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베이징의 한 병원 응급실 복도에서 환자가 침대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내가 교류하는 중국 현지 거주 한국인 사업가들과 중국인 친구들은 'NO한국 운동'을 아느냐 물어보니 이구동성으로 "처음 들어본다"고 답했다. 중국 인구는 공식적으론 14억 명(2022년 10월 기준)이 넘는다. 인구 수가 워낙 많기에 내가 접촉한 사람들의 말을 '중국 여론'이라고 잘라 말할 순 없지만, 적어도 출처가 불분명한 소셜미디어 계정의 말들을 인용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중국인을 상대로 자영업을 하는 A씨는 5일 필자와의 대화에서 "중국에서 NO한국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국 언론 기사를 보고 알았다"면서 "항저우에선 그런 이야기를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위드 코로나' 정책이 실시된 후, 환자가 급증해 사람들이 전혀 외출을 하지 않아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힘든 기간을 겪었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상황이 좀 좋아지면서 가게를 찾는 손님이 위드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광동성에 거주하며 제조업을 하는 사업가 B씨도 "NO한국 운동은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업체와 중국 기업 사이의 사업상 관계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또 "최근 중국에 코로나 확진자가 크게 늘어났는데, 중국사람들은 지금 자신과 가족의 건강문제에 신경쓰느라 바쁘다. 그 외에 다른 일에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다"고도 말했다.
부분을 전체로? 일부 한국 언론의 확실하지 않은 보도들
중국 내 한국인만 'NO한국 운동'을 모르는 건 아닐까? 필자가 중국에서 생활을 하면서 오랫동안 교류한 중국사람 C씨는 "최근에 '한국 상품 불매 운동'이나 '한국 여행 가지 말자' 같은 이야기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라며 "혹시나 해서 중국 바이두와 웨이보를 검색해 봤는데, 2017년과 2020년 관련 자료가 검색됐다"라고 말했다.
실제 필자도 한국 언론에 인용 소개된 중국 소셜미디어 속 말들을 찾아봤다. 한국 인터넷 매체인 <더리포트>는 지난 4일 중국 내 NO한국 운동을 소개하면서 한 중국인 네티즌이 "奥密克戎是一场全世界范围的病毒,中国也是受害者(코로나는 전세계적인 바이러스고, 중국도 피해자다)"라면서 한국에 불만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해당 게시글을 찾아보니 한국을 대상으로 불만을 표시한 게 아니라 모로코의 방역 강화 조치를 비난한 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