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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관 있는데... 1000억 들여 박정희 숭모관 건립한다는 구미시

건립자문위원회 구성 후 건립 방향 논의... 시민단체 "혈세 낭비, 우상숭배 안돼" 비판

등록 2023.01.30 17:55수정 2023.01.3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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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시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테마공원. ⓒ 조정훈

 
경북 구미시가 1000억 원을 들여 박정희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숭모관을 건립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구미시는 박 전 대통령의 철학과 뜻을 기리고 생가를 방문하는 추모객들에게 품격 있는 추모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박정희 대통령 숭모관' 건립을 본격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박 전 대통령 생가에 있는 추모관은 협소하고 비탈길에 위치하고 있어 방문객들의 불편과 안전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위치를 변경해 건립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오는 2월 각계의 전문가를 중심으로 '박정희 대통령 숭모관 건립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5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타당성 조사와 숭모관 규모, 형식 등 건립방향에 대한 논의를 거치기로 했다.

자문위는 박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제례실 등이 들어갈 숭모관을 건립할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거친 후 건립 실시용역을 진행하고 본격 건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박정희 대통령 추모관이 너무 협소해 방문자들이 불편을 호소해왔다"며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숭모관 규모와 건립비용 등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거쳐 국비와 도비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박 전 대통령의 뜻을 기리기 위해 연간 20만 명이 방문하고 누적 방문인원 525만 명에 이르는 추모관을 고인의 원대한 뜻을 새기고 그 위상에 맞도록 확대 건립하겠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박 대통령의 고향 도시의 책무와 도리를 다하고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 박정희대통령생가를 연계한 관광인프라를 구축해 대한민국 대표 관광명소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구미지역 진보단체들은 "1000억 원이 넘는 혈세를 들여 박 전 대통령 관련 사업을 했지만 혈세 낭비에 불과했다"며 또 다시 많은 예산을 들여 숭모관을 짓는 것은 또 하나의 우상숭배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박 전 대통령 생가 외에도 50억 원을 들여 조성한 민족중흥관, 870억 원이 들어간 새마을테마공원, 160억 원을 들여 만든 박정희 역사자료관이 있는데도 1000억 원의 혈세를 들여 숭모관을 짓겠다는 것은 세금낭비라는 지적이다.

김명찬 구미참여연대 사무국장은 "구미에는 이미 박정희를 기념하는 기념물과 공간이 차고 넘치도록 많다"며 "콘텐츠를 보더라도 대부분이 겹치는데 숭모관을 짓겠다는 것은 혈세만 낭비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김영덕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시지회장도 "김장호 시장이 취임한 후 경제가 우선이라며 숭모관 건립 공약을 취소한다고 했다"면서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왕산 허위 선생의 동상도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숭모관 건립을 이해할 수 없다. 운영위를 소집해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희 숭모관 #구미시 #박정희 #구미참여연대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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