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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승 KB' 깨어난 디펜딩 챔피언의 '최강콤비'

[여자프로농구] 25일 삼성생명전 38득점20리바운드 합작, KB 3연승 질주

23.01.26 10:35최종업데이트23.01.2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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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가 접전 끝에 적지에서 삼성생명을 꺾고 3연승을 내달렸다.

김완수 감독이 이끄는 KB 스타즈는 25일 용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22-2023 여자프로농구 4라운드 삼성생명 블루밍스와의 원정경기에서 79-75로 승리했다. 올스타전 이후 후반기에 열린 3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낸 KB는 4위 신한은행 에스버드와의 승차를 3.5경기, 3위 삼성생명과의 승차를 4경기로 줄이며 후반기 대반격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7승13패).

KB는 김민정이 72.7%의 필드골성공률을 과시하며 20득점5리바운드로 맹활약했고 포인트가드 허예은도 34분을 소화하며 9득점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KB팬들을 기쁘게 했던 선수들은 따로 있었다. 바로 지난 시즌 KB의 두 번째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최강콤비' 박지수와 강이슬이 38득점20리바운드10어시스트를 합작하면서 지난 시즌의 위용을 되찾은 것이다.

강이슬 영입으로 활짝 열린 KB의 전성기
 

골밑에 박지수가 없으면 외곽에 있는 강이슬의 위력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KB는 지난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뽑으면서 여자프로농구 역사상 최고의 대형 유망주로 불리던 분당 경영고의 센터 박지수를 지명했다. 박지수는 루키 시즌에 신인왕, 3년 차 시즌에 역대 최연소 정규리그 MVP에 선정되면서 KB의 기대대로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다. KB는 박지수가 첫 MVP 타이틀을 따낸 2018-2019 시즌 6번의 준우승 끝에 프로 출범 후 첫 통합우승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우리원에 이어 박지수를 중심으로 한 KB의 독주시대가 열릴 거라던 농구팬들의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KB는 2019-2020 시즌 우리은행과 선두를 다퉜지만 코로나19로 시즌이 조기종료 되는 바람에 준우승을 기록했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폐지된 2020-2021 시즌에는 박지수가 생애 두 번째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지만 정작 챔프전에서는 정규리그 4위 삼성생명에게 2승3패로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결국 박지수 혼자만의 힘으로 왕조시대를 열기엔 부족함이 있다고 판단한 KB는 2020-2021 시즌이 끝나고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FA시장에서 연봉 총액 3억9000만원을 투자해 WKBL 최고의 슈터로 꼽히는 강이슬을 영입한 것이다. 골밑의 지배자 박지수와 4시즌 연속 3점슛 1위에 빛나는 최고의 외곽슈터 강이슬의 만남. '여자프로농구 역사상 최강'으로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콤비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물론 영입 초기에는 각각 KB와 하나원큐에서 절대적인 에이스로 활약했던 박지수와 강이슬이 과연 잘 공존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 수 년간 호흡을 맞춰온 두 선수는 KB에서도 발군의 호흡을 자랑하며 팬들의 우려를 씻어냈다. 특히 이적생 강이슬이 새 팀에서 에이스 자리에 욕심을 내지 않고 박지수를 중심으로 한 KB의 색깔에 잘 녹아 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박지수는 2021-2022 시즌 두 시즌 연속으로 득점과 리바운드 부문 1위를 차지하며 '백투백 MVP'에 선정됐고 강이슬 역시 득점 3위와 함께 3점슛 부문에서 5시즌 연속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박지수와 강이슬이라는 최고의 콤비가 맹활약한 KB는 정규리그 30경기에서 25승을 따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BNK 썸에게 2연승, 우리은행에게 3연승을 거두며 통산 두 번째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박지수의 합류 후 3연승, 기적 노리는 KB
 

박지수는 최근 3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KB의 3연승을 견인했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20대 중반의 나이에 이미 WKBL의 '정점'에 오른 박지수와 박지수의 완벽한 조력자 강이슬이 버틴 KB는 한 동안 상대가 나오기 힘들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렇게 KB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뒤를 잇는 왕조의 건설을 꿈꿨고 많은 농구팬들은 두 선수가 건강을 유지하는 한 KB의 왕조 건설은 시간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농구팬들이 유일한 변수로 여겼던 건강문제는 예상보다 일찍 찾아왔다.

박지수는 작년 비시즌 국가대표 일정을 소화하던 중 공황장애 증상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됐고 시즌 시작을 함께 하지 못했다. 강이슬은 과거 하나원큐 시절처럼 다시 약체팀의 외로운 에이스가 됐고 KB는 박지수가 없는 13경기에서 2승11패에 그치며 하나원큐와 최하위를 다투는 신세로 전락했다. 박지수는 작년 12월17일 하나원큐전을 통해 코트에 복귀했지만 이미 그 시기가 늦은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박지수는 코트 복귀 후 조금씩 출전시간을 늘려 갔지만 KB는 박지수 복귀 후 4경기에서 2승2패에 그치며 '박지수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하지만 올스타 브레이크로 3주간 휴식과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KB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3연승을 거두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리고 KB의 상승세에는 다시 골밑을 장악하기 시작한 박지수와 '박지수 효과'로 인해 득점력이 살아난 강이슬의 맹활약이 있다.

KB의 공격은 박지수가 상대수비를 모아 직접 득점을 올리거나 비어있는 동료를 찾아 슈팅기회를 만들면서 시작된다. KB는 25일 삼성생명전에서도 박지수가 수비를 끌어 모은 후 상대적으로 수비가 느슨해진 강이슬과 김민정의 슈팅을 통해 리드를 잡아 나갔다. 이날 슈팅시도가 8번에 불과했던 박지수는 14개의 리바운드로 센터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고 대신 강이슬이 림과 가까운 쪽에서 차곡차곡 득점을 올리며 27득점을 수확했다.

KB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3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여전히 5할 승률까지는 6승이 부족하다. 그리고 이미 4라운드까지 일정을 마친 KB에게 남아있는 정규리그 경기는 단 10경기에 불과하다. KB가 봄 농구 티켓을 따내기 위해서는 남은 10경기에서 중위권 팀들을 모두 잡아내고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KB가 자랑하는 '최강콤비' 박지수와 강이슬이 지난 시즌의 위력을 되찾는다면 KB의 봄 농구 진출도 결코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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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신한은행 2022-2023 여자프로농구 KB 스타즈 강이슬 박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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