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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생존자 도울 시간"... 튀르키예 지진 구조작업 속속 종료

'기적의 구조' 계속되지만... 피해지역 대부분 생존자 수색 종료

등록 2023.02.15 09:06수정 2023.02.1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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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타이 로이터=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에서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구조하고 있다. ⓒ 연합뉴스

  튀르키예·시리아 강진 발생 9일째를 맞아 기적 같은 구조 소식이 계속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슈에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갇혀 205시간을 버틴 35세 여성이 구조됐다. 또한 같은 지역에서 두 형제가 198시간 만에 건물 잔해 밖으로 나왔다. 

하타이에서는 잔해 속에서 204시간을 지낸 남녀가 구조됐고, 안타키아에서는 한 여성이 200시간 만에 구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현재까지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사망자 수는 4만 명에 육박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에서만 사망자가 3만5418명, 부상자가 10만5505명으로 집계됐다면서 "마지막 한 명이 구조될 때까지 수색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지진은 원자폭탄 수백 개의 위력과 맞먹는 세기의 재난"이라며 "이런 재난 앞에서는 어떤 국가도 우리와 같은 문제에 직면했을 것"이라고 정부의 부실 대응 비판을 반박했다. 

지진 발생 9일째... 전문가 "생존 확률 0%에 가까워"

그러나 생존자 발견 및 구조 사례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구조 작업이 잇따라 종료되고 있다.


AP통신은 카흐라만마라슈, 하타이, 아디야만 등 3개 주에서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푸아트 옥타이 튀르키예 부통령의 발언을 토대로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 10개 주 가운데 7개 주에서는 구조 작업을 종료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리아 서북부 반군 점령 지역에서 활동하는 민간 구조대 '하얀 헬멧'도 "최종 점검을 하고 있다"라며 조만간 생존자 구조 활동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재난 전문가인 에두아르도 레이노소 앙굴로 멕시코국립자치대 공학연구소 교수는 "건물 잔해에 갇힌 사람의 생존 가능성은 5일 후 매우 낮아지고, 예외가 있기도 하지만 9일이 지나면 0%에 가깝다"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알렉산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교수도 "(피해 지역의) 건물들이 너무 부실하게 지어져 아주 작은 조각으로 무너졌기 때문에 사람들이 생존할 수 있는 공간의 거의 없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겨울 날씨로 인해 생존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라며 "추워서 몸을 떨게 되면 그만큼 열량이 많이 소모되기 때문에 음식을 먹지 못할 경우 더 빨리 죽음에 이르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유엔은 "지진에서 살아남은 사람들도 열악한 쉼터, 추위와 배고픔 등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며 "이제는 매몰자 구조보다 생존자 구호의 시간"이라고 밝혔다.

시리아 지진 피해 지역을 방문 중인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은 "지금부터는 생존자들을 위한 쉼터, 음식, 심리적 돌봄, 학교 교육 등을 신속하게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유엔-시리아, 구호품 전달 통로 추가 개방키로 

한편, 정부군과 반군의 다툼으로 국제사회의 구호품 전달이 지연되고 있던 시리아에도 더 많은 길이 열렸다.

유엔과 시리아 정부는 이날 시리아 서북부 반군 점령 지역으로 구호품을 전달할 통로 두 곳을 3개월간 열기로 합의했다. 지금까지는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잇는 '바브 알하와' 육로를 통해서만 구호품을 전달해왔다.

그러나 하얀 헬멧은 "유엔의 조치는 충격적"이라며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공짜로 정치적 이득을 안겨준 것"이라고 반발했다.

라에드 알살레 하얀 헬멧 대표는 CNN 방송에 기고문을 보내 "유엔이 수백만 명의 시리아인에게 폭격을 가하고, 가스를 살포하고, 굶주리게 하고, 감옥에 보낸 알아사드 정권과 합의했다는 것을 용서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알아사드 정권이 모든 시리아인의 고통을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해결하는 데 신뢰할 만한 파트너가 아니라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튀르키예 #시리아 #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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