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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지 않는 민주당 지지도, 그 원인 셋

[김봉신의 여론감각] 지금처럼 하면 민주당은 승리? 과연 단언할 수 있을까

등록 2023.01.08 18:12수정 2023.01.0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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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필자는 2022년 하반기 '더불어민주당 지지도는 왜 오르지 않나'라는 질문을 자주 접했다. 나름 성실하게 답하려 노력했고, 여론조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할 수 있게 글로 정리해 이 연재 중 하나로 올렸다. 정리하자면 거대 양당에 대한 국민적 비호감 정서가 매우 강화돼 있는 현실이고, 이는 문재인 전 정부와 윤석열 현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더블딥(double dip)의 충격으로 작용한 탓이 있다는 결론이다.

그런데 필자는 지난해 연말에 민주당의 지지도가 생각보다 위험한 상태에 있다고 분석했다. 연초에 새롭게 등장한 중대선거구제 도입 이슈 등은 나중에 분석하기로 하고, 일단 지금까지 여론조사에서 확인한 위험 징후 세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검찰 수사에 의한 하방압력의 상존

한국갤럽이 올해 첫 조사(2023년 1월 3~5일 진행)의 정당지지도를 기존 결과와 연결해 보여준 차트는 아래와 같다. 참고로 1월 1주 민주당 지지도는 33%를 기록했다(국민의힘은 35%). 필자가 빨강 점선 사각형으로 강조한 부분을 눈여겨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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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 정당 지지도 추이(1월 1주) 한국갤럽이 2023년 1월 6일 발표한 조사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내에서 대등한 지지도를 보였다. ⓒ 한국갤럽


이번 정부 출범 이후, 2022년 8월 1주에 민주당이 얻은 39% 지지도를 제외한다면 10월 2주의 38%란 지지도는 민주당 입장에선 고무적인 수치다. 사실 이때 민주당 지지자는 40% 선을 상향 돌파해주길 기대했을 수 있겠다. 그런데 결과는 10월 3주에 5%p 하락한 33%였다. 오차범위 내 변동이긴 하지만, 30% 후반에서 초반으로 내려앉은 것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다.

당시 10월 2주와 3주 사이에 있었던 사건은, 민주연구원 김용 부원장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와 당직자들의 저지였다. 언론에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시도와 충돌이 연일 등장하면서 민주당 지지도는 한국갤럽 기준 5%p나 하락한 것.

만일 이때 검찰의 압수수색이 없었고, 그래서 민주당이 민생 행보에 더 공력을 쏟을 여력이 됐다면? 어쩌면 40%선을 돌파하고 여당과 오차범위를 벗어난 우위를 보일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될 수 없었다는 현실은, 검찰 수사에 의한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둘째, 윤 대통령 소극 부정 평가자 재분류 결과 보수 우세 전환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에서 부정률이 50%를 넘고 때로는 60%도 넘기도 하니 당장은 아니더라도 큰 선거에선 민주당 중심의 야당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보는 독자가 많다. 그러나 필자의 분석에 의하면 이런 전망은 낙관편향(optimism bias)일 수 있다.

객관 정세에 대한 주관적 낙관편향이 지나치게 확산되면, 선거 등 큰 캠페인을 준비하는 데 있어 '전략적 나르시시즘'에 빠지게 된다. 때론 진영 내 지지자 다수에게 '집단극단화현상'을 촉발해 종국에는 패배하게 된다.

그래서 필자는 현재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는 국정 수행 긍정 vs. 부정 비율을 보는 방법을 하나 공개하고자 한다. 먼저, 아래는 전국지표조사(NBS)의 12월 5주 국정 수행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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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 윤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추이(12월 5주) 전국지표조사 2022년 12월 5주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률은 34%였다. 그런데 챠트 아래의 표를 보면 적극/소극을 나눈 결과를 볼 수 있다. ⓒ NBS

 
차트 아랫부분 표에서처럼, 대부분의 여론조사는 국정수행 평가를 적극 긍정, 소극 긍정, 소극 부정, 적극 부정 등 4점 척도로 설문을 해서 적극과 소극을 묶어서 긍정 vs. 부정으로 보여준다. NBS도 다르지 않다. 그런데 사실 필자는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한 결과, '잘못하는 편'이라는 소극 부정 평가자(위의 표에서는 24%)는 '매우 잘못하고 있다'라는 적극 부정 평가자와는 매우 다르다고 본다.

가끔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여론조사 결과의 통계표 중 국정수행 교차변수를 긍정 vs. 부정으로 묶어서 보여주지 않고, 4점 척도를 그대로 보여주는 업체가 있다. 그 교차변수에 따르면 소극 부정 평가자와 적극 부정 평가자는 다른 부류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어떤 특정 현안에서 두 부류에서 응답 분포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단순하게 본다면 적극 부정 평가자는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할 것 같아 보이지만, 소극 부정 평가자 중에서는 10명 중 3명만이 민주당을 선택할 것 같다.

그래서 필자는 위의 NBS 차트를 4점 척도와 함께 표로 구성했다. 그리고 소극 부정 평가자를 7대 3으로 보수 vs. 진보로 재분류해서 어디가 우세할지를 확인했다. 다음의 표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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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 국정 수행 평가 추이(소극 부정층 재분류 포함, 12월 5주) 전국지표조사의 국정 평가를 좀 더 세밀하게 보기 위해, 소극 부정 평가자를 7:3으로 재분류했다. ⓒ NBS

 
복잡한 표가 아니다. 적극 긍정(a)와 소극 긍정(b)를 합해 '긍정', 소극 부정(c) + 적극 부정(d)을 합해 '부정'으로 발표하던 지표에서, 소극 부정 평가자를 7:3으로 재분류한 후에 다시 합산한 결과다.

어떤가. 지난 열 번의 조사에서 모두 부정률이 우세했지만, 선거를 앞두고 분산될 확률을 단순하게 반영하면 사실상 진보와 보수는 대등했다. 그리고 12월에는 보수 우세(오차범위 밖)로 전환됐다.

과반의 부정률에 섞여 있는 보수 진영 이탈자가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을 찍으리라고 기대하면 안 된다는 분석이다.

셋째,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아직 진행형

필자는 민주당이 여당인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실과의 정책 경쟁에서 승리한다고 해서 앞길이 탄탄하게 보장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금 더불어민주당의 가야 할 길은 과거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극복하는 데서 시작해야 할 수도 있어서 더 어렵지 않나 하는 전망이다. 다음 조사결과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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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 정책 분야별 적임 정당(11월 1주) 2022년 11월 1주에 발표된 NBS 조사결과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부동산에서는 국민의힘에게 매우 심하게 열세를 보였다. ⓒ NBS

 
2022년 11월 1주 NBS가 발표한 위의 결과를 보면, 주요 6개 분야별로 적임 정당을 묻는 설문에서 민주당이 '복지' '방역' '양극화 해소' 등 3개 정책 분야에서는 우위를 보였고, '남북/안보'와 '고용'은 국민의힘과 오차범위 내에서 대등했다. 그러나 '부동산 정책'에서는 국민의힘에 열세를 보였다. 무려 18%p 격차다.

필자는 민주당이 과연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전면적 피보팅(pivoting, 전환) 없이 큰 선거에서 국민의힘에게 승리를 거둘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을 갖고 있다. 위의 차트는 이런 궁금함에 실마리를 준다. 3개 분야에서 우세를 점하지 못했던 국민의힘이 부동산에서의 우세에 힘입어 대선과 지선에서 승리했다는 점은 곱씹어봐야 한다.

한 가지 더 생각해본다면, 2022년 11월 4주 한국갤럽 조사에서 광주·전남 거주자 중 민주당 지지도가 직전 조사 대비 19%p 하락했다. 오차범위가 ±9.6%p이니 오차범위를 벗어난 변동은 아니다. 상당히 큰 하락 폭이다. 물론 그다음 주에 회복됐지만, 놀라운 변동이었다. 

한국갤럽 11월 4주 조사는 11월 22~24일 진행했는데, 그 직전에 종부세 고지서가 발송됐고, 광주는 전국에서 종부세 신규 납세자 최대 증가를 보였다고 한다. 지난 정부의 부동산 관련 트라우마가 민주당 텃밭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본 것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략과 노선이 필요

필자가 정리한 위의 세 가지 모두 지금 민주당 지도부가 감당하기 쉽지 않은 외생변수일 수 있다. 주체 역량으로 통제를 할 수 없는 변수가 30% 초반대로 지지도에 하방압력을 행사할 때, 과연 당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는 혜안이 없으면 가늠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지만 필자는 앙상한 1987년 체제가 주는 차악 경쟁의 '꿀물'에 지금까지처럼 의존적이어선 미래가 밝지 않다는 점 정도는 감지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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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1월 1주) 조사 개요]
의뢰처: 자체조사 / 조사기관: 한국갤럽 / 조사기간: 2023년 1월 3~5일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 / 조사방식: 무작위 생성(RDD, 무선 95%, 유선 5%) 전화면접조사 방식 /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 응답률: 9.6%

[전국지표조사(12월 5주) 조사 개요]
의뢰처: 자체조사 / 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ㆍ케이스탯리서치ㆍ코리아리서치ㆍ한국리서치 / 조사기간: 2022년 12월 26~28일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0명 / 조사방식: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조사 방식 /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 응답률: 15.6%

[한국갤럽(11월 4주) 조사 개요]
의뢰처: 자체조사 / 조사기관: 한국갤럽 / 조사기간: 11월 22~24일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 / 조사방식: 무작위 생성(RDD, 무선 90%, 유선 10%) 전화면접조사 방식 /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 응답률: 9.7%

[전국지표조사(11월 1주) 조사 개요]
의뢰처: 자체조사 / 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ㆍ케이스탯리서치ㆍ코리아리서치ㆍ한국리서치 / 조사기간: 2022년 10월 31일 ~ 11월 2일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 / 조사방식: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조사 방식 /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 응답률: 16.0%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및 해당 조사기관 홈페이지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 김봉신씨는 메타보이스 대표이며 조원씨앤아이 부대표입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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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보이스(주) 이사 여러 여론조사 기관에서 근무하면서 정량조사뿐 아니라 정성조사도 많이 경험했습니다. 소셜빅데이터 분석과 서베이의 접목, 온라인 정성 분석의 고도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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