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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시리아 강진 사흘째 "사망자 10만 명 넘을 수도"

전문가들 "생존 확률 떨어져"... 사망자 시시각각 늘어나

등록 2023.02.09 09:10수정 2023.02.0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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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8일 튀르키예 남동부 하타이에서 여성들이 건물 잔해 옆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 AFP=연합뉴스

 
규모 7.8과 7.5의 연쇄 대지진이 강타한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에서 사망자가 1만1000명을 넘어섰다.

지진 발생 사흘째를 맞이한 가운데 사망자가 앞으로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8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길 확률이 14%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진 발생 직후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사망자가 1만∼10만 명일 확률이 20%, 1천∼1만 명은 47%, 10만 명을 넘길 가능성은 0%로 전혀 없다고 예측했으나 사흘 만에 더 비관적으로 바뀐 것이다.

영하 6도까지 떨어진 강추위... 구조대원 "희망이 없다"

USGS는 "피해 지역 주민 상당수가 지진에 취약한 구조물에 거주하고 있다"라며 "이번 지진이 산사태와 같은 2차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재난 전문가 스티븐 고드비 영국 노팅엄트렌트대학 교수는 "처음 72시간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24시간 이내 생존율이 74%, 72시간 이후에는 22%, 닷새가 되면 6%로 떨어진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1년 일본에서 지진과 쓰나미로 2만 명이 사망했고, 2015년 네팔에서 규모 7.8의 지진으로 8800명이 사망한 사례를 거론했다. 

비상 계획 전문가인 데이비드 알렉산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교수도 "통계적으로 (지진 발생 사흘째인) 오늘은 생존자를 찾는 작업을 중단하는 날"이라며 "그렇다고 수색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청난 양의 건물 잔해 때문에 당분간 최종 사망자 수를 파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튀르키예 동부 도시 말라티아의 한 구조대원은 "기온이 영하 6도까지 내려가면서 실종자 일부는 얼어 죽은 것 같다"라며 "오늘은 아무도 잔해 속에서 살아나오지 못했고, 이곳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라고 좌절했다.

지진세 걷어서 뭐했나... 튀르키예 국민들 '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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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8일에 튀르키예 아디야만 주 베스니 지역에서 구조대원들이 파괴된 건물 잔해 중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다. ⓒ 신화=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튀르키예에서는 구조 작업이 더디고, 정부의 사전 대비가 부실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튀르키예 정부가 걷고 있는 '지진세'(earthquake tax)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

영국 BBC방송은 튀르키예가 1999년부터 걷은 지진세가 총 880억 리라(약 5조9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며 "이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 공개된 바 없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부를 비판하는 여론이 확산하자 튀르키예 경찰은 가짜 뉴스를 단속하겠다며 이런 게시물을 올린 20여 명을 구금하거나 체포했다. 

오는 5월 대선을 앞두고 여론 동향에 민감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피해 현장을 둘러본 뒤 기자들에게 "이렇게 큰 재난에 대비하기란 불가능하다"라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적 단합"이라고 강조했다.

10년 넘게 이어지는 내전으로 사실상 무정부 상태인 시리아는 튀르키예보다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서방의 제재를 받는 있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은 이날 유럽연합(EU)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EU는 우선 350만 유로(약 47억 원) 규모의 원조를 보내기로 하고, 회원국들에도 별도의 지원을 권고했다. 

다만 야네스 레나르치치 EU 인도적 지원·위기관리 집행위원은 "알 아사드 정권이 지원 자금과 물품을 전용하지 못하도록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튀르키예 #시리아 #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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