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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윤 대통령, 보수 유튜브 세계관에서 벗어나야"

[이슈 인터뷰②] 윤핵관과 대통령 직격 "보수의 싼티나는 협잡꾼 정리하고 싶다"

등록 2023.02.13 06:56수정 2023.02.1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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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 이희훈


[인터뷰①]이준석 "윤 대통령이 김기현 선택한 건 선거 몰라서" 에서 이어집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보수의 싼티나는 협잡꾼을 정리하고 싶다." 

'반윤(반윤석열)의 우두머리'라는 꼬리표를 달고 국민의힘 3.8전당대회 컷오프에서 승리를 거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성접대 의혹을 빌미삼아 자신을 '팽'시킨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을 향한 분노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이준석이라는 사람과 뜻을 같이 한 당원이 얼마나 볼품없는지 알게 해주겠다면서 호언장담하던 사람들, 그게 그 사람들의 수준"이라며 "한 줌이라고 했던 당원들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좀 느껴보고 본인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깨달으면 좋겠다"고 윤핵관을 겨냥했다. 

그는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지난 대통령 선거와 6.1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공을 인정하지 않은 윤 대통령을 두고 "보수 유튜브 세계관을 받아들이고 있어 안타깝다"며 "그걸 못 벗어나면 영영 답이 없다"고 직격했다. 

<거부할 수 없는 미래>라는 책 출간을 앞두고 있는 그는 "책엔 윤석열 세 글자가 안 나온다. 이 정부를 분석하고 조언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면서 "이 정부는 예측 가능성이 없고, 내가 조언하면 어차피 듣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못 이긴 척 윤 대통령 지지율 제고를 위한 비책을 내놓기도 했다. 아버지에게 아침마다 문안 인사를 했던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을 모방하라는 것. 그는 "하면 무조건 도움 된다"면서도 "이준석이 하라고 해서 안 한다면, 저는 앞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해야 하는 것만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얘기하고 다닐 거다. 그럼 이 정부는 참 볼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부정선거론'엔 맹공을 퍼붓기도 했다. 컷오프를 통과한 당대표 후보엔 대표적인 부정선거론자인 황교안 후보가 포함돼 있다. 이 전 대표는 "부정선거론은 국민의힘에서 가장 몰아내야 할 음모론이자 분열의 씨앗"이라면서 "음모론을 믿는 분들은 부정 선거 얘기하다가 '또라이' 취급을 받아봐야 한다. 충격 요법을 쓸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주장하는 '김건희 특검'에 대해선 "이재명 대표가 궁지에 몰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꺼내든다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도 "김건희 여사가 떳떳하다고 주장하면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굉장한 리스크일 수 있다"며 양쪽 모두에게 정치적 불안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석열 정부 분석하는 건 의미 없어"
 

'개혁보수' 이준석이 생각하는 보수란? 국민의힘 전당대회 뛰어든 이준석계 후보들이 모두 컷오프에서 살아남았다. <오마이뉴스>가 개혁보수를 앞세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이희훈

 
- 이준석이 그리는 구체적인 보수의 그림은 무엇인가.

"적어도 정치가 멋있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보수의 싼티나는 협잡꾼들을 좀 정리하고 싶다. 제가 지라시 만들어서 사람 매장하고, 사람 몇 명 불러서 집단 린치하는 거, 진짜 잘했을 거다. 근데 그런 정치 문화로는 생산적인 정치를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보수에서 그런 비겁함과 몰염치함을 좀 덜어내고 싶다. 

이번에 보시라. 컷오프 막판에 방송 나와서 이준석이라는 사람과 뜻을 같이 한 당원이 얼마나 볼품없는지 알게 해주겠다면서 호언장담하던 사람들, 그게 그 사람들의 수준이다. 이번엔 부끄러운 줄 알았으면 좋겠다. 한 줌이라고 했던 당원들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좀 느껴보고 본인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깨달으면 좋겠다."

- 싼티나는 협잡꾼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인 사례가 있나. 

"그 사람들이 예전에 익명으로 저를 향해 연판장을 돌렸다. 초선 34명이 연판장을 썼다고 해서 이름 한 번 보자고 그랬더니 이름은 비공개로 하더라. 살다 살다 이런 사람들을 처음 봤는데, 국민들 앞에서 대포차 정치하는 것 아닌가. 대포차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범죄 의도가 있는 사람들이지 않나. 만약 자기들이 좋은 일 한다고 생각했으면 무조건 자기 이름을 내고 싶어 하지 않겠나. 그 사람들은 다 그런 식으로 대포차 몰고 사람들 치러 다니는 거다.

사람들이 저한테 왜 이렇게 말을 세게 하고 다른 사람을 공격하느냐고 한다. 저는 인생의 철칙으로 익명 인터뷰는 안 한다. 저는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저만 실명으로 해서 그렇다. 다른 사람들은 다 익명으로 연판장 돌리고, 핵심 관계자 이런 식으로 비열하게 사람 때리는 걸 체득했다. 떳떳하지 못한 행동이면 익명 인터뷰한다. 딱 그 지점이다. 이준석의 싸가지 담론이 나오는 건, 이준석만 실명으로 얘기하니까 그런 거다."

- '거부할 수 없는 미래' 책이 곧 나온다. 당대표 시절 비사가 담긴 건가.

"그런 건 일부러 적게 넣었다. 한두 개 정도는 있는데, 분석할 가치가 없는 보수의 가장 추악한 모습이다. 제 뒤통수치는 과정에서 그들이 했던 건 나중에 심심하면 방송에서 하나씩 얘기할 거다. 그걸 책에 남기기엔 종이가 아까울 정도로 의미가 없고 가치 없는 내용이라 거의 안 담았다. 책엔 윤석열 세 글자도 안 나온다. 왜냐하면 이 정부를 분석하고 조언하는 게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예측 가능성이 없고, 조언은, 내가 하면 어차피 안 들을 테니까.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미래의 제도 같은 걸 많이 다뤘다."

- 당대표 시절 뒤통수를 친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한다면. 

"이건 어디 가서 말한 적도 없는데, 일례로, 지난해 1월에 의원총회에서 발언한 뒤에 과거 김무성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선거 때처럼 내가 당사에서 야전 침대를 놓고 숙식 해결하면서 선거 지휘하겠다고 했지만, 한 달이 되도록 자리를 안 마련해주더라. 제가 뭐라고 하니까 당사 옆 건물에 마련해주겠다고 했다. 아니, 당대표가 당사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뭔가. 이제와서 말할 수 있지만, 윤핵관이나 윤 대통령 후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이준석이 대선에서 공을 세우는 것을 막기 위해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다." 

"윤 대통령과 독대하면 어떤 조언? 알아서 잘해보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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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 이희훈

 
-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아쉬운 점은 없나. 

"한나라당 시절부터 선거를 이기든 지든 항상 선거가 끝나면 백서를 만들었다. 이번엔 대선과 지방선거 백서가 없다. 두 번의 큰 선거를 연달아 이겼으면 어떤 이유로 표를 얻고, 어떤 이유로 표를 까먹었는지 분석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 사람이 그 전략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근데 안 한다. 예전 여론조사를 보면, 선거 최대 기여자는 이준석 30%대, 윤석열 20%대, 윤핵관 4~5% 나온다. 문재인, 이재명도 순위에 있다. 어떤 선거였는지 대충 국민들은 감을 잡은 거다. 지금은 이준석 때문에 이긴 게 아니고, 안철수랑 단일화 때문도 아니라고 한다. 그럼 뭔가. 윤핵관이 정말 잘했다고 인식하고 있는 거 아닌가. 윤 대통령의 그러한 잘못된 인식 때문에, 잘못된 판단들이 나오고 있는 거다."

- 윤 대통령이 '잘못된 인식'을 가지는 이유가 뭐라고 보나.

"대통령이 무엇에 두려움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 두려움이 국정 초반을 혼돈에 빠트린 것 같다. 일부 어르신들이 보는 유튜브에선 이준석 때문에 크게 이길 걸 작게 이겼다고 하는데, 대통령이 그 세계관을 믿고 있는 것 같다. 안타깝다. 대통령이 그 세계관을 빨리 벗어나야 한다. 그거 못 벗어나면 영영 답이 없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보편적으로 하는 인식이랑 너무 다르니까 그렇다."

- 윤 대통령이 '보수 유튜브 세계관'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는 근거는 뭔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포공항 이슈로, 이재명 후보를 난도질해놨는데, 대통령은 나를 '내부 총질하는 당대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거 아닌가. 왜 민주당 공격 안 하느냐는 건 어르신들이 보는 유튜브에서만 하는 얘기다. 대통령이 그 세계관에서 못 벗어나면 이상한 정무적 판단을 하는거다. 대통령이 만약에 네이버 뉴스에 들어가서 모든 뉴스를 공정하게 다 보고 계신다면 '내부 총질하는 당대표'라는 말을 쓸 수가 없다. 그 말을 쓰는 곳은 어르신들이 보는 유튜브밖에 없다."
 

윤석열 대통령 향한 이준석의 조언 "알아서 하슈" 국민의힘 전당대회 뛰어든 이준석계 후보들이 모두 컷오프에서 살아남았다. <오마이뉴스>가 개혁보수를 앞세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이희훈

 
- 윤 대통령과 독대한다면 어떤 조언을 할 생각인가. 

"알아서 잘해보쇼."

- 그 조언이 이행된다고 가정하고... 전달할 비책은 없나. 

"제가 최근에 모 인사에게 팁을 줬다. 김영삼 대통령 이후로 아버지가 살아계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제가 초등학생일 때였는데도 기억난다. YS 대통령이 아버지에게 아침마다 전화하고, 명절 때마다 가서 인사하고 그런 사진을 낸 건 대통령 지지율 제고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됐다. YS가 아침마다 조깅하며 건강을 챙기는 사람이라는 것과 아버지한테 매일 아침 연락드리는 효자라는 점은 그 당시를 살았던 국민들은 다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그 작전을 써보라고 했다. 윤기준 교수님이 또 존경받는 분이기 때문에 그런 걸 부각시켜서 나쁠 게 없으니 기술적으로라도 보완을 하라고."

- 근데 이행이 안 된 건가?

"이제 보시죠. 하는지 안 하는지. 하면 무조건 도움된다. 근데 이준석이 하라고 해서 안 한다면 청개구리 기질이 있는 거다. 그럼 저는 이제 앞으로 해야 하는 일만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얘기하고 다닐 거다. 그럼 이 정부 볼만 할 거다. 제가 했으면 좋겠다고 하면 다 안 할 거 아닌가."

- 대통령 책사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가, 대통령께서 국민의힘 입당 전부터 정계 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었단 취지로 말했다.

"이제 거의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느낌이다. 이 사람들이 뭘 목적으로 당을 취급했던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부정선거 믿는 분들, '또라이' 취급받아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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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 이희훈

 
- 천하람 후보가 황교안 후보에게 부정선거 관련 토론을 제안했다. 

"지난 전당대회 땐 탄핵의 강을 넘는 게 중요했다. 그래서 제가 대구에 가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정당했다는 얘기를 했고 화제가 됐다. 지금 국민의힘에서 가장 몰아내야 할 음모론이나 분열의 씨앗은 부정선거론이다. 구조적으로 음모론자들 때문에 사전투표를 안 하려는 경향성이 생겼고, 보수 진영의 투표율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이 사람들이 보수를 망가뜨리고 있다. 이걸 근절해내지 않으면 총선 때도 어렵다.

지금 단계까지 부정선거를 믿고 계신 분들은, 그냥 달 착륙을 안 믿는 정도의 수준이다.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은 어차피 대화가 안 된다. 그분들은 충격으로 깨달을 수밖에 없다. 어디 고깃집에 가서 부정 선거 얘기하다가 또라이 취급을 받아봐야 한다. 충격 요법을 쓸 때가 됐다."
 

'김건희 특검' 이준석의 생각은? ⓒ 이희훈

 
- 민주당에서 주장하는 '김건희 특검'은 어떻게 보나?

"어차피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거라고 본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가 떳떳하다고 주장한다면, 거부권 행사는 굉장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 특검 자체는 민주당이 의도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저는 민주당이 실기했다고 생각한다. 특검을 주장할 거라면 일찍 했어야 한다. 이재명 대표가 다소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그걸 타파하기 위해 꺼내 드는 거라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검 요구로 인해 이 대표에 대한 강제 구인 절차를 더 빨리 가져갈 수도 있고,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도 있다. 민주당도 고민이 많을 거라고 본다. 양쪽 모두에게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준석 #윤석열 #윤핵관 #부정선거 #김건희 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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