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가장 유명하고 멋진 성

효고현 히메지 성을 찾아서

등록 2023.02.01 16:21수정 2023.02.0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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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8일 오후 일본 효고현 히메지에 있는 히메지 성에 다녀왔습니다. 일본에는 역사적으로 크고 작은 성이 수만 곳에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남아있는 성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하고 멋진 성으로 히메지 성이 있습니다. 히메지 성이 멋지고 유명한 것은 규모나 생김새 그리고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도 아직까지 원래 모습이 남아있다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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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지성은 히메야마 산 위에 지어졌지만 산이 높지 않아서 ?평지성입니다. 히메지 역에서 바라다본 히메지 성입니다. 약 1.5 킬로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 박현국

 
일본 성은 대부분 상징적인 건물로 천수각이 있습니다. 이곳은 가장 높은 곳으로 최고 지배자가 기거하는 곳이며 최종 방어 거점이기도 합니다. 대부분 적군에게 공격을 당하면 이곳을 없애거나 불을 질러서 승리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일본 여러 성 가운데 오래 전 천수각이 남아있는 곳은 '12 천수'라고 해서 12곳에 남아있습니다. 히메지 성은 이 '12 천수'에 들어있습니다. 마츠모토 성 천수각과 더불어 두 곳 밖에 없는 '5층 천수각'입니다.

일본 문화재 연구자들의 조사와 연구 결과, 가장 멋진 성을 선정하여 국보로 지정했습니다. 이것을 '5국보 성'이라고 하는데 히메지 성은 이 5 국보에 들어있습니다. 1992년 유네스코에서는 세계문화유산 기준을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1993년 일본도 세계문화유산을 선정하는데 첫 번째가 호류지 지역의 불교 건조물이고, 두 번째가 이곳 히메지 성이었습니다. 이처럼 히메지 성은 일본 사람이 자랑하는 문화재이면서 역사적인 건축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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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지성은 남동에서 북서쪽으로 길게 이어져있습니다. 천수각에 이르는 긴 건물과 벽에 칠해진 흰색이 학이 날개를 펼친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백조성이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 박현국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가 중국과 한반도를 거처서 일본에 들어와 일본 사람들의 정신 문화를 지배했습니다. 호류지(법륭사) 절 불교 문화 유적지는 그 정신 문화의 상징이자 발상지입니다. 히메지 성은 일본 안에서 여러 영웅들이 생겨 자신의 규모와 능력을 과시하면서 투쟁을 벌여온 역사적 상징물입니다

일본 성은 출입문에서 천수각에 이르는 긴 공간에 여러 가지 방어나 공격 시설을 갖추었습니다. 모두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그런데 히메지 성은 방어나 공격 시설을 공 들여서 만들었고, 그 시설이 오랜 세월 잘 보존되어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히메지 성도 역사적으로 여러 번 해체 수리를 거쳤습니다. 지금도 히메지 성 아래에는 일본 성곽 연구 센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히메지 성은 처음 히메야마라는 산 위에 지었습니다. 이 산 등성이에는 돌을 쌓아서 석축을 세우고, 둘래에는 해자를 둘러서 방어 시설을 만들고 한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천수각을 지었습니다. 입구에서 천수각에 이르는 공간에 복도 건물을 두르고, 건물 벽에는 흰색으로 꾸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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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지성은 사카이 가문과 혼다 가문이 깊이 관련되어 있다고 하여 두 가문 장식이 꾸며져 있기도 합니다. ‘괭이밥’과 ?‘세잎 접시꽃’을 모티프로 만들어졌습니다.? ⓒ 박현국

 
이 거대한 히메지 성 모습이 날개를 펼친 백조와 같다고 해서 백조성이라는 별명이 붙여지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방문객이 입구에서 천수각까지 이르는 복도는 100간 240미터이며 계단 들을 지나 천수각까지 이르는데 15분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일본 전통 무늬나 건물 양식, 짓는 법이나 꾸미는 방식들을 엿볼 수 있습니다.


히메지 성 둘레에는 해자가 둘러쳐져 있습니다. 둘레는 모두 공원으로 꾸며져 있고,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성 둘레 아래쪽 어디에서나 천수각을 올려 볼 수 있습니다. 천수각이 놓인 히메야마 산은 해발 40미터로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주위 평지에서 올려다보는 천수각의 위엄이나 위용은 전혀 손색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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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지성 북동쪽 뒤쪽에서 올려다본 천수각입니다. 성을 감싸고 전체가 석축이나 나무로 둘러쳐져있습니다. ⓒ 박현국

 
오래 전 이곳 히메지에 성이 지어지기 시작한 것은 1333년 가마쿠라 남북조시대 무장 아카마츠 노리무라가 히메야마에 성채를 쌓으면서입니다. 이후 여러 지배자들고 무장들에 의해서 개수와 증축이 이어지고 계속되면서 지금 모습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이곳에 큰 성이 지어지고, 증개축을 반복하면서 전해진 까닭은 이곳 히메지의 풍요와 번영이 가져다준 결과물입니다.

히메지는 둘레 여러 곳에 강이 있고, 강 주변에 논이 넓어서 농산물이 풍부한 곳입니다. 그리고 히메지는 항구를 끼고 있습니다. 이곳 히메지 항구는 일본 세토나이카이 내해의 가장 안쪽으로 바다의 물고기를 비롯한 해산물이나 간장, 소금 등 수산 가공품들이 들어오는 통로였습니다. 

히메지는 농산물과 수산물이 모여드는 집산지였습니다. 그리고 동서남북 사통팔달 교통이 발달하여 사람들이 오고가는 교차지였습니다. 이러한 물질적인 풍요와 지역적인 특성으로 히메지성과 같은 큰 성이 지어지고, 유지되며 발전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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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지 성은 천수각을 중심으로 석축이 쌓여있고, 둘레 해자와 출입하는 문 들도 큰 돌을 쌓아서 지은 곳이 여러 곳에 있습니다. 사진은 히메지성 뒤쪽 시미즈문입니다. ? ⓒ 박현국

 
참고 누리집> 히메지시 관광나비, himeji-kano.jp, 2023.1.30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히메지 성 #백조성 #효고현 #평지성 #천수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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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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