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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서울 경기 '흥행 광풍'... 수천명이 표 못 구했다

GS-흥국 장충 경기 '전부 광속 매진'... 서울시민, 김연경 직관 마감

23.02.25 12:40최종업데이트23.02.25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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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선수 ⓒ 한국배구연맹

 
서울 시민들에게 올 시즌 '김연경 경기 직관'은 하늘의 별 따기인 채로 티켓 예매가 모두 마감됐다.

여자배구 GS칼텍스 홈구장인 서울 장충체육관은 올 시즌 티켓 판매 좌석수가 3200석이다. 그런데 '배구 황제' 김연경(35)의 경기를 보기 위해 티켓 예매를 시도했다가 초고속 매진이 되면서 대기만 하다 끝나버린 팬들이 무려 5000명이 넘는 사태가 발생했다.

김연경 소속팀인 흥국생명은 올 시즌 장충체육관에서 총 3번의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이미 2경기는 종료됐고, 마지막 1경기가 오는 26일 열린다.

앞선 2경기는 티켓 예매가 시작된 직후 1분 만에 초고속 매진이 됐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10일 GS칼텍스-흥국생명 경기는 만원 관중을 초과한 3325명이 입장했다. 이날 GS칼텍스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3200석이 예매 오픈과 동시에 매진됐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2번째 GS칼텍스-흥국생명 경기도 모든 상황이 똑같았다. 이날 경기도 3312명의 '만원 초과 관중'이 들어찼다.

그리고 흥국생명의 마지막 장충체육관 경기인 26일 GS칼텍스-흥국생명의 티켓 예매는 올 시즌 최고의 열기를 뿜어냈다. 이 경기의 온라인 티켓 예매는 지난 21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됐다. 그런데 티켓 예매창이 오픈되자 팬들이 대거 몰리면서 순식간에 매진됐다.

실제로 기자가 예매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이날 오후 3시 10분경에 예매창 접속을 시도했다. 그런데 '현재 대기순번 4966번째'라는 안내 문구가 떴다. 시간상으로 이미 경기장 총 좌석수인 3200석은 매진된 상태였다. 그런데도 티켓을 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팬들이 5000명에 달했다.

그 시각 여자배구 팬 사이트 등에서는 "내가 접속할 때는 대기 순번이 7000번대였다", "장충체육관의 주말 흥국생명 경기는 관중 1만 명도 가능하겠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사실 3경기의 관중 모두 동일인이 상당수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아이돌 슈퍼스타 콘서트의 티켓팅처럼 순발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면, 예매에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서울 시민 중 아직도 김연경 경기를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이 너무 많다는 점이 증명된 셈이다.

김연경 신드롬, 후반기 더 폭발... 여자배구 '역대 최고 흥행' 
 

?26일 GS칼텍스-흥국생명 경기의 티켓 예매창 (2023.2.21) ⓒ 인터파크 캡처

 
이는 비단 서울뿐만이 아니다. 올 시즌 흥국생명 경기는 평일과 주말,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매진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종료된 5라운드까지 여자배구 전체 경기에서 '티켓 예매가 매진된' 사례는 무려 16번이나 발생했다. 그중에서 단 1경기만 빼고, 15번이 흥국생명 경기였다.

그만큼 김연경은 V리그 흥행에 '절대적 존재감'을 입증했다. 덕분에 올 시즌 여자배구는 역대급 흥행 기록을 쓰고 있다. V리그 여자배구 사상 최초로 30만 관중 돌파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인 2019-2020시즌보다 평균 관중이 오히려 증가했다.

관중 증가 추세도 후반기로 갈수록 폭증하고 있다. 올 시즌 여자배구의 라운드별 평균 관중을 살펴보면, 1라운드 2490명, 2라운드 2387명, 3라운드 2228명, 4라운드 2522명, 5라운드 2601명을 각각 기록했다.

여자배구 경기의 케이블TV 평균 시청률도 5라운드는 지난 시즌 5라운드보다 훨씬 높은 1.3% 중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 흥행 메이커 '아본단자'... 세계적 명장 실력에 '팬 열광'
 

아본단자 감독, 흥국생명 경기 지휘 모습 ⓒ 한국배구연맹

 
그런 와중에 김연경 경기 직관 열기를 더욱 불타오르게 만든 '대형 사건'이 발생했다. 세계적 명장인 아본단자(53) 감독이 지난 23일 흥국생명-한국도로공사 경기부터 흥국생명 팀을 지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국내 팬들 입장에선 매우 흥미로운 볼거리가 추가로 생긴 것이다.

이날 아본단자 감독은 수준 높은 전술과 선수 맞춤형 작전 지시로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이끌어냈다. 그러면서 첫 경기부터 배구 전문가와 팬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지금도 곳곳에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아본단자는 해외 빅리그에서 수많은 우승 경험이 있는 세계적인 명장이다. 특히 김연경의 최전성기 시절에 가장 오랫동안 함께 했고, 화려한 성적까지 만들어냈기 때문에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아본단자 감독과 김연경은 2013-2014시즌부터 2016-2017시즌까지 4시즌 동안 세계 최고 여자배구 리그인 터키 리그의 페네르바체 팀에서 터키 리그와 터키 컵을 모두 제패하는 2관왕을 2번이나 달성했다. 또한 4시즌 모두 터키 리그 우승 또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3-2014시즌에는 유럽컵(CEV컵) 우승도 달성했다. 올 시즌에도 흥국생명으로 오기 직전까지 터키 리그 4위 팀인 터키항공(THY) 감독으로 맹활약했다.

그런데다 아본단자 감독의 스타일도 매우 열정적이고 다양한 제스처로 스타성이 풍부하다. 실제로 아본단자 감독의 V리그 데뷔 경기였던 2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은 평일임에도 5012명의 구름 관중이 몰렸다. 팬들은 아본단자 감독이 소개될 때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동작 하나하나에 열광하고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감독 응원 피켓도 많았다.

벌써 'MVP 3번', 역대 최고 활약... "은퇴 얘기는 그만"

아쉬운 대목은 흥국생명의 올 시즌 정규리그 남은 경기가 6경기뿐이라는 점이다. 포스트시즌까지 포함해도 10경기 안팎이다. 때문에 김연경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할 경우, V리그 흥행은 물론 팬들에게도 상당한 충격파가 예상된다.

김연경의 기량이 여전히 세계 최정상급 완성형 선수라는 것도 아본단자 감독을 비롯해 배구 전문가들의 일치된 평가다. 또한 그 점을 올 시즌 V리그에서 김연경 본인이 직접 증명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4일 'V리그 5라운드 MVP'로 여자배구는 김연경, 남자배구는 허수봉이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놀라운 점은 김연경이 올 시즌 V리그에서 벌써 3번째 라운드 MVP를 수상했다는 점이다. 김연경은 앞서 1라운드, 3라운드에도 MVP로 선정됐었다. 김연경이 현재 외국인 선수까지 포함해 V리그 역대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걸 공인받은 셈이다.

그런 김연경이 있기에 흥국생명은 그야말로 '영화 같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즌 중간에 권순찬 감독 전격 경질과 구단 고위층의 선수 기용 오더(지령) 논란 등 V리그 역사상 최악의 사태를 겪으면서 휘청댔지만, 김연경의 뛰어난 기량과 리더십으로 정규리그 막판에 절대강자였던 현대건설을 제치고 1위를 탈환하는 드라마를 쓰고 있다.

이를 두고 SBS Sports <주간배구>는 지난 20일 방송에서 '김연경의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시즌'이라는 타이틀의 특별 영상을 제작해 방영하기도 했다. 이날 이정철 여자배구 해설위원은 "많은 팬들이 아직은 김연경 선수가 코트에 있는 걸 더 바라고 있다. 저도 같은 생각이다"고 촌평했다.

김연경은 지난 23일 경기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내 은퇴 얘기가 너무 많이 나왔다. 이제 더이상 안 했으면 좋겠다"며 "지금은 새 감독님과 함께 우승으로 시즌을 마치는데 집중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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