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영 법무법인 시민 변호사
김선영 제공
- 이번 사건은 베트남인인 응우옌 티탄 씨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낸 국가배상 청구로 시작된 거잖아요. 처음 이 사건을 접했을 땐 어땠나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하기 전에 시민 평화 법정이 진행됐고 당시 다른 여러 변호사님이 현장도 방문하고 자료 조사도 해서 자료들이 있었어요. 그리고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증거가 미군 감찰 보고서인데요. 조금 멀기는 했지만, 미군이 이 사건을 지켜보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한국군이 마을에서 철수하고 난 이후 바로 들어가서 구조 작업을 했는데 그때 미군 병사가 찍은 사진, 그리고 미군들의 진술, 함께 지켜봤던 남베트남 민병대의 진술 이런 것들이 다 감찰 보고서에 남아 있었어요. 민간인 학살이 있었을 수도 있다라는 얘기는 사실 그전에도 나왔잖아요. 그런데 사진과 함께 보니까 굉장히 충격적이었어요. 그래서 저도 감정적으로 크게 동요했던 기억이 나요."
- 이번 판결에 대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17일 국회 국방위에 출석해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대한 법원 판결에 대해 동의 못 한다고 했는데.
"우선 이 사건은 원고와 대한민국 사이의 소송이고 대한민국의 소송 수행 주체는 아마 대한민국 내에서도 국방부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건 국방부 장관으로서 한 이야기이신 것 같아요."
- 한기호 국회 국방위원장은 베트남 전쟁 참전 용사의 명예가 훼손될 수 있다며 국방부에 항소를 촉구하는 별도의 입장을 발표했어요.
"제가 기사를 찾아서 봤더니 국방위원장님께서 '국군에 의한 학살은 없었고 그래서 국방부를 비롯한 당국이 명확한 진실 규명을 통해서 베트남전 참전 용사들의 명예를 폄훼하려는 시도를 단호히 배제해 달라'라고 요청했다고 하시는데 이거는 맞죠.
베트남 전쟁이 1960년부터 1975년까지 계속됐거든요. 그리고 한국은 1964년부터 1973년까지 파병했고 아마 파병된 국군이 30만 명이 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 기간 동안 그 많은 인원이 참여했는데 모든 사람이 한 개별 사건들과 행위들을 다 알 수가 없잖아요. 결국은 국방위원장님이 하신 말씀은 사실관계를 보고 하는 말씀이 아니고 본인의 희망을 말씀하신 것 같은 느낌이에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어쨌든 국방위원장님이 하신 얘기는 진상 규명을 하자는 거잖아요. 저도 접근하는 관점은 다르지만 그 부분에 대해선 동의합니다.
사실 민간인 학살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우린 실제로 정확히 몰랐잖아요. 그런데 적어도 이 사건에 대해서는 법원이 국군이 업무 수행 중에 민간인을 학살한 걸 명확히 인정한 거거든요. 그러니 우리 대한민국이 미리 결론을 내리지 말고 우선 조사하고 그 다음에 결론 내리자는 겁니다."
- 그럼, 지금까지 진상규명이 없었나요?
"없었어요. 없었던 이유가 다양한데 우선 베트남전 종전 이후 국교가 단절이 된 시기가 되게 길었어요. 그리고 국교가 정상화된 이후에도, 베트남도 남베트남과 북베트남이 있었는데 북베트남이 전쟁에서 승리했잖아요. 이 사건은 대부분 남베트남에서 일어난 사건들이에요. 그래서 사실상 국가 간에 이와 관련된 특별히 이야기가 오고 간 적이 없어요. 사실은 이게 특별히 누구도 크게 문제 삼지 않아서 진상 규명이 없었던 거죠."
- 이게 50년이 지났잖아요. 진상규명이 가능할까요?
"그 당시에 참전했던 분들이라든가 거기 피해 생존자 중에도 사망하신 분들이 많긴 할 거예요. 그래서 진상 규명에 한계가 많이 있을 거예요. 또 전쟁 중에 발생한 사건이라서 증거도 많이 남아 있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해요."
-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개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대한민국과 베트남 정부가 함께 조사해야 하겠죠. 이건 국군의 공무 수행 중에 발생한 사건이니, 대한민국에서 나서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2심과 3심은 어떻게 전망하세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사실은 1심도 열심히 했지 전망한 건 없었다고 했잖아요. 증거가 명확한 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법리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서 전망할 만한 게 없었어요. 2심, 3심도 역시 최선을 다 할 뿐입니다. (2심, 3심 때도)이렇게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바람입니다."
- 앞에서 얘기했는데 우리나라도 강제동원이나 '위안부' 문제로 일본에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잖아요. 오버랩 되기도 하던데.
"강제징용 사건이나 일본군 '위안부' 사건 같은 것들도 반인륜적 범죄잖아요.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 사건도 있고요. 그래서 (우리나라에는) 이게 법리적으로 정비가 어느 정도 돼 있고 그런 점이 이 사건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해요. 일본과 우리나라의 입장의 차이는 있었어요. 일본은 행정부도 부인하고 사법부도 모두 원고 패소 판결을 했지만, 우리는 적어도 1심이지만 법원에서 인용해줬거든요. 한국 같은 경우는 피해국이었던 적도 있지만 가해국이었던 적도 있죠. 이 사건과 비교하자면 모두 가해국으로서 동일한 입장이었지만 서로 다른 결론을 내렸다는 거죠. 그런 점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주세요.
"결론을 미리 내리고 사실관계를 바라보지 마시고 사실관계를 다 보시고 그걸로 결론을 내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사건은 누구에게든 어느 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잖아요. 피해자가 누구고 가해자가 누구고 이런 시각으로 바라보지 마시고 다시는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선례를 남겨야 된다는 점을 생각하며 이 사건을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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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관련 판결, 일본과 달라 의미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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