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92년과 1926년에 건축된 성당의 모습
성공회 서울성당의 안내판
성당 100주년을 기념해 재건축 논의가 진행되던 때 영국에서 없어진 것으로 알려졌던 원설계도가 어느 영국 관광객에 의해 렉싱턴 지역 도서관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설계도를 복사해 와서 재착공한 결과 1996년 현재 모습으로 완공되었다.
원래 터에 초대성당을 지은 지 100년을 훌쩍 넘겼고 같은 건물로 착공한 지 74년 만이다. 레고 조립하듯 하루하루 화강암을 쌓아 '입체 십자가 성당'을 완성해 가는 과정을 지켜본 교인들은 얼마나 감격했을까? 100여 년 전 첫 삽을 떴던 이들의 기도가 현재 교인들의 기도와 맞닿았다.
건물 뒤편으로 가니 한옥을 차용해 지은 사목관이 있다. 성당을 감싸안은 모양새로 원호를 그리는 배치다. 뜰 한편에 1987년 6월 항쟁 기념비가 있다. 1987년 6월 10일 이곳 종탑에서 민주대표들이 종을 쳐서 6월 시위의 불길을 당긴 곳이다.

▲ 성당 뒤에서 성당을 감싸안듯 위치한 사목관
김상희
국내에서 가장 기품있는 로마네스크 성당으로서 이제는 문화재가 된 이곳의 관람법은, 먼저 성당 주변과 내부를 둘러본다. 그런 다음 성당에 이웃한 전망대 세실마루로 가보자. 십자가의 평면 구조를 오롯이 볼 수는 없지만 성당의 정측면의 전체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선물한다. 건물 벽체의 색을 비교해 새로 올린 부분을 추정해 봐도 재미있다. 성당 주차장에 위치한 카페 그레이스에서 차 한잔 하며 감상의 여운을 즐겨도 좋겠다.
한국에도 있는 멋진 성당 건축물
성공회의 로마네스크양식 성당이 더 궁금하다면 인천의 내동교회를 찾아가 보길 권한다. 선교 초창기 조선인들에게 이질적이었을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성공회가 고민한 흔적에 관심이 더 간다면 강화도 성공회 성당을 추천하고 싶다. 이곳은 서양 양식에 한옥을 가미한 게 아니라 아예 한옥으로 지은 성당이다. 노아의 방주를 형상화한 한옥 건물에 바실리카 양식의 성당을 앉힌 곳이다.

▲ 한국 최초의 성공회 성당인 인천의 내동 성공회성당(1890년 건축)
김상희

▲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정면4칸, 측면10칸, 1900년 건축)
김상희

▲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의 내부
김상희
유럽의 도시를 가면 시내 관광의 절반은 성당 구경이다. 사그리다 파밀리아처럼 웅장하고 경외로운 성당이 많다. 그러나 해외 유명 성당 못지않은 한국적인 개성과 아름다움을 갖춘 성당 건축물이 뜻밖에도 가까이에 적지 않다. 혹 덕수궁이나 시청 광장으로 간다면 잠시 멈추어 고개를 두리번거려보라. 오렌지톤의 성당이 보석처럼 빛을 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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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가면 절반은 성당 구경... 한국에서도 가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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