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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황령산 전망대·케이블카, 도시계획위 문턱 넘어

부대 의견 달아 수정 의결, 환경시민단체는 비판 성명 등 반발

등록 2022.12.29 11:40수정 2022.12.2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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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황령산에 추진하고 있는 25층 전망대 조감도. ⓒ 부산시

 
한차례 제동이 걸렸던 부산 황령산 봉수전망대, 로프웨이(케이블카) 사업이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의 문턱을 넘었다. 지난달 30일 재심의 결정이 내려진 지 한 달여 만의 변화다. 첫 단추를 끼웠지만 지역사회의 반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격론 끝에 심의 통과... 그러나 계속되는 반발

29일 부산시에 따르면 하루 전 '황령산 유원지 조성계획 변경결정안'이 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다. 지난달 30일 도시계획위는 첫 심의에서 충분한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단 이유로 사업보완을 요구한 바 있다. 시 도시계획국 관계자는 "위원회가 다시 제출한 안을 검토해 수정 의결했다"며 "이후 결과를 관련 부서에 통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도시계획위는 변경결정안을 처리하는 대신 여러 의견을 쏟아냈다. 케이블카 진입도로 안정성 확보와 환경훼손 최소화 방안 강구, 공공기여 방안 협의, 전망대 안전 관련 검토, 건축 심의 전 자문 등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사실상 조건부로 심의를 통과한 셈이다.

시가 도시계획위에 제출한 안은 부산의 대표적 도심 녹지이자 허파로 불리는 황령산을 개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간사업자인 대원플러스그룹은 사업비 2천억 원 투입해 2025년까지 25층 높이의 전망대, 로프웨이 등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발맞춰 황령산 접근·편의성을 높이고, 동서관광축을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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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심의 허파로 불리는 황령산에 흉물로 남아있는 실내 스키돔 스노우캐슬. 사업자 부도와 타업체 인수 이후 10여 년 째 방치되어 있는 상태다. 최근 대원플러스그룹와 부산시의 황령산 전망대, 로프웨이(케이블카) 조성 관련 업무협약으로 다시 개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 김보성

 
도시계획위 이번 결정으로 시는 후속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담당 부서인 시 공원정책과 관계자는 "앞으로 도시공원위원회와 환경영향평가, 건축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야 한다"며 "실제 사업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역 시민단체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결과"라며 바로 대응에 나섰다. 도한영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운영위원장은 "도심 허파 역할을 하는 녹지 정상부에 대규모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을 올리고, 수백 미터 로프웨이를 개발하는 게 과연 맞느냐"며 "황령산을 파헤치는 일은 개발만능주의의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환경·시민사회단체들은 시민공론화 과정과 찬반의사 확인 등을 요구하는 별도의 입장문도 내기로 했다. 여기엔 과거 랜드마크, 관광 등을 강조한 엘시티 개발과 황령산을 비교하는 내용까지 담는다. 도 위원장은 "이날 부산환경회의, 부산시민연대 등 연대체 두 곳이 공동 성명을 내기로 했다. 관광을 빙자한 상투적 개발논리, 책임지지 않는 행정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참여연대도 문제점을 언급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추가 터널에 전망대 등 유원지까지 황령산 난개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관광이나 경제성을 얘기하지만 부산 시민 전체 보다는 일부 기업을 위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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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동 걸린 부산 황령산 25층 전망대 사업 http://omn.kr/21u11
-
'부산의 허파' 황령산 정상에 전망대, 케이블카? http://omn.kr/20mwu
-
부산 황령산 개발 본격화, 공론화는 http://omn.kr/21tiv  
#황령산 개발 #로프웨이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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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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