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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왜 펩시티에 강할까

[EPL] 토트넘 홋스퍼, 맨체스터 시티에 1-0 승리... 해리 케인 200호 골

23.02.06 14:41최종업데이트23.02.0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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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케인 ⓒ 로이터/연합뉴스

 
토트넘이 또다시 '대어' 맨체스터 시티를 잡았다. 토트넘의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은 EPL 역대 세 번째로 200호 골 고지를 밟으며 기쁨이 두 배가 됐다.
 
6일(한국 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경기에서 토트넘은 전반 15분에 나온 케인의 선제골에 힘 입어 1대0으로 승리했다. 맨시티의 실수를 틈타 역습에 나선 토트넘은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가 넘어지면서 연결한 패스를 케인이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면서 상대 골망을 갈랐다. 토트넘은 이로써 지난달 20일 맨시티 원정에서 당했던 2-4 역전패를 2주 만에 설욕했다.
 
케인은 이 골로 통산 267골을 기록해 1950~1960년대 최고 골잡이로 군림한 구단의 레전드 지미 그리브스(266골)를 제치고 토트넘 역사상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렸다. 케인은 프로 데뷔전을 치른 2011년부터 이날까지 토트넘에서만 공식전 415경기에 출전, 정규리그에서 200골, 컵 대회에서 22골, 유럽 클럽 대항전에서 45골을 넣었다.
 
또한 케인은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선배 공격수들인 앨런 시어러(260골)와 웨인 루니(208골)의 뒤를 이어, EPL 역대 세 번째 리그 200호 골의 주인공이 됐다. 시어러가 441경기, 루니가 491경기가 필요했던 것과 비교하여 케인은 불과 304경기 만에 대기록을 달성하여 '역대 최소경기 200골' 기록도 세웠다. 케인은 빠르면 올시즌 내에 역대 2위 루니의 통산 골기록을 추월할 가능성도 높다.

케인과 '영혼의 단짝'으로 불리는 손흥민은 이날 공격포인트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특유의 폭발적인 돌파와 예리한 슛으로 맨시티 문전을 여러 차례 위협하며 최근 살아나고 있는 경기력을 증명했다.
 
올시즌 내내 기복이 심했던 손흥민은 지난달 24일 리그 풀럼전에서 도움, 29일 프레스턴과의 FA컵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다. 강팀인 맨시티를 상대로도 특유의 빠른 속도와 공간침투를 활용하여 상대를 괴롭히는 모습은 지슬럼프와 안면 부상을 당하기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간 듯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등 현지 언론에서도 손흥민에게 평점 7점을 부여하며 케인과 함께 맨시티 격파에 앞장선 손흥민의 기여도를 인정했다.
 
특히 이날 경기는 토트넘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지난 1일 담낭염 수술로 벤치를 비운 가운데, 스텔리니 수석코치의 대행 체제로 치러진 위기 상황을 딛고 강적 맨시티를 잡았다는 점에서도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토트넘은 케인과 손흥민 등이 주축 선수들이 자리잡은 2010년대 중반 이후 EPL의 신흥 강호로 부상했지만 유독 우승과는 아직 인연이 없다.
 
반면 맨시티는 막대한 자본력과 스타군단을 앞세워 펩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이후로만 리그 4회 우승 등 총 11개의 우승 트로피를 쓸어담으며 명실상부하게 EPL과 유럽을 대표하는 강호로 올라섰다. 토트넘은 2016-2017시즌을 마지막으로 맨시티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한 적이 없다. 객관적인 전력과 위상 면에서 양팀의 격차는 뚜렷하다.
 
하지만 천하의 '펩시티'도 토트넘만 만나면 유독 고전을 면치 못했다. 토트넘은 최근 4년간 맨시티와의 대결에서 6승 1무 5패로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2018-2019시즌 UCL(유럽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는 접전 끝에 골 득실차로 맨시티를 탈락시켰고, 지난 2021-2022시즌에는 리그에서 유일하게 맨시티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는 '더블'을 달성하는 등 여러 차례 맨시티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달 20일 경기에서는 비록 토트넘이 역전패를 당하기도 했지만 전반에만 먼저 두골을 뽑아내서 리드를 잡는 보기 드문 장면이 나오며 맨시티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주제 무리뉴-누누 산투-콘테 감독과 임시 대행체제까지 여러 감독을 거치면서도 모두 맨시티전에서 이긴 경험이 있다. 
 
특히 안방에서는 그야말로 맨시티의 '천적'이었다. 토트넘은 이날 경기를 비롯하여 홈에서만 맨시티전 5연승을 질주했다. 토트넘도 맨시티 원정에서 고전한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맨시티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개장 이후로 5경기에서 5패. 7실점을 내주는 동안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맨시티는 귀신같이 또 득점에 실패했고, EPL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은 심지어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과르디올라의 팀이, 특정팀-특정구장을 상대로 이 정도로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전례를 찾기 힘든 장면이다.
 
토트넘은 왜 유독 맨시티에 강할까. 과르디올라 감독의 평가에서 해답이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토트넘전 패배 이후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토트넘과의 대결에서 항상 발생하는 문제가 오늘도 되풀이됐다. 상대가 압박할 때 우리는 실수를 범했다"고 평가하며 "토트넘은 케인과 손흥민, 쿨루셉스키 등 전방에 환상적인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가 골을 넣지 못하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일이지만, 이날은 볼을 잃었고, 승점 3점도 잃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는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하는 점유율 축구를 추구한다. 토트넘은 맨시티를 만날 때 점유보다는 수비를 두텁게 세우고 압박과 역습을 통하여 한 방을 노리는 전략으로 맞선다. 맨시티가 수비 지역에서 실수를 하거나 높아진 라인의 뒷공간을 내주며 일격을 당하는게 토트넘전 패배의 주요 공식이다.
 
빠른 스피드와 침투가 강점인 손흥민이 맨시티전에서 통산 7골 3도움으로 가한 면모를 보인 것과 이와 관련되어있다. 이날도 토트넘은 전반에 볼 점유율 33대 67, 패스 횟수도 159대 335로 크게 밀렸으나 효율적인 역습으로 맨시티를 무너뜨렸다.
 
리그 2연승 및 FA컵 포함 공식전 3연승을 달린 토트넘은 12승3무7패(승점 39)를 기록하며 1경기 덜 치른 4위 뉴캐슬 유나이티드(승점 40)를 1점 차이로 추격하며 2시즌 연속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향한 희망을 이어갔다. 반면 맨시티는 선두 아스널(승점 50)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승점 45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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