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정 원장에 의해 재탄생한 백운옥판차의 상표인. 백운옥판차는 우리나라 최초의 차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강진 백운동과 월출산의 옥판봉을 버무려 지은 이름이다.
이돈삼
다산의 제자가 된 이시헌은 당초 약속대로 해마다 차를 만들어 스승 정약용에게 보냈다. 약속은 다산이 죽은 뒤에도 후손들에 이어져 100년 동안 계속됐다. 이시헌과 다산은 월출산 옥판봉 아래 백운동정원에서의 만남을 계기로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맺었다.
"다산에게 차는 그냥 음료가 아니었습니다. 약이었어요. 한약재 만드는 방식을 응용해서 만든 떡차를 주로 마셨습니다. 다산의 차에 대한 지식이 강진에서 제다기술로 실용화된 거죠." 지난 1월 27일 만난 이현정(51) 강진 이한영차문화원 원장의 말이다.
이시헌은 다산에게서 차 만드는 법을 배웠다. 이시헌은 이흠에게, 이흠은 이한영에게 차 제조법을 전수했다. 이한영은 우리나라 최초의 차 브랜드인 '백운옥판차(白雲玉版茶)'를 선보였다. 강진 백운동과 월출산의 옥판봉을 버무려 지은 이름이다. 일제강점기 때 우리 땅에서 수확해 만든 차에 우리 상표를 붙인 것이다.
이한영의 대를 잇고 있는 사람이 이현정 원장이다. 이 원장은 이한영의 고손녀이다. 그의 말이 계속된다.
"다산에 의해 완성된 차 만드는 기술은 다신계를 통해 강진에서 지속됐습니다. 다신계는 찻잎 채취와 제다의 공동생산, 차밭 관리와 제다법의 표준화로 우리 근현대 차산업의 단초를 마련한 거죠. 다신계 결성 이후 강진에서 차의 생산과 판매가 분리되면서 근대적 개념의 차산업이 시작된 것이고요. 다신계의 전통이 강진에서 지속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