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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주저앉히기 역풍, 결국 안철수가 웃는다?

[이슈] 나 전 의원 지지 누구에게 갈지 주목..."수도권 당협 위원장들 선택 중요"

등록 2023.01.26 15:27수정 2023.01.2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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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남소연


'나경원 표'는 누구에게 향할까.

나경원 전 의원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출마를 포기했다. 이로써 집권여당의 차기 당권구도는 김기현·안철수 양자대결로 굳혀지는 모양새다. 다만, '나경원 불출마'로 득을 볼 후보가 누구인지는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당 안팎에선 나 전 의원을 지지했던 당심이 '정통 보수'를 표방한 김기현 의원에게 옮겨갈 것이란 예측이 두드러졌다. 나 전 의원에 대한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 그룹의 거친 압박이 그런 예측의 결과물이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뒤의 분위기는 기존 예측과는 다르다. 대통령실 등의 '나경원 주저앉히기'의 역풍, 그리고 총선 승리를 위한 수도권 강화 명분 등이 힘을 얻으면서 안철수 의원에게 표심이 향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김기현 "나경원과 만남? 진행되는 거 전혀 없다곤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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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기현, 윤상현 의원이 마주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에 따라 YTN이 25일 발표한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 22~23일 국민의힘 지지층 784명(응답률 7.7%)를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면접을 통해 물은 결과다. 김기현 의원 25.4%-안철수 의원 22.3%-나경원 전 의원 16.9% 순이었다. 김 의원과 안 의원 간의 격차는 오차범위 내로 누구도 승부를 장담하지 못한다(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5%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에 대해 한 국민의힘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해당 조사에서 나 전 의원을 택한 '16.9%'를 주목했다. 대통령실·친윤 쪽의 압박과 출마 여부에 대한 장고 등으로 김기현·안철수 의원 쪽으로 일부 지지층들이 이탈하고도 남은 결과물로, 소위 나 전 의원에 대한 '적극적 지지층'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였다. 

그는 그러면서 "나 전 의원이 가진 수도권 강점을 살려서 다음 총선에서 이겨야 한다는 염원을 가진 표심, 나 전 의원을 (권력투쟁의) 피해자로 만들었다고 보는 (친윤 그룹에 대한) 반감 등이 작용해 결국 안철수 의원에게 '나경원 표'가 옮겨갈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고 전망했다. 


YTN의 같은 조사에서 실시한 김기현-안철수 양자대결 결과를 보더라도 '나경원 표'의 값어치는 더 크게 올라간다. 안철수 의원은 양자대결 조사에서 49.8%를 얻어, 김기현 의원(39.4%)을 오차범위 밖인 10%p 이상 앞섰다. 김 의원 입장에선 위와 같은 위험 부담을 지지 않기 위해선 과반 이상 득표해 안 의원과의 결선투표 가능성을 없애는 게 최선이다. 또 이를 위해서라도 나 전 의원의 지지가 절실하다. 

김 의원은 이러한 맥락에서 나 전 의원에게 '연대 러브콜'을 연일 보내고 있다. 그는 나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 직후 "나경원 전 대표와 함께 손잡고 멋진 화합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6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한 인터뷰에서도 "저하고 나경원 대표하고는 2019년 여름부터 늦은 가을까지 광화문에서 '내로남불 정권, 민주당 정권'을 타도하자고 그렇게 외치면서 싸워왔던 같은 동지"라면서 "뿌리를 같이 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나 전 의원과 만날 용의가 없느냐'는 질문에 "지금 진행되는 것이 전혀 없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이라며 물밑 대화를 시사 하기도 했다. 

"수도권 당협위원장들, 공천 또는 총선승리 고민 중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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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가 열렸다. 이날 신년인사회에는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하지만 나경원 전 의원은 25일 불출마 선언 직후 "앞으로 전당대회에 있어 제가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은 없다"면서 다른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는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나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압박에 의한 결과물인 점을 감안할 때, 그의 '침묵'은 김 의원에겐 다소 불리한 해석을 낳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오마이뉴스>에 "애초에 김기현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도로 영남당'으로 이미지가 굳혀진다는 걱정도 있었고, 인지도가 워낙 낮아서 총선에선 불리하게 작용할 거란 우려가 있었다"며 "그럼에도 '윤심'으로 대동단결해서 밀어붙인 건데, 지지율이 이렇게 밖에 안 나온다는 건, 당원들도 상식선에서 계산을 해보고 있다는 시그널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우리 정치권에서 국회의원이라고 하더라도 정치적인 소신이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며 "전부 공천에 목 매달아가지고 있으니 그쪽 분위기와 80만 명이 되는 전체 당원의 분위기는 다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 자체는 우리 당원이라면 모두가 똑같다"면서 "총선 승리를 위해서 수도권과 중도층, 젊은 층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당 대표가 되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안 의원에게 보다 많은 '나경원 표'가 옮겨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도권을 대표하는 당권주자들의 연대, 이른바 '수도권 연대'의 불씨가 남아있단 것도 변수다. 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을 지역구로 하는 윤상현 의원과 경기 성남시분당갑을 지역구로 하는 안철수 의원은 그간 '총선 승리를 위한 수도권 표심'을 강조하면서 울산 남구을을 지역구로 하는 김기현 의원과 대립각을 세워 왔다. 

특히 윤상현 의원은 나 전 의원의 불출마 기자회견 직후 "당원들의 축제가 되어야 할 전당대회에서, 나 전 의원에 대한 초선의원들의 집단 린치 사태까지 발생했다"며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선 반드시 수도권 승리를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김기현 의원에 줄곧 대립각을 세워왔다는 점은 미뤄봤을 때, '수도권 승리'를 명분으로 안철수 의원과 연대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셈이다.

실제로 수도권 당원 조직을 얼마나 끌어오느냐도 3.8 전당대회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이에 대해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사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경기·서울 등 수도권의 당협위원장들 대부분이 원외라는 점"이라며 "(그 사람들이) 대통령실의 마음과 다른 선택을 해서 총선 공천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그것보단 당이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선택은 무엇일까를 고민할 텐데, 그런 표들이 어디로 결집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경원 #안철수 #김기현 #윤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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