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공동체연구회’ 전국운영위원 워크숍 참가자들이 연구회 대표 손우정 교수의 수업 컨설팅을 듣고 있다.
강부미
2022년 자신의 수업에서 실천한 교육과정 재구성 사례를 공유한다. 나의 한해 수업 여정을 동료들에게 열고, 성찰하는 시간이다. 어려웠던 수업을 함께 고민하고, 아이들이 잘 배운 수업을 기꺼이 나눈다. 2023년 나의 수업을 위한 심호흡의 시간이다.
2023년 새 학기가 다가온다.
아이들에게 우리는, 나는 어떤 수업으로 어떤 실력을 길러줄 것인가?
모르는 것을 '배운다는 것'은 '대화한다는 것'임을 아는 실력
대화의 시작은 듣는 것이고, 듣는 귀를 열어 친구 말을 들을 줄 아는 실력
그리고 그 듣는 일이 세상 무엇보다 즐거운 일임을 알아차리는 실력
"괜찮아, 너의 생각을 편하게 말하면 돼." 머뭇거리는 친구를 기다려주고, 그 기다림을 즐길 줄 아는 실력
"나도 잘은 모르지만, 혹시 이거 아닐까?" 자기 생각을 다정하게 표현하는 실력
"이거 어떻게 하는 거야?"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당당하게 묻는 실력
그 당당하게 묻는 것이 자신을 삶의 주인공으로 만드는 중요한 연습임을 아는 실력
"이거 왜 그럴까?" 어려운 과제에 의문을 갖고 성큼 들어가서 탐구하는 실력
대화와 질문과 탐구가 협력의 다른 이름임을 알고 협력의 장에서 몸과 마음이 이완되는 실력
친구와 대화하고, 텍스트와 대화하고, 종국에는 자기 자신과 대화할 줄 아는 실력
오늘 수업의 배움을 자기 삶으로 과감히 끌어들여 자기 인생의 탐구 주제를 찾아내는 실력
더 근원적인 질문에 천착하여 내 삶의 프로젝트를 만들고 수행하는 실력
배움의 장에서 친구의 어려움이 눈에 들어오고 잔잔한 도움을 주면서 기쁨을 느끼는 실력
자신의 삶에 당당하고, 내 곁의 친구도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온 정성을 다해 도와주는 실력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 오늘 수업 뭔가 좋았어요. 고마워요"라고 따뜻한 말을 건넬 줄 아는 실력 등등...
그런 실력이기를 바란다. 그런 실력이어야 한다. 그런 정도의 실력이라야 이 거친 세상에 아이들의 미래를 마음 놓고 맡길 수 있지 않을까?
나는 교사다. 내가 하는 일은 수업이다. 내가 펼치는 한 시간의 수업은 세상 그 무엇보다도 존엄하다고 믿는 교사다. 아이들이 자신을 한 인간으로 존엄하게 세울 수 있는 것은 수업이라고, 배움이라고 믿는 교사다. 이제 선명해진다. 교육청에 내걸린 '다양한 실력이 미래입니다'의 의미가 무엇인지.
1년 동안 사회 수업으로 만났던 아이들이 졸업식 전날, 졸업 앨범에 사인을 해 달라고 찾아왔다.
"선생님, 그거 아세요? 우리 사회 수업, 조금 많이 괜찮았어요."
"선생님, '대화하라! 대화하라! 대화하라!' 그게 뭔지 이제 좀 알 것 같아요."
"선생님, 중학교 가서도 '대화하라! 탐구하라! 협력하라!' 그거 잘할게요."
"선생님, 아무튼 사회 수업 좋았어요. 아시죠? 우리 수업 좀 멋졌어요."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설화님의 그림동화 <슈퍼 거북>, <슈퍼 토끼>를 다시 읽고, 아이들의 '진짜 실력'을 키워줄 다음 학기 수업을 멋지게 디자인해야겠다. '한 명의 아이도 배움에서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는 수업 철학을 나누는 연구회 선생님들과 함께.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광주광역시 초등수석교사, <가르침을 멈추니 배움이 왔다>, '배움의공동체 연구회' 회원으로 아이들, 선생님들과 즐겁게 배우고 있습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