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확인한 성토용 토양의 모습. 성분을 알 수 없는 흙으로 성토작업 중이었다. 결국 시료를 떠서 분석을 맡겼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결국 현장에서 공사업체 사장의 동의를 구하고, 사장이 보는 앞에서 시료를 떴다. 다른 공사장 등의 폐기물 등으로 성토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였기 때문에, 시료에 대한 전문적 분석을 맡기기 위해서였다. 약 2주 뒤 결과가 나올 시료 분석에서 만약 중금속과 시멘트 성분 등이 나오게 된다면, 이게 단지 의심인지 아니었는지 밝혀질 것이다.
한편 관련해 환경영향평가 사후관리를 맡고 있는 대구지방환경청 환경평가과의 입장을 물었다. 5일 통화에서 대구환경청 담당자는 "만약 그런 흙으로 성토했다면, 문제가 있어 보인다. 지금 현장 방문을 준비하고 있으니 조만간 현장에 가서 확인하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멸종위기종 수달 서식처 파괴, 세륜시설 설치도 없이 먼지 등 오염물질을 날리면서 공사차량이 드나드는 문제에 대해서 그는 "현장에 가서 언급한 부분들을 일일이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조치를 취하겠다. 조금 기다려 달라"고만 답했다.
뿐만 아니라 환경영향평가 협의의견서에는 공사현장이 철새도래지이기 때문에 "철새도래기 및 야간공사, 운영으로 곤충, 조류를 비롯한 생태계 교란이 우려되므로 철새도래기 공사 및 운영, 야간공사 및 조명설치는 지양하여야 함"이라고 되어 있지만, 천연기념물 큰고니와 큰기러기 ,비오리 같은 철새들이 속속 도래하는 이 민감한 시기에도 공사는 그대로 별다른 대책 없이 그대로 강행되고 있었다. 환경부 대구지방환경청의 엄격한 사후관리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하천은 원래 자연의 것... 야생동물과의 공존이 필요한 이유
하천은 원래 강의 영역이고, 야생동물들의 서식지가 있는지라 각 지자체에서 강에 손을 댈 때는 그들의 생존을 고려한 개발이 진행돼야 하는 게 필수적이다. 기후위기 등 장기적으로 고려해 봐도 인간을 위한 개발은 최소한으로 유지하면서, 자연과의 공존을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금호강의 둔치는 지금 대부분 사람들에 편리한, 인간의 욕심을 채우는 편의시설로만 채워지고 있다. 이미 10개 넘는 많은 수의 파크골프장이 지어졌고 거기에 야구장과 축구장, 주자장, 수영장까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금호강 대구구간에서 이제 남은 둔치는 거의 없다. 이로 인해 야생생물들이 머물던 서식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공사현장 바로 인근에서 목격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큰고니. 이처럼 겨울철새들이 도래하는 시기에는 공사를 지양하라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공사는 대책 없이 강행되고 있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하천관리권이 이제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일원화되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환경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야생동식물들의 최후의 보루가 바로 환경부이기 때문이다.
환경부가 그 존재이유를 제대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먼저 낙동강 하천점용허가를 내어주는 주체인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정확한 실사에 기반해 허가를 내줘야 할 것이고, 이에 환경영향평가의 주체인 대구지방환경청의 엄격한 평가가 수반돼야 할 것이다. 적어도 각 자체에 의해서 무차별적으로 하천공사가 행해지는 이곳 금호강에서는, 더욱더 그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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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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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책' 금호강 개발 공사 현장... 환경부는 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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