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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맛' 없는 YTN 남겨둬야"... YTN 사영화에 언론학자들 '반대'

1일 언론학회 세미나... "YTN 사영화되면 정파적 보도 많아질 수도" 우려

등록 2023.02.02 11:40수정 2023.02.02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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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주주인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YTN 지분 매각을 결정하자,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준공영방송인 YTN이 보수언론과 재벌 기업에 넘어갈 경우 ‘언론의 공공성’이 사적 이익에 침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유성호


공기업들이 YTN 지분 매각을 결정하면서 대기업 자본들이 잇따라 매각 의향을 밝히는 가운데, 언론학자들은 YTN의 공적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한국언론학회는 지난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지속가능한 저널리즘 생태계와 보도전문채널의 역할'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선 'YTN 사영화'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뤄졌다. 학자들은 YTN 주요 주주인 공기업(한전 KDN, 한국마사회)들이 지난해 YTN 지분을 민간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나온 'YTN이 대기업 손아귀에 넘어가는 것 아니냐' 우려에 대체로 동의했다.

발제를 맡은 홍원식 동덕여대 교수는 우선 보도전문채널로서 YTN이 해왔던 역할을 높게 평가했다. 홍 교수는 "YTN은 형식적 객관주의를 보이는 보도의 특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보도전문채널로서 중립회된 영역을 제공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면서 "(각종 조사에서 나온) YTN 신뢰도도 오랜 역사 속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순위를 유지하고 있고, 최근에는 신뢰도 평가가 더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공기업들의 YTN 지분 매각 결정에도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경제>가 실제로 YTN 지분을 사들일 경우, 방송법에 위배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했다.

그는 "YTN 주요 매각 대상 후보로 언급되는 곳이 한국경제인데 현대, 삼성 등 대기업들이 소유한 대기업에 가까운 언론사"라면서 "한국경제에 매각된다면 자산 10조 이상 대기업의 보도전문채널 지분을 제한하는 방송법과 정면 충돌한다"고 강조했다.l

이어 토론에 나선 언론학자들도 YTN이 공기업 소유 구조를 유지하면서, 균형적 보도를 이어가는 것이 언론 생태계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민간 자본에 매각된다면 보도 방향도 자본, 정치 논리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진우 국민대 교수는 "YTN의 객관적인 보도 경향이 우리 저널리즘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언론들이 정치 세력의 압박 때문에, 당파적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면, 그렇지 않은 언론이 하나라도 더 있는 것이 언론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영화된다면 시장 압박이 늘 것이기 때문에 자극적 콘텐츠를 만들고 당파적 콘텐츠를 만드는 쪽으로 변하게 될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YTN이) 공영 위치를 유지하는 것이 그런 영향으로부터 벗어나는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라고 밝혔다.

"매운 맛 없는 YTN 보도, 언론 생태계에 중요 역할"

백영민 연세대 교수도 "(유튜브 등) 뉴미디어, 정치적 성향이 강한 언론들에서 나오는 보도들을 보면 과연 이걸 보도라고 할 수 있느냐(고 비판할 수 있다)"라면서 "한국의 언론들은 과도하게 매운 맛 보도들이 많은데, 매운 맛의 특징은 선호하는 사람에겐 좋을지 모르나, 그렇지 않은 사람에겐 호의적 평가를 받기 어렵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YTN 보도는 매운 맛이 없는 게 맛이다, 적어도 맛이 없는 밋밋한 맛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 (언론사) 자원 하나 정도는 남겨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유용민 인제대 교수도 "YTN은 어떤 정파적 언론이나 유튜브 미디어들이 일으키는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고 비교적 온건하고 객관적인 뉴스를 통해서 정파적 상업주의를 채택하지도 않고 있다"며 "하지 말아야 될 거를 안 하는 측면에서는 YTN의 저널리즘이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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