥이 되지만 흩어버리면 거름이 된다"고 말하며 평생 한약방을 하면서 번 돈으로 '아름다운 기부'를 해온 김장하(78, 호 남성 南星) 선생이 방송을 탄다.

MBC경남(사장 이우환)이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피디 김현지)를 2부로 제작해 올해 마지막 날과 새해 첫날 아침에 방영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스스로 어떤 어른으로 성장해야 하는지 고민을 던져주는 다큐멘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사 측은 "그동안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던 김장하 선생의 발자취를 담았다"며 "한평생 남을 위해 살아온 김장하 선생의 삶을 주변인의 목소리로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상은 김장하 선생의 생애사에 주목하기보다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그의 활동을 조명했다. 사재를 들여 명신고등학교를 설립하기 전부터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거나 여성인권운동에 앞장서는 등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일화도 소개된다.

김장하 선생은 19세에 한약사 시험을 통과, 한약방을 운영하며 번 돈으로 지역의 인권, 문화, 역사를 위해 헌신해온 진주의 큰어른이다. 명신고등학교를 지어 국가에 헌납하고, 형평운동기념사업회, 옛 <진주신문>, 남성문화재단을 비롯한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거액의 금액을 후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사정이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김 선생에게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몇 명인지 그 숫자를 헤아리지 못할 정도이다.

김장하 선생은 1963년부터 아호를 따서 붙인 남성당한약방을 경남 사천에 이어 진주에서 60여 년 운영해 왔고, 지난 5월말 문을 닫았다.

김 선생은 평생 언론사 인터뷰를 잘 하지 않았다. 이에 제작진은 김 선생 본인이 아닌 주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김현지 피디는 "이 취재가 완벽하지 않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장하 선생 스스로 자신의 업적을 모두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며 "그가 후원한 장학생의 정확한 규모 등은 아직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장하 선생과의 제대로 갖추어진 인터뷰 역시 없다"고 했다.

이어 "대신 김장하 선생에게 도움받은 인물 30여 명의 증언을 통해 그의 공적과 영향력을 재구성했다"며 "장기간의 취재를 토대로 자연스럽게 담긴 김장하 선생의 모습은 지금껏 어느 언론에서도 담아내지 못한 장면들이다"고 덧붙였다.

김 피디는 "'돈은 모아두면 똥이 되지만 흩어버리면 거름이 된다'라고 말하는 김장하 선생은 꾸준히 선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인물이지만 자신의 선행에 대한 어떠한 보답도 요구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태도는 꼰대를 혐오하는 시대, 공동체에 필요한 진짜 어른이란 누구인가를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다큐에는 '김장하 장학생'이었던 '예쁜꼬마선충' 전문가인 이준호 서울대 교수(자연과학)와 우종원 일본 사이타마대 교수(경제학), 조해정 부산대 교수가 출연해 당시 이야기를 하면서 '평생 은인'이라며 인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준호 교수는 "주변에 김 이사장에 대해 소개하면 처음에는 다들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해정 교수는 "김장하 이사장께서는 학생운동이나 민주화운동 한 학생들한테 '그것도 사회에 기여하는 길'이라며 존중해 주셨다"고 했다.

또 명신고 교사로 인연이 있는 이달희 전 교사와 허기도 전 경남도의회 의장 등이 출연해 학교 운영의 일화를 들려준다. 이달희 전 교사는 "김장하 이사장께서는 1983년 학교 준공식 때 '학교가 본궤도에 오르면 국가헌납하겠다'고 선언했고 그것을 실천했다"며 "돈이 많은 사람이라기 보다 뜻이 있는 사람이다"고 평했다.

전교조 해직 사태 때 명신고에서는 교사를 해직할 수 없다고 했던 일도 소개된다. 김 선생은 학교를 운영하며 '친인척을 쓰지 않는다', '교사 채용에 돈을 받지 않는다', '권력에 굽히지 않는다'는 3가지 원칙을 정했다고 한다.

이달희 전 교사는 "하루는 국회의원이 김 이사장에게 당시 채용하기로 했던 교사를 언급하면서 잘 봐 달라고 했던 것 같다. 다음 날 김 이사장이 그 교사의 합격을 무효로 하라고 했던 일화도 있었다"고 했다.

이밖에 영상에는 여태훈 진주문고 대표, 고능석 극단 현장 대표, 김석봉 전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등이 나온다.

MBC경남은 31일 오전 9시(1부), 새해 1월 1일 오전 8시30분(2부)에 나눠 다큐멘터리를 방송한다. 이날 유튜브 채널(엠키타카)를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으며, 설날(구정)에 맞춰 전국 방영을 추진하고 있다.
#다큐 <어른 김장하> #MBC경남 #남성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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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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